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형제봉

금농 2023. 6. 27. 15:32

1, 제목 : 형제봉

2, 언제: 2,023. 6. 24.(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원부춘- 둘레길- 보살묘지- 철쭉제단- 형제봉- 1,028봉능선- 임도- 원부춘(약 8.4km)

5, 소요시간: 6시간 50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04.- 원부춘마을

   09: 45.- 보살묘 삼거리

   11: 15.- 철쭉제단

   11: 42.- 형제봉

   12: 08.- 2형제봉

   12: 19.- 능선삼거리

   14: 28.- 도로

   14:54.- 원부춘

7, 산행소묘

 유월 첫 주 주능 걷고, 이 모임, 저 행사로 두 주 쉬었다가

유월의 마지막 주에 지리에 듭니다.

 



08: 04. 인적 없는 원부춘마을에서 출발합니다.

 



접시꽃

 



분홍색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오릅니다.

 



그넘의 오염수인가  때문에 뜬금없이 소금값이 올랐다더니,

이 집은 값이 오르기 전 구입했을라나?

 



석류꽃

 



메꽃

 



윗재로 올라가는 홍골 옆 비좁은 땅에 일용할 작물을 심었습니다.

 



달개비(닭의장풀)

 



매실장아찌를 담근 건지 아랫집, 윗집 독들이 많습니다.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어성초. 약모밀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집에도 있는데 죽지 않고 엄청시리 끈질깁니다.

 



야릇한 냄새가 나더니 밤꽃이 지고 있습니다.

 



큰까치수영

 



좁은 홍골을 따라 돌계단길이 이어집니다.

묵정밭 옆으로.

 



산수국은 토양에 따라 파란색, 분홍색 등이 있습니다.

희고 큰 꽃은 곤충을 부르는 假花(가화, 헛꽃)이고 가운데 자잘하게 핀 게 진짜 꽃입니다.

 



홍골

 



계란프라이, 개망초

 



이이 가아앙사안 낙화아유우수우 흐으르으느은 보옴에~~~~

남인수의 낙화유수가 절로 흥얼거려집니다.

노각나무꽃

 



잎 중간에서 오른쪽 사선으로 벌레 같은 것이 보입니다.

요놈 때문에 일찍 별세한 것 같습니다. 잎도 벌레도 같이.

 



09: 45. 2.4km 거리를 한 시간 사십 분이 걸려 도착합니다.

 



둘레길은 형제봉능선 사면을 따라 윗재로 가는데,

저는 구름다리로 질러 오릅니다.

얼핏 봐도 육분의 오는 줄일 것 같습니다.

 



이 길 오래 전에 한 번 내려온 적이 있는데 윗쪽에서 처음 내려서는 직벽 구간에서

벌벌 떤 기억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이 다녔던지 어느 독지가 산꾼이 줄을 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작 이 구간은 줄이 없어도 디딜 데가 있는데 여기를 올라서고 나서

더 난감한 구간이 남았습니다.



올라서니 시야가 트입니다.

왼쪽 끄트머리에 구례읍이 보이고 왕시루봉과 오른쪽 반야봉, 화개재, 토끼봉, 명선봉이 조망됩니다.

 



섬진강 건너 백운산 연봉

 



전에 내려올 때는 못 보았던 표지기.

꼭대님 표지기는 전에 걸렸던 것이고

[이쪽] 보스, 카르멘, 유키 자매팀 거는 최근에 걸린 것 같은데 이 산길을 우찌 걸었을꼬?

 

배배 꼬아진 걸 편다꼬 애썼습니다. ㅎ

펴 놓으니 [나 돌아갈 곳]이 또 돌아가고.......

꼭대님은 [답사길에 만나는 불교미술의 아름다움] 출간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바쁘신가

산정무한 행사에도 안 나오시고.......

 



두 군데 위험 구간을 간신히 올라서서 길을 놓쳐 왼쪽으로 치우쳤다가,

 



너덜겅 저쪽에서 오른쪽 위로 진행하면,

 



10: 30. 보살묘를 만납니다.

 

예전에는 산길이 보살묘를 비껴 있어 일부러 내려서야 보았는데

새 구름다리 놓이는 바람에 너나 내나 산소를 보고 진행합니다.

본래 명당인데 새롭게 더 명당이 되었습니다.

 



다리 새로 놓이고 처음 건넙니다.

형제봉 방향

 

 



악양들 앞을 섬진강이 유유히 감돌아 나가고, 멀리 억불봉

 



꿀풀

 



털중나리?

 



흰씀바귀

 





처사 함안 이공 휘 윤석 지 배 밀양 박씨 지 묘

자손 거주지 하동군 적량면 상동

영감님 산소는 광양군 다압면 금천리 평촌에 있답니다.

아들은 하나인데 손자가 넷, 증손이 이 비석 세울 때 하나입니다.

 

평촌이면 저 아래 19번국도에서 부춘으로 우회전 하기 전 [검두]마을 섬진강 건너에 있습니다.

도가 달라 멀게 느껴져도 부부가 지근 거리에 누웠네요. 

 

그러니까 형제봉 아래에 누운 이는 할머니입니다.

 



11: 42. 제2 형제봉

 



바로 앞에 내려갈 능선과 뒤로 황장산능선과 멀리 왕시루봉능선.

노고단은 구름이 머물렀고 오른쪽으로 주능이 이어집니다.

 



저 뒤로 영신봉까지 보입니다.

 



저 아래 출발한 원부춘마을이 보이시죠?
가운데가 올라온 홍골

 



왼쪽 회남재 지나서 깃대봉, 가운데 푹 꺼진 베틀재, 오른쪽 칠성봉

 



산목련(함박꽃나무)

 



가운데 수리봉능선

 



제1 형제봉

고마 형봉, 아우봉 하면 될 낀데 씰데엄시 성제봉이라꼬 거룩하게.....

 







형제봉 지나면 바로 청학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원강사지 입구로 떨어지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물론 활공장까지 가서 임도 내려가도 됩니다만 조금 질러가려고 원강사터를 바라고 내리기로

합니다.

 

한데 그 삼거리 조금 못가 왼쪽 능선으로 내리는 길이 있습니다.

지루한 내리막 임도 걷기보다 나을 것 같고 거리도 많이 단축할 것이라 

 

12: 19. 과감히 좌틀하여 내립니다.

안 가본 길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결과는 순간적인 착각이 사람 힘 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됩니다.

돌쪼시(석공) 눈깝짝이부터 먼저 배운다꼬.

 



초반 경사를 내리면 이후 1,028봉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지리산 곳곳에 이런 쇠통을 볼 수 있습니다.

 



1,028봉에서 산길은 오른쪽으로 80도 꺾었다가 다시 왼쪽으로 한 번 더 꺾어 진행하는데 

왼쪽 아래로 길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잠시 갈등을 하다가 지리산길 지도대로 청색 실선을 다릅니다.

왼쪽으로 내리면 지통사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위성지도를 보면 1,028봉에서 내려오는 능선 끝자락에 지통사가 앉았습니다.

 

밋밋하고 뚜렷하던 길이 경사도 심해지고 산죽밭이 이어집니다.

 



그나마 산죽밭은 성가셔도 길은 뚜렷한데 이후 길은 옳게 없어

대충 아래를 보고 이리 가다가, 저리 헤매다가 내려갑니다.

길 찾는다꼬 두리번거려야지, 기온은 올라가지요, 땀은 삐질삐질 나고,

산죽 이파리는 달라붙고......

 

겨우 살 만하면 또 산죽이 나타나고......

늙으막에 이 거이 무신 사서 고생이고, 나이나 적나, 쯧쯧쯧!

 

그냥 원강사 지 입구로 내려서 임도 따라 룰루랄라 휘파람 불며 터덜터덜 내리는 게 훨씬 나았겠다는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만 내가 선탁한 길이니 감수할 수밖에, 쩝!

 

한참을 헤매다가 임도가 가까워지니 다시 길이 뚜렷해집니다.

 



14: 18. 활공장 올라가는 도로 곡각 지점에 내려섰습니다.(오른쪽소나무 아래로)

당초 능선 삼거리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꼬박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거리는 반으로 줄었지만 시간은 엇비슷하게 걸렸고

힘은 두 배나 더 든 최악의 결과였습니다.

 

지도를 보니 원부춘까지 한참 더 내려가야 합니다.

1,028봉에서 고마 지통사로 째고 내리는 긴데......

 





벌개미취

 



애기똥풀


다시 꽃들을 보니 마음이 풀립니다.

 



포도알은 집들이를 했고.....

 



배도 뜨거운 햇살에 여물고....

 



세상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작은 집은 어디메뇨?

 



송엽국

 



재배를 하던데 무슨 선인장이죠?

 

14: 54. 원부춘마을 도착으로 오늘의 힘든 일정을 마감합니다.

 



딱 이맘때, 장마 시작하면 피는 꽃이 있습니다.

능소화, 이름도 예쁜 이 꽃이 우리집 마당에 한 3~40년 피어 눈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올 봄에 별세를 했습니다.

 

대신 창틀에 핀 호접란 올립니다.

왼쪽 화분 중 키 큰 넘은 4월초에, 작은 넘은 5월 말부터 한 송이씩 피어 아직 건재합니다.

오른쪽은 오월 초부터 유월 초까지 순서대로 피었습니다.

 



오늘부터 장마랍니다.

그래도 사이사이 산에는 갈 수 있겠지요?

좋은 산행 많이 하십시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16 Comments
유키  06.25 10:52  
오랜만에 올라오는 산행기가 반갑습니다
[돌쪼시(석공) 눈깝짝이부터 먼저 배운다꼬.]
이런 말 처음 접하는데 재밌습니다 ㅋㅋ
요령 부리시다가 고생하셨네요  ㅎㅎ
무사히 잘 내려오셔서 다행이고요

이쪽 표지기는 큰언니랑 라면 싸들고 가서
보살묘 앞에서 정구지 넣고 끓여먹고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는 지도를 보고 내려서다가 나 돌아갈 곳 표지기를 만나 반가운 바람에 옆에다가 나란히 매달았던 기억이 나네요.
배배 꼬인 리본 바로 펴신 아름다운 손길에
고개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강호원  06.25 13:11  
돌쪼시 눈깜짝이부터 먼저 배운다!
제 산행기에 몇 번 써묵었는디요.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옛말 항개도 안 틀립디다.
생식겁했어요.

인자 꼬치 고마 키우고 앞으로 산에 가면서 명품 산행기 자주 보기를
소원(대구 아가씨 아님)합니다.

고맙습니다.

참, 제 산행기 댓글 일등은 진주의 일원님 아니면 진영의 레테님인데
유키님이 일드응! 하셨네요.
당연히 상품은 없습니다~~~~~ 양지하시이소. ㅋ
일원  06.26 06:30  
ㅎㅎ 요즘 지가 계속해서 1등을 놓칩니다. 토욜 김해 사는 손녀들이 할배 집으로 왔길래 여기 저기 놀러 다니느라 깜박 했습니다. 이번 산행은 움직임 시간이 많아지셨군요, 아마도 멋진 풍경 사진과 이쁜 여름꽃 보여 주실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더운 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집 마당에도 능소화가 만개 했는디, 수명이 삼사십년 간다 허니 아직은 한 10년 더 지리한 장마에 눈을 즙겁게 해 줄 것 같군요, 조수미님의 노랜가요? 아침에 듣자니 기분이 상쾌해 집니다. 늘 안산과 즐산입니다~~~고맙습니다~~~
강호원  06.26 08:18  
요즘 일원 어르신께서는 손자 보는 재미에
푹 빠지셨나봅니다.ㅎ

능소화는 철망이나 담벼락 등을 감고 오르는 걸 좋아하는데 한꺼번에 떼거리로 핀 모습이 장관이지요.

흐르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수잔나와 백작부인의 이중창,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입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튼 이 노래가 교도소 마당에 울려퍼집니다.

고맙습니다.
레테  06.26 07:41  
보살묘까지 육분에 오는 줄일수있지만
위험한 구간이 두어군데 있는 모양이네예.
무사히 지나치셔서 다행입니다.

'산골편의점'
얼마전 저도 그 간판을 보고선
그 첫번째와 두번째를 궁금해 했었습니다.ㅎㅎ

내림길 그 산길은 상태가 별로인갑네예.
참고 해 두어야겠습니다.

창틀에 놓인 호접란을 한참 쳐다봅니다.
보기 참 좋네예.

무더운 날씨에 힘든 산길 엮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안산즐산 하시고예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강호원  06.26 08:22  
보살묘로 오르는 지름길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단, 하산한 1.028능선길은 말리겠습니다. ㅎ

제가 꽃을 좋아해 집 마당에도 봄부터 철따라 꽃이 피고 지고,
화분에도 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山용호  06.26 08:26  
ㅎㅎ
안그래도 각시 동부인해서 형제봉 출렁다리보러 가려고
맴먹고 있습니다만 만만찮은 길이라 갈등중입니다.
보살묘 지름길을 잘 활용함 엄청시리 단축은 가능하지만
각시한테는 고역일듯해서 고마...원부춘 미륵선원꺼정 큰길로만 숲나들이 구상중입니다.
강호원  06.26 09:12  
청학사에서 수리봉능선 형제봉 코스도 만만찮고,
강선암- 형제봉 코스도 막판 경사가 심하고,
산행 초보이신 부인과 같이 하기에는 쪼매이 거시기합니다.

원부춘에서 활공장 올라 조망 귀경하고 미륵선원(옛 상훈사)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면 그럴 듯합니다.

즐거운 산행 되시고,
고맙습니다.
지리n보이  06.26 10:53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제가 한번 가봤던 길이라 더 반갑네요
2주 흔적이 안 보이셔서 기다렸습니다 ㅎ
강호원  06.26 11:12  
수도권 산꾼들은 지리 북쪽이 접근성이 좋아
다들 그리 많이 가시는데
서선생은 형제봉도 다녀가셨군요.ㅎ

하산길 산죽만 아니어도 좀 나았을 건데
길도 없는 산죽 뚫고 나가기는 좀 지칩디다.

기다리시는 분들 생각해 거르지 않고 산행해야
되는데 이런 저런 모임과 행사에 그리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애기나리  06.26 11:03  
금농님 산행기를 보면 제가 힘이 납니다.
저도 열심히 산횅해 볼 작정입니다.
대신 고도는 조금 낮아질 것 같습니다.
강호원  06.26 11:36  
늙은이 산행기 보고 힘이 나신다니 듣던 중
반가운 말씀입니다. ㅎ

건강이 좋지 않으니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다니세요.

고맙습니다.
Zza웅이azZ  06.26 13:26  
농사 짓지 말라던 아버지께서 자주 저에게 말하셨죠!!
“께을뱅이 짐 많이 진다"

사전에 보니 "게으른 놈이 짐 많이 진다"
게으른 사람이 일하기 싫어서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려 함을 비꼬아 이르는 말.

어디 유명한 사업가가 어려운 일을 게으른 친구한테 시킨답니다~  그러면 쉽게 할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하네요!!
선배님의 그길이 나중에 지리99지도에 업데이트 될날이 오겠지요!!
강호원  06.26 13:33  
게으른 넘이 짐 마이 진다.
예부터 우리 동네에도 쓰던 속담입니다.

길 좀 줄이겠다고 질러 내리다가 생식겁한 산행이었습니다.ㅎ

고맙습니다.
옥국장  7시간전  
늙으막에 이 거이 무신 사서 고생이고, 나이나 적나, 쯧쯧쯧!
선생님이시니 가능하시지예 ㅎㅎ
후덥지근한 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꾸우뻑^&^
그러게 말입니다.ㅎ

아직 안 가본 길에 대한 욕심 더하기
거리 줄이기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까 ㅋ

항상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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