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차일봉
2, 언제: 2,024. 5. 25.(토, 흐림)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성삼재- 대간길- 차일봉- 무넹기- 노고단고개- 대피소- 성삼재(약 5.8km)
5, 소요시간: 4시간
6, 시간대 별 구간
07: 50.- 성삼재 주차장
08: 45.- 우번암 삼거리
09: 13.- 종석대
09: 43.- 등로
10: 09.- 송신탑 삼거리
10: 37- 노고단고개
10: 51.- 대피소
11: 50.- 성삼제
7, 산행소묘
지난 주 [산정무한] 행사 때는 산행을 하지 않아 두 주 만에 지리에 듭니다.
둘째 주 바래봉에 이어.
禪雲寺 고랑으로
禪雲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읍디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선운사 동백을 때가 일러 보지 못했는데
바래봉 철쭉은 기온 상승으로 개화가 앞당겨지는 바람에 놓쳤고,
오늘의 산행 목적 꽃은 어떨랑가 모르겠습니다.
구례 방향이 흐릿합니다.
아래 속세에는 구름이 없고 흐리기만 했는데,
시암재에 서니 높은 곳은 구름이 머물렀습니다.
고리봉, 만복대 방향을 五里霧中(오리무중)입니다.
작년 6월 4일은 이랬습니다.
오늘 산행은 조망이 없어 땅만 보게 생겼습니다.
07: 50. 함박꽃나무가 필동 말동 하는 성삼재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탐방안내소를 보니 문이 닫혀 있어 신발 씻는 곳에서 바로 위로 급히 오릅니다.
이른바 백두대간길입니다.
노린재나무꽃이 구름이 넘실거리니 비 맞은 꼴로 젖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큰앵초가 맛보기로 오름길에 딱 한 개체
산죽도 꽃이 피면 대나무와 같이 죽습니다.
고도가 높아져 조망이 트였는데 운해가 넘실거립니다.
반야봉이 구름 위에 떴습니다.
가야할 오른쪽 종석대와 가운데 노고단
털개회나무
꽃개회나무와 꽃이 같아 헷갈리기 쉬운데
지난해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면, 털개회나무, 올해 새 가지에서 피면
꽃개회나무
향이 참 좋은데 아직 덜 피어 가까이 코를 대야 조금 납니다.
08: 45. 우번암 내려가는 삼거리입니다.
" 고도 800에 자리 잡은 ‘상선암’. 신라의 도승 우번 조사가 젊은 시절 이곳에서 9년 동안 좌선수도를 하다가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에 이끌려 종석대를 향하여 따라 나섰다는 전설속의 암자.
지척에 있는 1200 고지의 ‘우번대’. 다시 전설은 이어진다.
여인을 따라나선 우번이 정상에 닿자 앞서 가던 여인은 사라지고 난데없는 관세음보살이 위엄스레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관세음이 도심을 시험하기 위해 미녀로 변신한 것임을 깨닫는다.
참회하는 순간, 보살은 간 곳이 없고 큰 바위만 우뚝 서 있다. "
- 산나그네님의 종석대의 종소리 -
이곳에서 종석대까지 능선 구간을 구례쪽이나 서북능선에서 보면,
햇볕을 가리는 遮日(차일), 즉 천막을 닮아 차일봉이라 부릅니다.
이 정도 보이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입니다.
구름모자를 쓴 차일봉능선
예전에는 화엄사 입구 사하촌, 상가 앞에서 차일봉능선을 따라 올랐는데,
이제 엄두도 못 낼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에 엄지손톱 만큼 나온 고리봉과 뒤에 만복대
노린재나무
뒤돌아 본 능선
종석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덩달아 노고단도 가까워지고.
붉은병꽃나무
이 구간은 노린재나무와 붉은 병꽃나무가 지천입니다.
희한하게 두 나무가 개화 시기가 똑 같습니다.
딱 절정기에 왔습니다.
09: 13. 종석대입니다.
잘록한 코재 양쪽으로 구름이 넘나듭니다.
반야봉은 아직 흐릿하고
"수도가 크게 부족함을 깨달은 우번은 바위 밑에 토굴을 파고 다시 정진을 시작한다.
수년 후 도통 성불하여 이름난 도승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토굴자리를 ‘우번대’라 부르게 되었다.
도통하는 순간에 신비로운 석종 소리가 홀연히 들려왔다하여 ‘종석대’라고도 한다. "
- 산나그네님 종석대의 종소리 -
이제 내려갑니다.
뒤돌아 본 종석대의 위용
씀바귀
잎이 무성하니,
족두리풀 꽃이 단체로 피었습니다.
요놈들은 부끄러워 꽃을 위로 밀어 올리지 못하고 아래 낙엽 속에 숨어서 핍니다.(헤쳐야 보임)
수정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당연히 날아다니는 벌이나 나비는 못 찾아 안 되고,
땅을 기는 개미 등을 매개로 수정을 합니다.
09: 43. 정규 등로로 나왔습니다.
화엄사계곡도 흐리긴 마찬가지고.
붓꽃을 보고
09: 46. 무넹기에서 도로를 버리고 인적 없는 옛길로 접어듭니다.
첫 번째 조망바위 부근에 항상 몇 그루 있는 마가목이 꽃을 피웠는데
끝물입니다.
곧 지겠습니다.
뒤돌아 본 종석대
10: 09. 다시 도로로 나오니 대피소에서 올라오던 유산객이 놀라 쳐다봅니다.
거기에도 길이 있어요?
아..... 예에..... 얼버무립니다.
쥐오줌풀에 손님이....
전에는 위 지도 전망대에서 오른쪽 문수대 가는 길로 가다가 도로 끝 지점인 중계소를 왼쪽으로 돌아
노고단으로 바로 올랐는데,
오늘은 조망 불가라 볼 것이 없어 도로를 그대로 따라 노고단고개로 향합니다.
미나리아재비
큰앵초
오늘의 주인공 요놈을 보러 왔습니다.
아래는 다 큰앵초입니다.
노고단 주변에 이맘때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6월 4일 올해보다 열흘쯤 뒤에 왔는데 올해는 어떨랑가 긴가민가했는데,
기온이 높아 지금이 한창이네요.
복 받았습니다.
이층집
앵초, 설앵초, 큰앵초가 있는데
잎 모양이 다 다릅니다.
큰앵초는 잎이 단풍 모양이고 꽃 가운데가 노랗습니다.
고산지대, 습기가 적당히 있고 그늘진 곳에 핍니다.
삼층집
설앵초는 고산지대 바위틈에 자랍니다.
특히 통신골의 설앵초는 객꾼을 비롯한 마니아가 많습니다.
다세대주택
그냥 앵초는 산이나 들의 습지, 풀밭에 자랍니다.
참꽃마리
민들레
미나래아재비를 접사로
10: 37. 노고단고개에 닿았습니다.
사람이 많아 노고단 정상에 못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노고단
반야봉은 아직 흐릿하고
상봉은 당연히 안 보이고.
내려갑니다.
지름길을 이제 열었군요.
10: 51. 대피소 공사는 얼추 다 된 모양입니다.
일별하고 내려갑니다.
피나물
매미꽃과 닮았는데.....
둘 다 줄기를 꺾으면 피 같은 빨간 즙이 나옵니다
졸방제비꽃
삼삼오오, 손에 손 잡고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젊은 사람은 젊음의 풋풋하고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어 예쁘고,
등 굽은 어르신들은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서로 의지하며 지리산을 느끼러 오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압권은 시각장애인이 도우미의 손을 잡고 천천히 노고단을 향해 오르는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보지는 못하지만 지리산의 소리나 내음을 맡으러 오셨습니다.
저도 늙어가지만 위의 어르신들보다는 아직 걸을 만하고 두 눈으로 경치나 꽃을 감상하는 저는,
아주 행복한 사람입니다.
벌깨덩굴
함박꽃나무에도 손님이.....
11: 50.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조망이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지금 피는 초여름의 아름다운 꽃들을 실컷 감상한,
복된 산행이었습니다.
중계소- 노고단- 노고단고개 삼각형 길은 지난 산행 트랙과 겹쳐 있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좋은 계절에 아름다운 산행 많이 하십시오.
琴 農 姜 鎬 元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