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재봉

금농 2024. 3. 5. 06:02

1, 제목: 구재봉

2, 언제: 2,024. 3. 1.(금, 쾌청인데 바람 거셈)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먹점마을- 먹점재- 활공장- 구재봉- 신촌재- 먹점마을(약 7.7km)

5, 소요시간: 3시간 42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29.- 먹점마을

   09: 00.- 먹점재

   09: 31.- 활공장(~ 09: 36.)

   10: 30.- 구재봉

   11: 25.- 신촌재

   12: 11.- 먹점마을

7, 산행소묘

 해마다 매화 필 무렵이면 먹점마을을 찾습니다.

작년에는 3월 11일에 왔었는데 올해는 2월이 따뜻해 매화가 한 보름 전부터 한창입니다.

 

08: 29. 출발합니다.

 



신촌재 조금 위에서 늦은 아침해가 떠오릅니다.

 

 

 

아주 붉은 홍매화 외에는 보통 엷은 분홍과 푸른 빛이 도는 두 가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사군자()는 한자문화권에서 매화난초국화대나무 네 가지의 식물을 일컫는 개념이다. 

각 한자를 따서 매란국죽()이라고도 부른다.

많은 꽃과 여러 식물 들중에 이들을 선택해서 학식과 인품, 덕이 높은 사람에 비유하여 '군자'라 불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네 가지 식물들의 아름다움을 높이 산 까닭도 있지만, 각각 높은 기상과 품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군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었던 유교사회에서는 

어떠한 고난과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사군자가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즉 사군자를 통해 변함없는 신념과 굽히지 않는 마음을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고아하고 탈속한 경지를 추구하고자 했기에, 많은 시조와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중 하나 이기도 하다.

 

- 위 사군자 관련 글과 아래 매화 관련 글은 인터넷 검색 -

 

 

 

먹점마을 뒤로 둘레길 임도를 따라 오릅니다.

 



분지봉

 



홍매화

 

매화나무().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꽃으로써 
이 매화는 백화가 미처 피기 전에 제일 먼저 피어나므로 ‘화형’ 또는 ‘화괴’라는 별칭으로 불려져 왔다. 
또한 봄을 가장 먼저 전해 준다고 하여 일지춘색, 철간선춘, 한향철간이라 하였고, 
춘한 속에서 홀로 핀 매화의 고고한 자태는 선비의 곧은 지조와 절개로 즐겨 비유되고 있다.

이처럼 맑은 향기와 아울러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 매화의 특징이다. 



섬진강 건너 억불봉

 



늠름한 자태의 쌍송

 



선비들은 매화의 곧고 맑은 성품을 노래한 글을 지어 일편단심으로 사무하는 임에게 자신의 간절한 심정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 때 임은 나라 또는 임금일 수도 있고 자신의 굳은 뜻일 수도 있다. 
특히 청초한 자태와 향기로 인해 매화는 아름다운 여인에 즐겨 비유되었다. 
옛 기생들의 이름에 유독 매화 ‘매’자가 많이 사용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매화가 아름다움과 함께 정절을 상징하였으므로, 
여인들은 매화와 대나무를 함께 시문한 비녀인 '매죽잠'을 즐겨 착용하였다.



이와 같은 매화의 상징성으로 인해 눈이 덮인 매화나무 가지에 처음 피는 꽃을 찾아 나서는 심매가 문인과 풍류객들의 연중행사로 정착되기도 하였다. 
범석호는 「매보」에서 천하에 으뜸가는 꽃이라 칭송하였고, 소동파는 얼음 같은 맑은 혼과 구슬처럼 깨끗한 골격이라 평하였다. 
강희안은 「양화소록」의 화목9등품론에서 국화, 대나무, 연꽃과 함께 1등으로 분류하면서 높고 뛰어난 운치를 취할만하다고 하였으며, 
같은 책의 화품평론에서 강산의 정신이 깃들고 태고의 모습이 드러난 꽃이라 표현하였다.



09: 00. 활공장으로 오르는 먹점재 삼거리입니다.

사진 찍은 위치 뒤쪽으로 직진하면 미동- 미서-대축- 입석으로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몇 년 전 미동마을 뒤쪽으로 산불이 나 벌목을 한 자리에 새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왼쪽 억불봉, 오른쪽 백운산

 



반사경이 없어........

 



09: 31. 활공장입니다.

섬진강을 거슬러 멀리 왕시루봉, 앞의 형제봉

 

바람이 거세 사진 찍는다고 내놓은 손이 금방 얼음장이 같이 차갑습니다.

 



날씨는 차지만 덕분에 오른쪽 끝에 천왕봉이 빤히 조망됩니다.

 



오른쪽에 지난 주 올랐던 칠성봉

왼쪽에서 두 번째 깃대봉

 



악양들은 봄빛이 내려 앉았습니다.

 



형제봉능선과 거사봉에서 내려오는 구재봉능선이 빙 돌아 악양들을 말굽 모양으로 감싸 안았습니다.

 



가야할 구재봉과 오른쪽 분지봉, 멀리 금오산

 





왼쪽부터 신선대, 철쭉제단, 형제봉, 활공장, 원강재, ......

 



구불 구불 저 임도를 따라 올랐습니다.

 



구재봉이 가까워지고...

 



내려갈 능선

 



이쪽 자매님들,

보스, 카르멘, 유키, 해순씨는 요즘 잘 계시는지요?

본 지가 한 삼십 년 되야 예쁜 얼굴들 다 까묵었습니다.

 

친정인 엄천 강가 동강마을에서 고추 농사, 곶감 농사로 허리 휘게 일하더니

어머니처럼 등 굽지는 않으셨는 지 걱정입니다.

 



구재봉능선 삼거리에 도착하여 몇 발자국 옮기면 금방

멋진 조망이 또 펼쳐집니다.

 



삼화실저수지

 



멀리 천왕봉에서 왼쪽으로 제석봉, 장터목, 연하봉, 촛대봉으로 주능이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중봉, 하봉,

가운데 구재봉능선 왼쪽 잘록한 회남재, 중간에 깃대봉, 오른쪽 우뚝한 칠성봉이 이어집니다.

 

장갑을 벗으면 이내 추워 손이 곱지만 조망은 그 추위를 벌충하고도 남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마다 그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등산의 묘미 중 으뜸이 조망의 즐거움입니다.

 

그 외에 같은 산이라도 철따라, 아니 일주일 사이에도 바뀌는 풍경과

봄, 여름, 가을에 피는 꽃들을 보는 낙,

가쁜 숨 몰아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중력을 거슬러 내딛으며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세속에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 줍니다.

 





전에 있었던 구재봉 육각정 주춧돌

 



10: 30. 아무도 없는 구재봉은 정상석이 무거운 지붕돌을 머리에 얹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 잔설이 올 겨울 마지막 눈이어야 할 낀데.......

이 월이 따뜻해 봄꽃이 앞다투어 피기 시작하더니 꽃샘추위에 주춤했습니다.

 



구재봉 조금 아래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먹점마을과

강 건너 백운산 연봉

 

백운산이 1,200 정도이니 고도 900을 경계로 눈이 있고, 없고가 선명합니다.

 



섬진강은 우니나라에서 한강, 낙동강, 금강에 이어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전북 진안군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임실, 순창, 곡성을 내려와 

전남 구례에서 더 내려와 화개 어름에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가르며 하동으로 내려갑니다.

 

장장 212km를 흐른 강은 광양만으로 흘러 남해가 되고 태평양으로 합류합니다.

 



구재봉을 내려선 하산길은 두어 번 오르고, 또 내리고를 반복합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가시지 않은 활공장 부근

 



11: 25.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정도인 신촌재로 내려섰습니다.

이제부터는 또 둘레길 임도 걷기입니다.

 

 

싱그런 솔밭 임도

 



서어나무를 조림을 했는지 자연산인지.....

 



다시 먹점마을로 돌아오니 매화가 반깁니다.

 

우리나라의 고시조에 나타나고 있는 꽃 중에서 매화는 도화[2]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시조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화는 우리 선인들의 드높은 기개와 굽힐 줄 모르는 지조의 상징으로 애창되어 왔고, 
다 썩은 고목에서도 봄기운이 돌면 어김없이 맑은 꽃을 피우는 신의의 벗으로 노래되어 왔다.



白雪이 ᄌᆞ자진 골에 구룸이 머흐레라
반가온 梅花ᄂᆞᆫ 어ᄂᆡ 곳에 퓌엿ᄂᆞᆫ고
夕陽에 호을노 셔셔 갈 곳 몰라 ᄒᆞ노라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물어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색(李穡, 1328~1396)

 

고려말 문신 목은 이색의 시조인데 고등학교 때 달달 외운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배우기로는 [머흐레라]는 [험하구나]였는데 위 해석은 엉뚱하네요.

 



산수유

 

생강나무꽃, 히어리와 함께 봄꽃 삼형제입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얼까싶어 묘목에 비닐 주머니를 씌웠을까?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 목 월(본명: 영종. 1,916- 1,978.)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오늘, 내일 잠깐의 추위지만 봄은 곧 올 겁니다.

 

눈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 상봉 일대는 눈천지이니,

이번 주말에 한달음에 달려가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좋은 산행 많이 하십시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4 Comments
일원  03.02 07:38  
삼일절 105주년 기념 산행? 날씨는 춥고 강풍 불어 제끼고 허지만 시계 하나는 끝내주는 3.1절 이였습니다. 오전에 고향 辰橋 가는 길 국도 2호선 지나다가 본 눈 덮인 지리산 능선은 히말라야 설산 같은 느낌에 가족들이 탄성을 질러댔지요, 올해는 먹점골 매화를 볼 수 있으려나? 둘레깋 임도가 넘 호젓하고 오늘도 울고향 진산 금오산도 보고 백운산 능선 형제봉 등 멋진 조망 많이 즐겼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안산과 즐산입니다~~~ 배경 노래를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주인공 "Pat boone" 이 불렀군요~~~
강호원  03.02 08:23  
안 그래도 삼일절이라 정상에서 대한독립만세! 삼창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미친넘 모양으로.ㅋ

금오산 볼 때마다 박선생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세찬 바람에 추웠지만 조망은
그걸 보상하고도 나머지가 있었지요.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일원님이시라
단 번에 목소리를 알아보십니다. ㅎ
팻분의 감미로운 노래는 April Love 입니다

일등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옥국장  03.04 13:14  
매화와 산수유꽃을 필두로 봄꽃들이 피는 계절에 지리산 주능선, 섬진강, 백운산 풍경이 아름다운 구재봉을 한 바퀴 도셨군요.
선생님 덕분에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강호원  03.04 13:36  
거제는 매화가 2월 초에 피었다던데
섬진강 언저리는 지금이 한창입니다.

그날 기온도 낮고 바람도 마이 불어
추웠습니다만 조망은 참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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