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왕시루봉(작은홍골)

금농 2022. 10. 25. 07:16

1, 제목: 왕시루봉(작은 홍골)

2, 언제: 2,022. 10. 22.(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남산마을- 작은홍골- 섬진강 전망대- 삼거리- 복골- 파도마을(약 10.6km)

5, 소요시간: 7시간 26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03.- 남산교

   08: 41.- 큰 홍골 갈림길

   08: 44.- 작은 홍골(~ 08: 50.)

   10: 11.- 점선 구간 시작

   11: 19.- 사태 지역

   12: 24.- 봉애산능선

   12: 28.- 섬진강 전망대(~ 12: 34.)

   13: 25.- 파도리 삼거리

   13: 55.- 벌목지대

   14: 24.- 임도

   15: 29.- 파도 정류소

7, 산행소묘

 작년에 홍류동계곡에 불이 났다는 천연송님의 산행기를 보고 11월초에 갔었는데,

일주일 만에 단풍이 거의 다 떨어져 많이 실망한 적이 있어 올해는 조금 일찍 보러갑니다.

 

   



화개 탑리 부근에서 본 오늘 가야할 왕시루봉.

오른쪽에 느진목재

 

08: 03. 평도마을 아래의 남산교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임진왜란이 1,592년이니까 마을이 형성된 지 400년이 넘었습니다.

 



남산마을 앞의 동매산 뒤로 목아재와 오른쪽 봉애산

 



황장산 너머로 늦은 아침해가 막 떠오릅니다.

다리 건너 왼쪽에 평도교회의 첨탑이 보입니다.

 



오늘은 왕시루봉 동쪽 남산마을에서 출발하여 남쪽 19번국도 변 파도리로 진행할 겁니다.

 



마을 뒤로 오르니 할머니 두 분이 차밭을 덮은 칡넝쿨을 걷고 있습니다.

 



쑥부쟁이



차꽃은 가을에 피데요.

 



차나무 열매입니다

 



올라야 할 왕시루봉 언저리

중간 조금 왼쪽의 직벽 부근을 올라가야 합니다.

맨 오른쪽이 정상

 



작은 홍골

 

재작년인가 중부경남팀에서 큰홍골을 올라 왕시루봉 찍고 전망대 아래 통천문 지나,

정면에 보이는 작은 저 지능선을 째고 내려와 작은 홍골로 하산한 적이 있습니다.

 



08: 41. 홍류동 계곡이 큰 홍골과 작은 홍골로 나뉘는 지점입니다.

직진하면 홍류동 본류인 큰홍골로 올라 느진목재에 닿습니다.

왼쪽으로 내려섭니다.

 



08: 44. 작은 홍골을 건넙니다.

잠시 쉬었다가 진행합니다.

 



좁은 협곡이라 어둑하고, 갈은 너덜겅의 연속입니다.

 



고도 4~500은 아직 이팔청춘인데 간혹 일찍 물든 넘들이 눈에 띕니다.

 



나무도 엄청나게 크고 잎은 사람 얼굴 두 배쯤 됩니다.

 



더 늦은 해가 다시 떠오릅니다.

 



이따금 단풍 진 것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릅니다.

다음 주 토요일(29일)에 피아골 단풍 축제일이니 그때가 절정일 것 같습니다.

 



작은 홍골을 1시간 20분 정도 걸어 청색 실선구간이 끝나고,

10: 11. 고도 720 정도에서 청색 점선구간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당연히 실선보다 길이 흐릿합니다. 

아니 길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무지막지한 너덜겅을 조심조심 오릅니다.

새벽에 비가 조금 뿌려 미끄러운 곳도 있고.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빗방울이 들어 오늘 단풍 구경은 별 재미없겠다 싶었는데

진주를 지나 하동으로 들어서니 다행이 날이 개기 시작했습니다.

 



너덜길이 피곤해 오른쪽 옆을 보니 흙길이 보이기에 한동안 따릅니다.

 



위 트랙대로 고도 850에서 옆길로 새 930에서 너덜겅으로 돌아왔습니다.

트랙 오른쪽 파란 점에서 점선 구간 시작됩니다.

 



고도가 높아지니 하늘은 파랗게 트입니다만 길은 가팔라지고 장딴지는 땡기고,

고난의 연속입니다.

 



직벽 구간 아래를 우회하고....

 



사태지역을 지납니다.

낙석 위험이 커 네 발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오릅니다.

 

떨어지는 돌을 안고 추락해 오른손을 크게 다친 트라우마가 있고 나이도 묵어가니

점점 더 조심스런 운행을 합니다.

걸음은 더 늦어지고.

 



시야가 트여 뒤돌아 보니 명선봉에서 부자암, 상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이 시원합니다.

줌으로 당겼더니 사진이 흐릿하네요.

 



지리고들빼기


작은 홍골 전 구간에 표지기 한 개 안 걸렸습니다.

내심 [천연송]님 표지기를 기대했는데.......

 



암봉의 바위가 떨어져 내린 곳이 많습니다.

풍도목과 바위들을 조심, 조심 건넙니다.

 





마지막 능선 100여 미터를 앞두고 지도상 [섬]자 쪽으로 틀었다가 위로 비스듬히 올라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틀어 오르는 바람에 막판 생식겁을 합니다.

 

12: 24. 남산교에서 4km 거리를 4시간 20분 만에 봉애산 능선으로 올랐습니다.

작은 홍골 입구에서 3시간 반, 점선길을 2시간 10분 걸렸네요.

고도 1,000을 올렸습니다.

 

막바지 거리 500미터, 고도 250 정도는 그야말로 힘들고 신경 바짝 곤두서는, 

최근 들어 산행 중에 제일 힘든 오름짓이었습니다.

이 나이에 이런 산행은 안 해야 되는 긴데, 쯧쯧쯧~~~~

 

 



12: 28. 섬진강 전망대입니다.

왕시루봉 최고의 조망처입니다.

 

왼쪽부터 반야봉, 노루목, 삼도봉, 불무장등, 토끼봉, 명선봉, 부자암, ....

오른쪽 아래에 직전마을이 조금 보입니다.

 



주능이 장쾌하게 상봉으로 이어집니다.

가운데 범왕능선 상의 앞당재와 농평마을이 앉은 뒷당재도 보입니다.

 



상봉 앞에 촛대봉과 장군봉이 희미하고,

그 앞으로 영신봉에서 내려가는 남부능선이 가로지릅니다.

 



더 오른쪽으로 남부능선이 길게 내려가고, 앞은 황장산능선.

둘 다 외둔마을과 화개에서 섬진강으로 떨어집니다.

 



봉애산능선도 송정마을 입구에서 섬진강으로 떨어지지요.

화개 남도대교 조금 위의 한반도 지형.

 



줌으로 가까이

 



섬진강 건너 백운산 연봉.

 



광각으로 더 넓게.

오름길에 고생한 것을 보상받고도 나머지가 더 있는 멋진 조망에 가슴이 시원합니다.

 

12: 34. 이제 하산길입니다.

 

여기에서는 봉애산능선을 조금 더 내려 작년에 내려갔던 길,

통천문 지나 1,020봉 조금 아래에서 작은 홍골 좌측능선(오름길기준)을 타면 거리도 짧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왕시루봉 오르는 고전적인 길로 내려갑니다.

고도 1,200을 내려야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나중에 고생을 더 보탰습니다. ㅎㅎㅎ

 



하산길에서 본 조망.

 

봉애산능선 상부는 단풍이 물들었습니다.

두 암봉 중 위가 전망대, 아래는 통천문.

 

선교사 휴양관 갈림길 이전에 조망처가 두 곳 있습니다.

 



한반도 지형을 한 번 더 감상하고 내려갑니다.

 



선교사 휴양관 들어가는 길.

 

3년 전인가 8월 한여름에 중기마을에서 올라 휴양관 구경하고 이 길로 나오다가

인요한(존 린튼) 선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조부 때 선교사로 한국에 온 린튼가의 일원으로

거구인데 순천에서 살아 전라도 사투리로 농담도 잘하는 한국 사람 다 된 의사입니다.

 





23일이 霜降(상강)이지만 벌써 서리가 내렸을 높이인데 웬 제비꽃이 피었답니까?

시절이 하수상하니.....

 



이 표지석도 뜬금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望拜壇(망배단)은 들어봤어도 저 위에 정상을 바라보고 표지석을 세우다니, 쯧쯧쯧

아마 이 석물을 싣고 온 헬기가 앉을 자리가 여기 헬기장 뿐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만.

 



조림한 침엽수림 사이를 걷습니다.

 

13: 25. 삼거리에서 파도리로 내려가는 왼쪽 길을 택합니다.

 



예전보다는 길이 조금씩 묵어가지만 한동안 좋던 길이 고도 550 정도에서 사라집니다.

주변을 보니 내림길 기준 왼쪽으로 벌목을 했네요.

 



이 구간을 지난다고 또 신경 좀 씁니다.

이 길 온 지가 20년 가까이 된 것 같네요.

예전에는 길이 반질반질했습니다.

 

선진강 전망대에 사진 찍으러 오는 양반들이 임도 끝까지 차를 올려놓고 오르면 수월해

많이 이용했던 길인데.

 

벌목지대를 어렵게 통과해 대로 수준의 새로 낸 임도를 만나고,

 



14: 24. 옛 임도를 만났습니다.

 



감국

 



섬진강 건너 계족산과 오른쪽 끄트머리에 사성암이 있는 오산

 



배추와 파가 실하게 크고 있습니다.

가을감자도 보이네요.

 



이 벼는 추수할 때가 지난 것 같은데 일손이 없는지......

 



사과는 이제 대구, 경북에서 충청도, 강원도로 올라가 재배를 합니다.

제주도에서 나는 아열대성 과일은 전남과 경남으로 상륙하고.

 

한데 사과가 아주 크게 달렸습니다.

구례도 지리산권이라 일교차가 큰가요?

 





15: 29. 파도리 정류장 도착으로 오늘의 모처럼 긴 산행을마감합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좋은 계절에 아름다운 산행 많이 하십시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얼굴 까묵을까봐 모처럼 반사경 증명사진. ㅎㅎㅎ
 

 

 
 12 Comments
일원  10.24 05:56  
큰 고생 하셨네유, 덕분에 저는 컴앞에 앉아 편안히 즐기고, 닥터 지바고 테마곡을 듣노라니 영화 속 러시아 설원이 떠올라 갑자기 한기가 몰려 오는 것 같습니다. 滿山紅葉의 좋은 시절 즐산과 안산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강호원  10.24 06:45  
다른 코스는 산행 이튿날 종아리가 땡기지 않는데
상봉은 오르고 나면 꼭 장딴지가 뻐근한데,
이번 산행 후가 꼭 그렇습니다.ㅎ

이번 주가 고도 낮은 지리산 단풍이 절정입니다.

닥터지바고 영화도 기억해주시니,
더욱 고맙습니다.
레테  10.24 06:30  
명불허전이네예.
섬진강 전망대.
섬진강을 비롯해 사방으로 조망이 참 좋습니다.

왕시루봉 정상석은 정말 뜬금없습니다.ㅎㅎㅎ

오름길, 내림길 고생하셨습니다만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산행기 읽는동안 좀 조마조마 했습니다.ㅎㅎ

부디 내내 안산즐산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강호원  10.24 06:51  
늙은이가 길도 옳게 없는 곳만 골라 다니니...

본문에 언급한대로 마지막 직벽 부근만 좀 힘들었지만
(그것도 늙은 제 기준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걸을 만한 코스입니다.

염려대로 요즈음은 낮은 곳, 짧은 코스를 걷습니다.
간혹 상봉을 비롯해 주능선 상의 봉우리도 가야지요. ㅎ

고맙습니다.
夢지리  10.24 08:32  
금농샘 덕분에 홍골 단풍과 섬진강전망대의 시원한 풍광 즐거이 감상합니다.
건강한 산행 모습 반갑습니다.

고압습니다.
강호원  10.24 11:19  
작은홍골의 단풍은 조금 일렀지만 대신
날씨가 좋아 조망의 즐거움은 만끽했습니다.

힘대로 사부작 사부작 걷고 있습니다.
언제 지리산을 졸업할는지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Zza웅이azZ  10.24 12:31  
왕시루봉에서 보는 섬진강 운해가 장관이라든데 함 가보고싶어지네요.
해마다 시제 지내러 피아골 중기마을에 갈때보면 도로변 단풍이 멋있더군요. 다음주에 시제 지내니 볼수 있을듯합니다.
쌩나드리 점빵 누나 말로는 백운산 맞은편 따리봉은 화개에서 보면 상고대가 보인다고 합니다.
한재까지 차가 올라가니 저도 상고대 도전한번해봐야겠습니다.걸어서 한시간도 안걸릴듯 합니다.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강호원  10.24 13:47  
섬진강 운해는 기상 조건이 잘 맞아야 됩니다.ㅎ

그리고 상고대도 공기중에 수증기가 많을 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생기는데 강 건너 백운산이 아니라도
상봉을 비롯한 지리산 주능에서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쉽게 볼 수 있지요.

고지대는 이미 단풍이 졌고,
연동골, 뱀사골 등 단풍 명소는 이번 주가
절정일 겁니다.

고맙습니다.
천연송  10.24 18:26  
정말 어려운 곳으로 오르셨내요
그곳은 막판 너덜경에 고추선 암벽구간이라 위험한 구간인데~

에메한 몇군데 제 시그널을 걸어두었는데
못만나셨군요 ㅎㅎ

단풍은 아직인듯 하내요 조금일찍 찿으신거 같습니다
매년 10월말이나 11월 초가
홍골 단풍이 절정이던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강호원  10.24 18:41  
천연송님, 반갑습니다!

안 그래도  지리산 중 사람 발길이 뜸한 곳에서
만나는 연보라색 표지기가 참 반가웠었는데
이번에는 안 보이기에 좀 의아했습니다.ㅎ

말씀대로 단풍은 조금 일렀습니다.
이번 주가 절정일 것 같습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좋은 산행 많이 하십시오.

역시 걸어두셨군요.
늙은이 눈이 어두워서 놓쳤나봅니다.
황하주  10.24 20:57  
매년 요맘때 홍골을 찾으시는것 같습니다 ^^
저는 아직 가보질 못했는데
나중에 꼭한번은 가을에 홍골을 올라보고 싶네요~
섬진강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가을 풍경도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이시기에 제비꽃이 피는걸 보니 신기 합니다
지리산 풍경도~ 정겨운 시골 풍경도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이름이 알려진 피아골은 사람이 붐벼 가본 지 오래되었고,
발길이 닿지 않는 홍류동계곡 단풍도 참 좋습니다.

제가 이날 걸은 작은홍골은 가족과 같이 걷기는 좀 거시기하니
큰홍골을 올라 느진목재- 왕시루봉 코스를 권합니다.

날씨 덕에 조망이 참 좋은 섬진강 전망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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