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깃대봉
2, 언제: 2,023. 7.1.( 토, 구름 속)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평촌 보건진료소- 604봉능선- 깃대봉- 512봉능선- 상촌마을(약 7.5km)
5, 소요시간: 5시간 2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39.- 평촌 보건진료소
09: 56.- 삼거리 1(~ 10: 00.)
10: 32.- 삼거리 2
10: 43.- 깃대봉
12: 41.- 상촌마을
7, 산행소묘
장마전선이 잠시 남쪽으로 내려가 남부지방에 비가 오지 않는다는 예보에 집을 나섭니다.
07: 39. 명상교 건너 평촌 보건진료소에서 출발합니다.
토요일이라 안심놓고 주차하고.
진료소 앞이 죽전마을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죽전마을 뒤에 솔안골이 있는데 [소롱골]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입니다.
본래 백합은 흰색이 많은데 요즘 개량종이 많아 노랑, 분홍 등 색깔이 다양합니다.
희다고 白合이 아니고 일백 백, 百合입니다.
우리집에도 키 큰넘, 작은넘, 몇 종류가 핍니다.
우리말은 나리, 영어는 LIly.
思 友(동무생각)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동무생각은 1,922년, 한 세기 전에 발표된 이은상 시 박태준 작곡의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입니다.
청라언덕은 푸른 담쟁이가 있는 언덕으로 20세기 초 선교사들이 구입해
대구 동산 병원, 학교를 지었답니다.
올라야 할 능선 시작점이 보입니다.
도로 가에 심은 것은,
맥문동입니다.
평촌마을 직전에 산길로 접어듭니다.
벼가 땅내를 맡아 짙푸르게 커갑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벼 사이에 난 피를 뽑고 있습니다.
모름지기 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지요.
등로 오른쪽이 트이더니 마을이 보이네요.
대밭이 있어 竹田마을이라 이름했나봅니다.
철조망이 오름길 한참 동안 따라갑니다.
아니, 등로는 철조망 옆으로 이어집니다.
오를수록 구름은 짙어지고.....
노랑망태버섯이 엊그제 내린 비에 쑤욱 올라와 자태를 뽐냅니다.
이 길도 산꾼이 가끔 발걸음을 하는가?
아니면 산소 표지기인가?
송이가 나는지 산양삼 재배를 하는지......
외지인 발길이 그리 많지는 않을 터인데.....
산꾼이 맨 것은 아니지 싶은데.....
고도 350정도에서 길은 가팔라집니다.
등로 옆으로 토끼길, 노루길, 멧돼지길이 어지럽게 가로질러 헛갈립니다.
고도 450 정도에서 옆으로 뚜렷하게 난 길이 있기에 잠시 진행하였더니,
498봉 옆을 지나 대원산방 쪽으로 떨어지는 길인 것 같습니다.
앗, 뜨거라! 싶어 제 등로를 찾아 낑낑대며 오릅니다.
고도 550을 지나니 길은 유순해집니다.
605봉을 옆으로 지나고,
09: 56. 대원사 대형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첫 삼거리를 만납니다.
쉬지 않고 두어 시간 걸어 땀도 많이 난 터이라,
물 좀 마시고 숨 좀 고르고 진행합니다.
삼거리에 붙은 표지기
오늘 이 길은 꽃은 없고 대신 버섯만 봅니다.
10: 32. 두 번째 삼거리입니다.
맹세이골과 대원사 건너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납니다.
십여 분 진행하면,
10: 43. 깃대봉에 올랐습니다.
출발 후 3시간 4분이 걸렸습니다.
2,019년에는 딱 세 시간 걸렸는데 어금버금이네요.
사실은 4년만에 제 체력이 어떻게 줄었는가 싶어 는개(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 속을
옷 젖고 신발 젖어가며 부지런히 올랐습니다.
중간에 잠시 옆길로 샜지만.
지근거리에 왕등재가 있고 더 진행하면 왕등습지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잘 모르고 왕등습지를 왕등재라고 많이 불렀는데,
지리99에서 지명 정리를 했습니다.
이곳도 밤머리재로 꺾이는 지점, 깃대봉이라는 엄연한 봉우리인데 호사가가 바위에 떠억하니 동왕등재로 써놓아
니도 내도 동왕등재라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전에 언급했지만 7~80년대 지리산에 마산 장수산악회(흰 표지기)와 천봉산악회 표지기가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중간에 뜸하더니 새로이 명맥을 이어가는가 싶어 다행이고 반갑습니다.
조망이 없어 바로 내려섭니다.
五里霧中
깃대봉에서 내려서 이내 오른쪽 90도로 내려가는 능선을 잡습니다.
이 길 세번 째입니다.
처음에는 약정사 방향으로 떨어져 제실마을로 내려갔고,
512능선 끝까지 타기는 이번이 두 번째네요.
2,019년에 트랙을 따 지리99에 건의했는데 아직 산길지도에 반영이 안 되었습니다.
전에 못 보던 야생동물 포획통입니다.
밤머리재에서 지고 올랐을까?
이 부근은 헬기에서 떨어뜨릴 공간이 없어 보이고,
원통은 세네 개 붙인 것 같아서.
사람이 다니지 않아 중간 중간 헛갈리는 구간이 있지만 길은 예부터 주민들이
많이 다닌 길처럼 대체로 뚜렷합니다.
유심히 살피면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는 길입니다.
지형도를 보고 512봉 능선을 고수하면.
떨어진 꽃만 보다가 다행이 키높이에 남은 꽃을 봅니다.
노각나무꽃
편안한 길도 나오고....
하지만 잡목에 젖은 물 때문에 배낭, 옷, 신발 다 젖었습니다.
배낭에 건 손수건은 수시로 짜면 한 홉씩 물이 나오네요.
달걀버섯 같은데 선글라스를 꼈네요. ㅎ
고도가 낮아지니 난데없이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보통 보리누름(오월 하순) 즈음에 뻐꾸기 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뜬금없이 웬 장마철에
짝을 찾는 소리지?
512봉 지나 신나게 내리다가 377봉 옆에서 왼쪽으로 틀어 내려갑니다.
4년 전에는 조금 더 진행하여 왼쪽으로 틀어 내렸습니다.
[상촌]의 상 자쯤에서 고사리밭을 만나 질러 내려갑니다.
다리 건너 가운데 봉우리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와 화면 오른쪽 바깥으로 돌아 내렸습니다.
2,019년에는 왼쪽 두 전봇대 사이 밭으로 내려왔고요.
12: 41. 상촌마을 입구 버스 정류소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명상교에서 본 평촌천.
홍계리 지리산 자락의 물은 조금 더 흘러 내려가면 덕천강이 되어 진양호로 들어가 남강이 되고,
의령, 함안을 지나 남지 어름에서 낙동강과 합류되어 부산 다대포에서 남해바다, 태평양으로 나아갑니다.
아침에 땀 삘빌 흘리며 올라간 능선과 저 뒤에 깃대봉
왕원추리
대원사 조금 못 미친 맹세이골에서 깃대봉을 올라 원점회귀 할 때,
그리고 평촌에서 올라 깃대봉 찍고 내려왔을 때,
두 번 다 59번 국도를 걸어 한 바퀴 돌았는데
오늘은 상촌에서 버스 시간이 맞아 거리도 3km 정도 줄이고
시간도 절약했습니다.
산꾼이 걷는 게 기본인데 시간, 거리 좀 줄였다고 기뻐해야 되겠습니까?
반성 할 일이지. ㅎ
장마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사이 사이 빨래할 짬에 산행도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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