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큰등날봉
2, 언제: 2,024. 3. 23.(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동촌- 큰등날봉- 달드기능선- 딱바실계곡- 동촌(약 8km)
5, 소요시간: 6시간 15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45.- 휴양원
08: 12.- 등로 입구
09: 25.- 큰등능선
10: 11.- 큰등날봉(~ 10: 20.)
11: 13.- 딱바실 삼거리
12: 31.- 지능선 삼거리
12: 56.- 감투봉 삼거리
13: 44.- 사방댐
14: 00.- 휴양원
한 주 쉬고 다시 지리에 듭니다.
오늘은 봄꽃 마중 산행입니다.
07: 45. 이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출발합니다.
뒤돌아 보니 깃대봉이 아침 햇살을 받습니다.
딱바실계곡 위로 달뜨기능선이 가로지릅니다.
가운데가 올라갈 큰등날봉.
가지 끄트머리가 새벽에 내린 비를 머금었습니다.
진달래도 물방울 단장을 하고.....
히어리
새봄의 노란꽃 삼형제 산수유, 생강나무꽃, 그리고 요놈입니다.
히어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봄의 왈츠가 들리는 듯합니다.
버들강생이
산괴불주머니
전에 없던 안내판이 섰네요.
매우 위험한 길을 나중에 내려올 겁니다. ㅎ
反影(반영)
사방댐이 산을 품었습니다.
08: 12. 사방댐 등로 입구입니다.
여기에도 낡아 글이 잘 보이지 않던 표지판을 갈았습니다.
산객이 제법 찾는 모양입니다.
한데 제목부터 오타가 났군요. ㅋ
그리고 거리 표시도 여엉 엉뚱합니다.
표기대로라면 오늘 제가 걷는 길이 15.6km가 되는데 그 반 정도입니다.
큰등날봉에 대해서 전에도 궁금했습니다.
등
- 1.명사 사람이나 동물의 몸통에서 가슴과 배의 반대쪽 부분.
- 2.명사 물체의 위쪽이나 바깥쪽에 볼록하게 내민 부분.
-
진달래가 곱게 피었습니다.
소월의 시 영변의 약산 진달래는 어떨까요?
지금은 핵 실험장이 있다던가?
지금은 갈 수 없는 저 북녘 땅, 머나먼 곳이라 시기는 아직 이르겠지요?
달뜨기능선 위로 해가 떠오릅니다.
생강나무꽃
줄기나 잎을 씹으면 생강 냄새가 납니다.
미 투우~~~~
09: 25. 큰등능선에 올랐습니다.
이 오름길, 사방댐(고도 300)에서 초반부터 급경사라 장딴지 힘 좀 쓰고 오르는데
여기(750)에서 앞으로 고도를 250을 더 올려야 합니다.
큰등날봉에서 782봉 거쳐 [바위] 부근에서 사방댐 왼쪽 위 악대실골로 떨어지는 능선이
큰등능선인 것 같습니다.
등날
- 1.명사 등마루의 날카롭게 선 줄.
- 2.명사 검의 마루 쪽에 세운 날.
-
- 1.명사 척추뼈가 있는 두두룩하게 줄진 곳.
- 2.명사 산이나 파도 따위의 두두룩한 부분.
종합하면 바위 부근이 능선의 등 부분, 즉 큰등쯤 되겠고,
이 능선의 날머리가 큰 등의 날머리 봉우리, 큰등 날봉이 된 것 같습니다.
한편 청계저수지나 석대산능선 쪽에서 보면 큰등날봉 자체가 달뜨기능선에서
우뚝 솟은 등날 같이 보이기도 해서
큰 등날 봉우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안 그래도 나이 묵어 머리 숱도 없는 데 괜히 씰데읎는 생각을.......
고도가 800을 넘기니 상봉, 중봉, 하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남쪽 사면인데도 아직 잔설이 남았습니다.
상봉 옆, 용추골 상부와 중봉과 하봉헬기장 사이 조개골 최상부에는 적설이 더 많네요.
북쪽 칠선계곡 방향은 눈이 많이 남았겠습니다.
한 이삼 년 상봉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멀리서나마 望智異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그리운 이름들입니다.
티나는 산나그네 백남오 작가의 부인,
백교수님은 요즘 산에도 안 가시는지 기척이 없고,
다우 서영도 선생은 전에는 멋지고 해학적인 문장의 탐구 산행기나 여행기로 우리를
즐겁게 하였는데 요즈음 건강이 좋지 않아 뜸합니다.
센드빅과 귀소본능은 두문불출,
[수야] 심재수 선생은 한때 수려하고 감성적인 문장의 산행기로 많은 독자의 총애를 받았는데.
생업에 분주해 글을 볼 수 없어 많이 아쉽습니다.
잠시 숨 좀 돌리고
10: 20. 진행합니다. 달뜨기능선 걷기입니다.
석대산에도 지금 진달래가 한창이겠지요.
작년엔 4월 1일에 진달래 보러 갔는데 올해는 2월이 따뜻해 조금 일찍 피었을 겁니다.
이 조망처에서 몇 미터 더 진행하면, 남쪽 조망이 트입니다.
멀리 상봉과 지리산 연봉.
바로 앞은 감투봉에서 동촌마을로 내려가는 능선.
오른쪽 잘록한 밤머리재 뒤로 뾰족한 필봉과 왕산,
왼쪽으로 도토리봉, 깃대봉,
멀리 왕등습지에서 고동재로 내려가는 능선.
아래는 홍계리 서촌, 상촌마을이 보입니다.
지리산 주능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지능선들
바로 앞에 감투봉
위 지도 990봉을 우회하는 굵은 청색 길을 따르면 위 조망처가 없습니다.
11: 13. 딱바실 삼거리입니다.
아주 예전에는 이 길이 딱바실계곡의 주 등로였는데(등로 실선도 굵고) 근년에 묵어 표지목도 없어지고
더 진행하여 지능선을 타고 내리는 길로 안내하였습니다.
새 이정목을 세웠으니 산길을 새로 정비했나?
하고 내려갑니다.
죽을 줄도 모르고.
위 지도의 916봉 지나서 [딱바실골 이정표] 포인트에서 지능을 타고 내리는 게 근년의 하산길이었습니다.
아니면 마근담봉에서 감투봉으로 내려가 [갈림길]에서 내리든지.
초반부터 길도 없고 중돌, 잔돌 등 돌 투성이 길입니다.
왕시루봉 아래 느진목재에서 용소골로 내리는 길과 엇비슷합니다.
뽓때 장선생도 이 험한 길을 오르셨네예.
표지기 몇 개가 전부 아래에서 오름길에 붙인 겁니다.
장선생은 거제의 모 조선소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또 한 2년 촉탁근무를 더 하다가
지난 연말에 완전히 나왔습니다.
기술을 인정 받아 지금 제2의 인생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조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노리에 복 받았습니다.
복 받으려면 평소에 덕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계곡 가에 숯가마 터가 여러 개 보입니다.
예전에 이 골짝에서 숯을 구워 내다 판 모양입니다.
숯가마 터 흔적
이 길 아주 오래전에 올랐든지 내린 적이 있는데,
그땐 산행기를 안 쓸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지리산 다닌 지가 50년도 훌쩍 넘었으니.....
이런 너덜겅을 몇 개 가로지릅니다.
예전에 사람이 많이 다닐 때에는 길 흔적이 뚜렷했을 터이지만 이제 발길이 끊기니
발 디딜 곳을 찾느라 헤맵니다.
나이 들어 균형잡기도 어렵고.
12: 31. 우여곡절 끝에 겨우 겨우 더듬고 기어서 내린 끝에
지능선 삼거리에 내려섰습니다.
1km 남짓 짧은 거리인데 1시간 2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능선의 딱바실골 새 표지목 무거운 것 짊어지고 올라가 세운다고 고생은 했습니다만,
차리리 전 번처럼 없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씰데없이 세워서 애먼 사람 고생 시키지 말고.
능선 입구에서 지능선 삼거리까지 딱바실골 본류는 등산로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현호색
잎을 보면 빗살 같이 갈라졌다고 빗살현호색인 것 같습니다.
물빛도 봄을 머금었습니다.
12: 56. 계곡 건너면 감투봉으로 오르는 길이 이어집니다.
닥나무가 많아 닥밭골(실), 하다가 음이 경화되어 딱밭실, 발음하기 좋게 티읕을 버리고
딱바실로 변이 된 것 같습니다.
삼거리 이후 길이 넓어진 걸 보면 옛날 산판도로인 것 같습니다.
목재, 숯 등을 나르려고 우마차가 다니던.
현호색도 종류가 많습니다.
요놈은 각시현호색,수염현호색, 왜현호색과 잎이 비슷하네요.
잔털제비꽃
13: 44. 드디어 사방댐입니다.
오후엔 기온이 많이 올라 봄기운이 물씬 납니다.
히어리
14: 00. 아침에 출발하였던 휴양원 도착으로 오늘의 험난했던 산행을 마감합니다.
무르익어 가는 봄날에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산꾼이라면 산행은 필수입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부록
며칠 전 꽃샘추위로 아침기온이 영하 4도로 떨어지더니
목련이 한참 피다가 얼어 죽었습니다.
오호 哀裁라~~~
우리집의 봄. 긴기아나와 신비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