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임걸령(주능 걷기)

금농 2023. 6. 6. 06:53

1, 제목: 임걸령(주능 걷기)

2, 언제: 2,023. 6. 3.(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성삼재- 노고단 고개- 임걸령- 노고단 고개- 성삼재( 약 13km)

5, 소요시간: 6시간

6, 시간대 별 구간

   07: 48.- 성삼재 주차장

   08: 35.- 대피소

   08: 59.- 노고단 고개

   09: 42.- 돼지령

   10: 28.- 피아골 삼거리

   10: 40.- 임걸령(~ 10: 51.)

   12: 31.- 노고단 고개

   12: 57.- 대피소

   13: 48.- 성삼재

7, 산행소묘

 

 전 번 노고단 산행 때 반야봉을 바라보며 저기 간 지가 꽤 오래되었다 생각했습니다.

주능선 걸은 게 언제였더라?

 



시암재에서 본 고리봉, 만복대

 



07: 48. 성삼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잠시 체중 조절하고 진행합니다.

이른 시간인데 오르고 내리는 산객이 많습니다.

 





지난 주 비가 제법 내리더니 수량이 불었습니다.

 



08: 35. 대피소 뒤 지름길은 여전히 막아놓았네요. 거 참!

할 수 없이 빙 돌아 오릅니다.

 



쥐오줌풀

 



병꽃

 



왼쪽 왕시루봉과 그 뒤로 백운산, 한재, 또아리봉, 도솔봉.

오른쪽 섬진강 건너 오산

 



왼쪽 형제봉능선, 오른쪽 차일봉능선, 가운데 화엄사계곡

 



종석대와 멀리 구름모자를 쓴 견두지맥

 



전망대에서 조망을 잠시 즐기는데 한 분이 아는 체를 합니다.

광양에서 왔고 제 산행기를 본다고 합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지리99 회원이십니까? 저는 강 아무개입니다.

닉네임이 어떻게 되십니까?"

"불법입니다."

아, 예에...... 나는 닉네임을 물어보는 게 실례라는 말인 줄 알고.....

 

"광양이면 배재길, 백운, 취운 등 전남동부팀과 산행을 많이 했습니다."

"백운님은 퇴직한 지 오래됩니다."

"예, 제 갑장친구인데 지금은 충북 옥천에 있지요."

아마 광양 모 제철회사 직원인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고, 

"제 산행기에 올리겠습니다. 실례지만 닉네임이 어떻게 되십니까?"

벌금을 낼 각오를 하고 물었습니다.

다시,   " 불법입니다." 

닉네임이 [불법]이랍니다.ㅋㅋㅋㅋ (파란색 상의)

법을 지키지 않는 不法이 아니고 아마 석가모니의 가르침인 佛法이겠지요. ㅎ

 

"어디까지 가십니까?"  "반야봉 갔다가 오려구요."

"예, 저도 반야봉 갑니다. 중간에 되돌아 올 지 모르지만."

 

네 분 반야봉 즐기고 잘 내려오셨지요? 철쭉은 남아있던가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08: 59. 노고단 고개에 올랐습니다.

 



노고단은 옛날에는 길상봉으로 불렀습니다.

 



앞의 반야봉.

불무장등 너머 멀리 상봉은 아스라합니다.

 



큰앵초

 



앵초는 그냥 앵초, 설앵초, 큰앵초 등이 있습니다.

큰앵초의 특징은 꽃 가운데가 노란색이고 잎이 단풍취 닮았습니다.

 



나도제비란

 



천남성

 

천남성은 가을에 빨간 열매가 달립니다.

독초입니다.

 



물참대

 



풀솜대, 지장보살이라고 하죠.

 



외눈박이 코브라

 



조난 산악인 비목

 



뒤돌아 본 노고단과 오른쪽 노고단 고개

 



왕시루봉능선

왕시루봉능선은 橫(횡, 가로)으로 보는 것보다 縱(종, 세로)으로 보는 것이 웅장합니다.

 

서상대 거쳐 피아골대피소로 떨어지는 산길 초입도 살펴봅니다.

전에 두어 번 오르고 내린 적이 있습니다.

 

긴장등능선 초입도 다시 확인해 두고.

제 생애 다시 갈 지 장담은 못하지만.

 



반야봉, 노루목, 삼도봉, 토끼봉, 멀리 중봉, 상봉

노루목 앞의 봉우리 아래가 임걸령, 앞의 잘록한 곳이 대판

 



상봉을 조금 당겨서

 

징검다리 연휴라 월요일 휴가를 내면 나흘을 쉴 수 있습니다.

해서 종주꾼들이 삼삼오오, 또는 단체로 줄을 잇습니다.

 



아래  피아골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비켜 서고, 앞에서 오는 산객이 있어도 기다려 주고......

진행이 더딥니다.

 



이른바 [대판]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병꽃도 색깔이 다양합니다.

 



왼쪽 고리봉에서 만복대, 정령치, 또 고리봉, 세걸산으로 서북능선이 가로지릅니다.

 



10: 28. 피아골 삼거리를 지나면 이내,

 



10: 40. 임걸령에 도착합니다.

 

세 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 시간이면 노루목에서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시간인데.......

노고단 대피소에서 우회하느라고, 그리고 큰앵초 찍는다고 꾸물대다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임걸령에서도 왕시루봉은 보입니다.

 

피아골 대피소에서 용수암골로 직진하여 오르다가 용수암에서 좌회전 하면 바로 요 아래로 

붙는 길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묵었겠지만.

 



임걸령샘은 여전히 철철 흐릅니다.

바래봉샘, 세동치샘, 연하천샘 등과 함께 물이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당초 계획은 당연히 반야봉까지 갔다가 되돌아 와야지 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전에는 반야봉을 이렇게 밋밋하게 가는 것은 상상도 못 했고

반선에서 이끼폭, 묘향암 거쳐 오르든지 피아골이나 연동골을 올라 가기도 했습니다.

 

오래 전에 반선에서 묘향암, 반야봉 찍고 심마니능선으로 하산한 적이 있습니다.

심마니능선이 그리 길게 느껴집디다.

심마니능선을 오름길로 택하면 장딴지 힘깨나 들어가야 되는 코스이지요.

 

물 한잔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여기서 철수합니다.

옛날 같으면 산꾼 체면이 있지 하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반야봉으로 향했을 거지만.

 



전에는 질매재에서 피아골 대피소로 내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러는 사람이 있는가 모르겠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더 뭉툭해진 반야봉

반야봉은 상봉이나 제석봉에서 멀리 보아야 예쁩니다. 엉덩이가!

 



졸방제비꽃

 

가며 오며 여러 수십 팀을 지나치면서 늙은이가 먼저 길을 양보해도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서넛 밖에 안 됩니다.

개중에서도 인사를 하며 먼저 지나가시라고 손까지 내밀며 양보하는 사람은 딱 한 분!

참, 고마운 양반입니다.

 



왼쪽 삼도봉, 바로 뒤 토끼봉, 멀리 중봉, 상봉, 촛대봉, 시루봉

 



왕시루봉능선

정상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단산마을로 떨어지든지

문수저수지 아래 하죽마을로 내려갑니다.

 

바로 앞에 푹 꺼진 질매재. 질매재는 길마재의 방언이죠.

소 잔등에 짐을 싣기 위해 얹는 기구가 길마.

 



다시 노고단 아래 큰앵초밭으로 들어섭니다.

햇볕을 받은 큰앵초

 



형님과 아우 둘

 



12: 31. 노고단 고개에 다시 섰습니다.

 



상봉이 더 멀어져도 오전보다 또렷합니다.

 



미나리아재비

바람이 불어 하늘거렸는데 그래도 제법 나왔습니다. ㅎ

 



화엄사계곡에 앉은 화엄사와 멀리 구례읍

섬진강이 오산을 감돌아 하동으로 내려갑니다.

 



종석대에서 차일봉능선이 내려갑니다.

 

대피소 아래 돌계단 길을 내려가는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네요.

성삼재에서 노고단 고개까지 고도차가 300 남짓이고

고개에서 임걸령까지는 고도 1,400~1,300을 오르내리는 거의 수평 이동인데

걸은 거리가 최근 산행 때보다 늘어난 탓인지......

 

아니, 나이 탓이 정확할 겁니다.

나이에 이기는 장사는 없다!!!!

 

모든 하산객이 저를 앞질러 나아갑니다.

초등학생도, 중년의 아주머니들도, 박짐을 멘 산꾼도.......

 



매미꽃

 

터덜 터덜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고리봉

 

13: 48.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밋밋한 산행을 마감합니다.

그래도 맑은 날씨에 모처럼 대 지리산 주능선을 조금 걸었다는 게 위안입니다.

 



아직 산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산꾼이 한여름인들 또 어떻겠습니까? ㅎ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8 Comments
레테  06.04 11:02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말씀대로 보니 왕시루봉 능선이 꽤 대단해 보입니다.

'형님과 아우 둘'은 진짜 앙증맞네예.ㅎㅎ

서상대, 긴장등능선, 용수암골, 심마니능선등등
안가본곳도 있고 가 보았어도 오래된곳들인데
가 보고 싶은곳들이 자꾸 늘어납니다.

고도차 얼마 안난다지만 그래도 산길을 13km씩이나...
대단하십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그쪽 주능선풍경 잘 감상했습니다.

선생님 산행기 팬분도 만나시고
즐거운 산행이셨으리라 여겨집니다.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강호원  06.04 15:40  
그러니까 지리산은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쪽에서 보고 저쪽에서 보는 것이 다르니
자꾸 가게 됩니다.

눈팅족이 많으니 나는 몰라도 나를 아는 사람은 많은 것 같습니다. ㅎ

사실 이번 산행은 큰앵초 보러 간 욕심이 컸습니다.
마침 운때가 맞았습니다.

즐거움도 있었지만 장터 수준의 산꾼들이 많아 혼자서 다니다가 꽤 신경이 쓰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유키  06.04 14:15  
큰앵초 사진이 휘황찬란합니다
미나리아재비도 운치있게 잡으셨네요
카메라가 좋은 것인지
금농님 실력이 좋은 것인지
하여간에 사진 좋습니다

산행기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지리산에 해박한 금농님이 늘 혼자 다니시다니
국가적 손실입니다
동행하면 많은 걸 배울  텐데요
아까바요ㅜㅜ

추월도 당하고
하믄 어떻습니까
우쨌든지 산에 머물 수 있다는 것에 기쁠 뿐이고
근데 저는 와 이라고 있을까요
산에는 가고 싶은데 도대체 왜 ㅋㅋ
강호원  06.04 15:53  
제가 카메라 잡은 지가 40년이 넘습니다.
독학으로 풍경사진 기법, 인물사진 기법, 누드사진 기법 등 책도 사서 보고 월간 사진 잡지도 한참 구독했지요. ㅎ

요즘엔 손떨림 방지, 연사기능, 보정기능 등 다양하지만 옛날 필름 기계식 카메라는
어려웠습니다.

미나리아재비는 바람이 불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그런대로 나왔습니다.
큰앵초도 바람도 불고 그늘진 곳에 있어 햇빛이 들었다가 말았다가, 애로가 많았습니다.

전부 폰카메라 자동으로 놓고 찍은 겁니다.

전에 해영님도 그런 얘기를 몇 차례 하더군요.
처음부터 혼자 다니는 게 버릇이 되어
그렇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걸음이 늦어 민폐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럽니다.

농사일 쪼매이 줄이면 산에 갈 시간 납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본다는 것은 남자가 있어야 애를 낳는다는 것 외에,
산행을 해야 산행기도 나온다에도 적용됩니다.ㅋ

고맙습니다.

댓글보다 답글이 길모 경범죄 처벌법 위반
아닌가 모르것네.
객꾼  06.04 18:38  
원래 노고단 삐알로 원츄리가 피지 않았나예
아직 시기가 멀었나~?
예전에 노고단 울타리 넘어가 바워에 침낭을 깔고 한숨 때리고 있으니 직원이 어이가 없는지 그냥 나오시라는 말만 하고  가버리데예
저는 정말 궁금한 사항이 노고단조차 왜 통제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통제 안하나예^^~
강호원  06.04 19:09  
ㅋㅋㅋㅋㅋ
객교수님, 원추리는 여름꽃입니다.

저도 문수암에서 치고 올라 노고단으로도
와봤고,
노고단에서도 문수암 쪽 능선을 잡고
나간 적이 있는데,

 노고단은 직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니 눈치껏 잽싸게 이동해야 됩니다.

고맙습니다.
일원  06.05 06:26  
진사 경력 40년을  훌쩍 넘어 감을 감축 드리옵니다. 산행 풍경 사진이 초록의 향연입니다. 눈이 되게 시원해 지면서 시력도 좋아지는 느낌! 아주 굿 이네요, 저도 옛날엔 기계식 카메라 늘 들고 다녔는디 진사의 설움은 본인 사진은 없고 남의 사진만 가득. 닥터 지바고 주제곡 "Somewhere My Love" 금농님 덕분에 오랜만에 자~알 감상하였습니다. 항상 안산과 즐산입니다~~~고맙습니다.
강호원  06.05 07:31  
무거운 기계식 카메라 들고 다니다가
가벼운 디카로 바꾸어 한동안 디카, 폰카
두 개로 찍다가 그것도 귀찮아서 이제 폰으로만 사진을 찍습니다.ㅎ

음악 애호가이신 일원님이시라 노래를
잘 아십니다.
우리 소시쩍 눈 크고 깊은 오마샤리프 주연의
닥터지바고에 열광하였지요.

산행기가 안구 정화에 도움이 되셨다니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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