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 형제봉
2, 언제: 2,023. 6. 24.(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원부춘- 둘레길- 보살묘지- 철쭉제단- 형제봉- 1,028봉능선- 임도- 원부춘(약 8.4km)
5, 소요시간: 6시간 50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04.- 원부춘마을
09: 45.- 보살묘 삼거리
11: 15.- 철쭉제단
11: 42.- 형제봉
12: 08.- 2형제봉
12: 19.- 능선삼거리
14: 28.- 도로
14:54.- 원부춘
7, 산행소묘
유월 첫 주 주능 걷고, 이 모임, 저 행사로 두 주 쉬었다가
유월의 마지막 주에 지리에 듭니다.
08: 04. 인적 없는 원부춘마을에서 출발합니다.
접시꽃
분홍색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오릅니다.
그넘의 오염수인가 때문에 뜬금없이 소금값이 올랐다더니,
이 집은 값이 오르기 전 구입했을라나?
석류꽃
메꽃
윗재로 올라가는 홍골 옆 비좁은 땅에 일용할 작물을 심었습니다.
달개비(닭의장풀)
매실장아찌를 담근 건지 아랫집, 윗집 독들이 많습니다.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어성초. 약모밀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집에도 있는데 죽지 않고 엄청시리 끈질깁니다.
야릇한 냄새가 나더니 밤꽃이 지고 있습니다.
큰까치수영
좁은 홍골을 따라 돌계단길이 이어집니다.
묵정밭 옆으로.
산수국은 토양에 따라 파란색, 분홍색 등이 있습니다.
희고 큰 꽃은 곤충을 부르는 假花(가화, 헛꽃)이고 가운데 자잘하게 핀 게 진짜 꽃입니다.
홍골
계란프라이, 개망초
이이 가아앙사안 낙화아유우수우 흐으르으느은 보옴에~~~~
남인수의 낙화유수가 절로 흥얼거려집니다.
노각나무꽃
잎 중간에서 오른쪽 사선으로 벌레 같은 것이 보입니다.
요놈 때문에 일찍 별세한 것 같습니다. 잎도 벌레도 같이.
09: 45. 2.4km 거리를 한 시간 사십 분이 걸려 도착합니다.
둘레길은 형제봉능선 사면을 따라 윗재로 가는데,
저는 구름다리로 질러 오릅니다.
얼핏 봐도 육분의 오는 줄일 것 같습니다.
이 길 오래 전에 한 번 내려온 적이 있는데 윗쪽에서 처음 내려서는 직벽 구간에서
벌벌 떤 기억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이 다녔던지 어느 독지가 산꾼이 줄을 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작 이 구간은 줄이 없어도 디딜 데가 있는데 여기를 올라서고 나서
더 난감한 구간이 남았습니다.
올라서니 시야가 트입니다.
왼쪽 끄트머리에 구례읍이 보이고 왕시루봉과 오른쪽 반야봉, 화개재, 토끼봉, 명선봉이 조망됩니다.
섬진강 건너 백운산 연봉
전에 내려올 때는 못 보았던 표지기.
꼭대님 표지기는 전에 걸렸던 것이고
[이쪽] 보스, 카르멘, 유키 자매팀 거는 최근에 걸린 것 같은데 이 산길을 우찌 걸었을꼬?
배배 꼬아진 걸 편다꼬 애썼습니다. ㅎ
펴 놓으니 [나 돌아갈 곳]이 또 돌아가고.......
꼭대님은 [답사길에 만나는 불교미술의 아름다움] 출간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바쁘신가
산정무한 행사에도 안 나오시고.......
두 군데 위험 구간을 간신히 올라서서 길을 놓쳐 왼쪽으로 치우쳤다가,
너덜겅 저쪽에서 오른쪽 위로 진행하면,
10: 30. 보살묘를 만납니다.
예전에는 산길이 보살묘를 비껴 있어 일부러 내려서야 보았는데
새 구름다리 놓이는 바람에 너나 내나 산소를 보고 진행합니다.
본래 명당인데 새롭게 더 명당이 되었습니다.
다리 새로 놓이고 처음 건넙니다.
형제봉 방향
악양들 앞을 섬진강이 유유히 감돌아 나가고, 멀리 억불봉
꿀풀
털중나리?
흰씀바귀
처사 함안 이공 휘 윤석 지 배 밀양 박씨 지 묘
자손 거주지 하동군 적량면 상동
영감님 산소는 광양군 다압면 금천리 평촌에 있답니다.
아들은 하나인데 손자가 넷, 증손이 이 비석 세울 때 하나입니다.
평촌이면 저 아래 19번국도에서 부춘으로 우회전 하기 전 [검두]마을 섬진강 건너에 있습니다.
도가 달라 멀게 느껴져도 부부가 지근 거리에 누웠네요.
그러니까 형제봉 아래에 누운 이는 할머니입니다.
11: 42. 제2 형제봉
바로 앞에 내려갈 능선과 뒤로 황장산능선과 멀리 왕시루봉능선.
노고단은 구름이 머물렀고 오른쪽으로 주능이 이어집니다.
저 뒤로 영신봉까지 보입니다.
저 아래 출발한 원부춘마을이 보이시죠?
가운데가 올라온 홍골
왼쪽 회남재 지나서 깃대봉, 가운데 푹 꺼진 베틀재, 오른쪽 칠성봉
산목련(함박꽃나무)
가운데 수리봉능선
제1 형제봉
고마 형봉, 아우봉 하면 될 낀데 씰데엄시 성제봉이라꼬 거룩하게.....
형제봉 지나면 바로 청학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원강사지 입구로 떨어지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물론 활공장까지 가서 임도 내려가도 됩니다만 조금 질러가려고 원강사터를 바라고 내리기로
합니다.
한데 그 삼거리 조금 못가 왼쪽 능선으로 내리는 길이 있습니다.
지루한 내리막 임도 걷기보다 나을 것 같고 거리도 많이 단축할 것이라
12: 19. 과감히 좌틀하여 내립니다.
안 가본 길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결과는 순간적인 착각이 사람 힘 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됩니다.
돌쪼시(석공) 눈깝짝이부터 먼저 배운다꼬.
초반 경사를 내리면 이후 1,028봉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지리산 곳곳에 이런 쇠통을 볼 수 있습니다.
1,028봉에서 산길은 오른쪽으로 80도 꺾었다가 다시 왼쪽으로 한 번 더 꺾어 진행하는데
왼쪽 아래로 길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잠시 갈등을 하다가 지리산길 지도대로 청색 실선을 다릅니다.
왼쪽으로 내리면 지통사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위성지도를 보면 1,028봉에서 내려오는 능선 끝자락에 지통사가 앉았습니다.
밋밋하고 뚜렷하던 길이 경사도 심해지고 산죽밭이 이어집니다.
그나마 산죽밭은 성가셔도 길은 뚜렷한데 이후 길은 옳게 없어
대충 아래를 보고 이리 가다가, 저리 헤매다가 내려갑니다.
길 찾는다꼬 두리번거려야지, 기온은 올라가지요, 땀은 삐질삐질 나고,
산죽 이파리는 달라붙고......
겨우 살 만하면 또 산죽이 나타나고......
늙으막에 이 거이 무신 사서 고생이고, 나이나 적나, 쯧쯧쯧!
그냥 원강사 지 입구로 내려서 임도 따라 룰루랄라 휘파람 불며 터덜터덜 내리는 게 훨씬 나았겠다는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만 내가 선탁한 길이니 감수할 수밖에, 쩝!
한참을 헤매다가 임도가 가까워지니 다시 길이 뚜렷해집니다.
14: 18. 활공장 올라가는 도로 곡각 지점에 내려섰습니다.(오른쪽소나무 아래로)
당초 능선 삼거리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꼬박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거리는 반으로 줄었지만 시간은 엇비슷하게 걸렸고
힘은 두 배나 더 든 최악의 결과였습니다.
지도를 보니 원부춘까지 한참 더 내려가야 합니다.
1,028봉에서 고마 지통사로 째고 내리는 긴데......
벌개미취
애기똥풀
다시 꽃들을 보니 마음이 풀립니다.
포도알은 집들이를 했고.....
배도 뜨거운 햇살에 여물고....
세상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작은 집은 어디메뇨?
송엽국
재배를 하던데 무슨 선인장이죠?
14: 54. 원부춘마을 도착으로 오늘의 힘든 일정을 마감합니다.
딱 이맘때, 장마 시작하면 피는 꽃이 있습니다.
능소화, 이름도 예쁜 이 꽃이 우리집 마당에 한 3~40년 피어 눈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올 봄에 별세를 했습니다.
대신 창틀에 핀 호접란 올립니다.
왼쪽 화분 중 키 큰 넘은 4월초에, 작은 넘은 5월 말부터 한 송이씩 피어 아직 건재합니다.
오른쪽은 오월 초부터 유월 초까지 순서대로 피었습니다.
오늘부터 장마랍니다.
그래도 사이사이 산에는 갈 수 있겠지요?
좋은 산행 많이 하십시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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