1, 제목: 웅석봉
2, 언제: 2,023. 9. 28.(목, 흐림)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내리저수지- 왕재- 웅석봉- 어천삼거리- 내리저수지(약 8.4km)
5, 소요시간: 6시간 13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40.- 내리저수지
08: 03.- 선녀탕
09: 43.- 왕재(~ 09: 49.)
11: 07.- 웅석봉(~ 11: 13.)
11: 59.- 어천 삼거리
13: 29.- 임도
13: 53._ 내리저수지
7, 산행소묘
지난 주 일출봉 산행이 모처럼 높은 곳이고, 거리도 길고 시간도 많이 걸려 사흘간 장딴지가 뭉쳐 뻐근했습니다.
닷새 지나니 대충 山後調理(산후조리)가 끝난 것 같아 슬슬 시동을 걸어봅니다.
예전에는 천왕봉 산행 외에는 다리가 뭉치지 않았는데.....
07: 40. 내리저수지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왕재를 바라고.
가운데 잘록한 곳이 왕재입니다.
여기에서 보기에는 밋밋해 보이지만 급경사라 결코 만만히 볼 것이 아닙니다.
며느리밑씻개
꽃은 분홍색으로 아름다운데 줄기, 잎자루, 꽃대에도 가시와 잔털이 있습니다.
이 걸 며느리보고 밑을 닦으라니 시어머니의 며느리 미움이 대단합니다.
자기 대를 잇는 손자를 낳아 키워주는 며느리인데 왜 그리 미워했을까?
매일 업어줘도 모자랄 판인데.
거의 수직으로 내리꽂는 곰골 상부는 구름에 쌓였습니다.
고들빼기 종류인데.....
두메고들빼기?
참나무과는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등이 있습니다.
위는 떡갈나무 열매
선녀탕에서 임도를 버리고 본격적인 등로로 올라갑니다.
산박하
왕재골은 와폭, 직폭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수량이 많을 때는 장관이 연출됩니다.
위험 구간은 이렇게 줄을 매어놓았습니다.
도토리 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목교를 좌로 한 번 건너고,
흙길보다 돌길이 더 많습니다.
동부능선의 왕등재와 함께 이 왕재길도 왕이 오른 재라고 붙은 이름입니다.
왕산, 구형왕과 관련된 전설이 서린 이름이지요.
한데 이 가파른 산길을 왕이 걸어 오르지는 아니했을 터이고
하인들이 가마를 메고 올랐든지, 말을 타고 견마잡히고 올랐을 겁니다.
노각나무
상당히 큰 나무인데 다 잡지 못했습니다.
숯가마터가 여러 개 보입니다.
갈색 추억
세들어 사는 밀도가 조밀합니다.
능선이 가까워지니 등고선은 촘촘해지고 직선으로 오르기 어려우니,
길은 술 취한 넘 걸음 모양으로 갈 之라로 비틀거리며 오릅니다.
버섯도 나이 묵으모 흰수염이 납니까?
09: 43. 드디어 왕재에 올랐습니다.
출발지에서 고도를 700이나 올린다고 힘깨나 듭니다.
두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얼마전만 해도 1시간 40분 내외에 올랐는데.
그런데 우떤 잉간이 고도 표시를 택도 없이 했네요.
845 정도입니다.
숨 좀 돌리고,
10: 49 다시 진행합니다.
하늘은 구름이 무겁게 내리 누르는데,
내리저수지가 저 밑에 보이고 왼쪽으로 산청읍내가 구름 사이로 햇볕을 받아 빛납니다.
대전-통영 고속국도가 경호강을 따라 생초로 올라갑니다.
능선을 걸으니 바람이 살랑거려 초가을 颯爽한(삽상하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상쾌하다) 기운이 몸으로 느껴집니다.
나중에 내려갈 웅석봉북능이 가운데에 사선으로 내리쏟고,
십자봉 뒤로 둔철산이 보입니다.
가운데 잘록한 밤머리재, 왼쪽의 도토리봉, 밤머리재 뒤에 왕산.
왼쪽 깃대봉에서 동부능선이 왕등습지까지 이어집니다.
구름이 껴도 조망은 좋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도가 높은 상봉, 중봉, 하봉은 구름 속입니다.
지난 주 고도 1,700 고지의 산구절초가 절정이던데 이제 웅석봉 자락에도 한창입니다.
쌍둥이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분취
쑥부쟁이
11: 07. 웅석봉에 도착했습니다.
경호강이 진양호로 내려갑니다.
山淸, 산도 맑고, 물도 맑고, 지리산 자락 인심도 맑고........
능선에서 앞의 왼쪽 골로 조금 내려서면 취서암이 있었죠?
조망을 잠시 즐기고,
11: 17. 이제 하산길입니다.
투구꽃
죽은 나무 밑둥치에서 새 생명이 자라 나왔습니다.
힘드시지요?
잠시 쉬었다가 가세요~~~~
휘어지고 틀어져도 죽지 않고 꿋꿋하게 니은 자로 자란 소나무가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11: 59. 어천삼거리를 지납니다.
둔철산이 가까워지고 왼쪽 멀리 황매산.
북릉에서 올려다 본 웅석봉도 우람합니다.
저 멀리 천왕봉은 아직도 존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도 집 나온 염소가 야생화 되어가는 모양입니다.
여기보다 훨씬 높은 종석대에도 있던데.
웅석봉에서 내리 쏟은 길이 십자봉 어름에서 조금 유순하다가,
고도 600 정도에서 다시 급경사로 내려갑니다.
출발지에서 고도 1,000을 올렸으니 그만큼 내려야 하니 오름길보다 내림길이 힘든 저로서는
하산이 힘듭니다.
그래서 시간이 점점 더 걸리고.
물 한 바가지 먹고 갑니다.
지난 주 일출봉은 출발지 고도 530에서 1,730까지 1,200을 올렸으니 오늘과 고도 차는 어금버금인데
단지 거리가 한 5km 짧습니다.
13: 29. 임도로 내려섰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자주꿩의다리
물봉선
참취
까실쑥부쟁이
13: 53. 내리저수지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어중간할 때 집에서 가까운 웅석봉이나 가볍게 한 바리 할까 하고 나섰는데
세월이 흐르니 이제 결코 가벼운 코스가 아닌 걸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시간도 한 시간 넘어 더 걸리고 힘들기도 하고.
추석 연휴가 깁니다.
부지런한 산꾼은 명절에도 산에 드시겠지요.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즐거운 仲秋佳節 되시기 바랍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