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식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며 그 사랑을 깨달을때가 오기 마련이죠...
21살...군생활을 시작하던 그 해...군에 보낸 자식이 걱정되고 염려되어 일주일이 멀다 하고
보내신 그 편지를 보며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베풀어 주신 한없는 사랑을...늦게나마 깨달아 조금씩 알아 가려고 하는 것이...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의 보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버지께선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힘든 얘기를 하지 않으십니다...
종갓집의 장손으로 태어나 할머니에겐 든든한 큰아들로써....형제들 사이에서는 정신적 지주인
큰형님으로써....세상사 그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들을 지금까지 혼자서...감당하시고 살아오셨습니다...
그러면서도...저희들에겐 힘든 내색 한번 하시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때면 가슴이...너무 아팠습니다...
한번씩....혼자서 지리산행을 가셨단 아버지 얘기를 어머니를 통해 들을때면...
견디기 힘든 고통들을 가슴속 깊이 묻고 잊어 버리기 위해 산행을 가셨단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한걸음.....한걸음씩....고된 발걸음을 옮기며 그 고통들을 혼자서만 감당 하셨던 것입니다...
오늘은...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산행을 함께 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가려고....그 고통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의 걸음 한걸음....한걸음씩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군복무 시절 감동 받았던 글을 하나 소개하고 글을 맺을까 합니다...
좋은생각 2003년 1월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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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과 함께 임시정부 각료들이 마침내 상해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임시정부 주석직에 있던 김구 선생이 인천을 찾았고,
당시 제가 다니던 인천 내리교회에서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때 김구 선생은 당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내가 인천 형무소에서 수감 생활을 할 때 일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감옥에 갇히던 날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식을 넣어 주셨지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하루, 이틀 날이 지나면서 보니 사식이 들어올 때마다 밥 색깔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하얀 쌀밥이고 또 다음날은 보리밥이더니
한 날은 온갖 곡식이 들어간 잡곡밥이었습니다.
이상하긴 했지만 까닭을 알 리 없는 저는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지요.
한참 뒤에야 그 밥 색깔의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넣어 주시던 사식은
어머니가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구걸한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당신 끼니도 제때 못 채우면서 자식이 굶지는 않을까 염려하셨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정말 한없이 울었지요.
제가 인천에 내려온 것도 그때 어머니께서 못난 자식에게 사식을 들여보내기 위해
꽁꽁 어는 겨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니셨던 그 거리를 걸어 보고 싶어서입니다.”
김구선생은 흐느끼느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셨고,
주위 분들도 모두 울음을 터뜨려 예배당 안은 눈물 바다가 되었지요.
당시 이십 대 청년이었던 저도 참 오래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50여 년이 흘렀지만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라 그냥 묻어 둘 수 없어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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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그 많은 고통을 감당하실려고 힘들게 걸으셨던 아버지의 그 발걸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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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저도 걸어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걸으셨던 지리산의 발걸음들을.....
26 Comments
지리산이라는 거울을 통해 보여준 부자지간의 마음의 대화. 두번 저의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좀처럼 표현하기 힘든 속내를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서로의 따뜻한 가슴을 표현한 두편의 글. 가을의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대를 이은 산꾼이 [지리99]의 밝은 미래를 보여 줍니다. 강동구님~! 항상 웃음과 여유를 곁에 두시고 지금처럼 밝고 건강한 마음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훗날~! 님이 아버님께 쓴 편지. 부메랑이 되어 님의 분신에게 받을 수 있도록 기대 합니다.
아들은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해서..... 일곱살 때 관악산 뒷산에 그것도 야밤에 아들 혼자 약수터에 가서 약수물 받아 오게 했던일... 초등학교 일학년 때 안양 비산동 103번 종점에서 서대문 독립문에 있는 병원까지 아들 혼자 병원에 다니게 했던 일 ...ROTC 서류 넣기 전에 군대 문제 상의 했을때 아들 체력 테스트를 화엄사에서 중산리 까지 무박 종주 시켰던일.... 소위 임관식 때 참석 않했던일들이 ..... 군대 가기 전에 대기업에 취업 했을 때 면전에서 칭찬 못 했던일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가게 만드는 글 입니다 .... 호원 형님 아들 땐시... 우리 아들이 보고 싶어 지는 글 입니다 오늘 밤에는 우리 아들에게 손 전화나 한번 할랍니다 호원이 형님은 밥 안묵어 한 일주일 살겠습니다 좋은 하루를 형님 아들 때문에 즐겁게 엽니다 항상 안산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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