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바래봉
2, 언제: 2,024. 5. 13.(토, 대체로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용산- 운지사길- 바래봉- 팔랑치- 산덕임도- 용산(약 11.5km)
5, 소요시간: 5시간 15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35.- 용산 주차장
07: 55.- 운지사
08: 16.- 철망
09: 10.- 임도
19: 48.- 바래봉
10: 35.- 팔랑치
10: 46.- 핼기장(~ 10: 55.)
11: 43.- 임도
12: 50.- 주차장
7, 산행소묘
지구 온난화로 봄이 빨리 옵니다.
따라서 개화 시기도 당겨집니다.
하얀 쌀을 닮은 이팝나무가 반깁니다.
지리산허브밸리
07: 35.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절 입구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정규 등로입니다.
07: 55. 운지사로 들어갑니다.
초파일을 나흘 앞둔 절집은 연등이 줄줄 섰습니다.
운지사
불두화
수국과 꽃이 비슷한데 잎이 세 갈래로 갈라졌습니다.
숲속 길을 조금 오르면, 길이 나뉩니다.
왼쪽 가파른 능선으로 붙는 길이 [운지사길]로 많이 다니는 등로입니다.
상태도 아주 좋은 편입니다.
한데 오늘은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섭니다.
이 나이에도 호기심이 발동을 합니다.
그럭저럭 좋던 길이,
08: 16. 이 철망을 만납니다.
예전에 바래봉 주변에 면양을 키울 때 친 철망입니다.
바래봉동릉이나 팔랑골 오름길에도 볼 수 있습니다.
철망을 오른쪽으로 돌아 오릅니다.
이후 길은 산죽이 가로막습니다.
겨우 산죽 구간이 끝나니
펑퍼짐한 건계곡인데 길도 옳게 보이지 않아 대충 위쪽을 가늠하고 오릅니다.
나이 들어도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게 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오늘 처음 걷는 이 길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거라 믿고. ㅎ
계곡을 버리고 왼쪽 지능으로 붙으니,
08: 44. 지도에 [묘]로 표기된 곳입니다.
명당 찾아 높은 곳에 산소를 썼는데 세월이 흐르니 관리하는 후손이 없어 묵어
무연고 묘로 전락했습니다.
교통 좋은 곳이 명당이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다시 철조망을 만나고
길은 코 앞으로 바짝 곧추섭니다.
스틱으로 균형 잡기가 어려워 거의 네 발로 엉금엉금 철조망도 잡고 나뭇가지도 잡고 힘겹게 오릅니다.
막판 경사가 천왕샘에서 상봉 오르는 막판 지옥의 길과 어금버금입니다.
하지만 기온도 낮고 바람도 불어 땀은 그리 나지 않습니다,
아직은 심폐기능이 괜찮은 편인가 오르막이 내리막 보다 편합니다.
무릎이 안 좋아 급경사 내리막은 거북이 걸음이지만.
09: 10. 임도로 나왔습니다. 요리로.
제비꽃
고도 4~500의 드넓은 운봉고원
오른쪽 운봉읍과 왼쪽 멀리 남원시
바래봉샘은 항상 콸콸~~~~
한 바가지 떠서 목을 축이고 오릅니다.
지난 달 서룡산 산행 때 투구봉 바로 앞에 삼봉산이 보이기에 다음 산행지로 선택했는데,
결과는 철쭉산행은 패착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5월 13일에 바래봉을 왔었는데
그때는 정상 아래는 한창이었는데 오늘은 거의 다 졌습니다.
그동안 봄비가 잦았고 며칠 전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쳐
안 그래도 바람 센 바래봉의 철쭉이 일찍 별세했나 봅니다.
09: 48. 바래봉
정상은 인증샷 줄이 길게 늘어 섰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래봉 바람은 세찹니다.
아래 팔랑마을이 보이고 건너편에 빗기재와 왼쪽 삼정산, 오른쪽 영원봉
왼쪽 반야봉도 구름이 머물렀고
성삼재에서 내려오는 서북능선이 장쾌하게 흐릅니다.
가운데 부운치 위 헬기장, 그 뒤에 볼록한 세걸산,
오른쪽 고리봉, 그리고 그 뒤로 만복대까지 조망이 됩니다.
쾌청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복 받은 날씨입니다.
서북능선
멀리 상봉은 여전히 구름이 내려앉았습니다.
바로 앞은 삼정산
바래봉동릉이 내려가고 건너편에 지난 번에 두 주 연속 올랐던 앞의 서룡산과 뒤에 삼봉산
삼봉산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능선 가운데 잘록한 등구재, 오른쪽으로 백운산과 금대산
왼쪽 멀리 오봉산
팔랑치로 갑니다.
백과 홍의 조화
산철쭉
공안제, 덕산제, 멀리 고기리 방향
벌깨덩굴
10: 36. 팔랑치에 닿았습니다.

세걸산동릉 맨 끝머리에 하부운 마을

바래봉 철쭉 중에서 팔랑치의 산철쭉군락이 최고인데 시기를 놓쳐 아쉽게 되었습니다.
세상사가 마음대로 뜻대로 되는 게 아닙니다.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10: 46. 헬기장
뒤돌아 본 바래봉

서북능선은 바야흐로 신록, 그 자체입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아기 때가 다 예쁘듯이,
식물들도 가을에 잎을 떨구고 죽은 듯이 움츠려 있다가
다시 새봄이 오면 정신을 차려 기지개를 켜면서 새 잎을 밀어 올리는 계절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토요일이면 다시 볼 지리99 운영진의 [봄이]님이 닉네임을 그리 지었답니다.
10: 55. 헬기장을 내려섭니다.

내려서는데,
저를 보고 지리99 강 모씨 아닙니까? 묻습니다.
예, 맞습니다.
전에 광양에서 근무하면서 지리산 많이 다니고 제 산행기도 많이 봤다고 합니다.
닉네임을 물으니 [지산지기]라고 합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백운, 배재길 등 순천, 여수, 광양의 전남동부팀과 산행을 많이 했습니다. 하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직장을 조기 퇴직하고 자전거에 빠져 몇 년간 전국을 섭렵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통영에 거주하는데 다시 지리산으로 돌아왔답니다.

활엽수도 새로 돋은 신록이라 푸르고,
소나무는 겨우내 버틴 보람이 있어 봄기운을 받아 새 잎을 내고 더욱 힘을 얻습니다.

11;43. 다시 산덕임도로 내려섰습니다.
왼쪽으로 돌아 나가면 부운치 올라가는 삼거리, 그리고 세동치 삼거리로 이어집니다.

뽀리뱅이

임도 차단기를 지나 조금 내려가면
산덕 가는 길, 연이어 삼거리가 나오는데 7년 전 2월에는 오른쪽 임도를 따라 천불사로 갔습니다.
한데, 오늘은 삼거리에서 산소 정비를 하던 아주머니가 곧장 바로 내려가면 용산으로 간다기에
무심코 직진을 했습니다. 중간에 오른쪽으로 연결되는 농로가 있는 줄 알았더니......
결과는 한참 돌았습니다,
저 아래 운봉중학교에서 다시 거슬러 올라야 했으니.

찔레꽃
하아야안 꼬옻 찔레꼬옻 순박한 꽃 찔레꼬옻~~~~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으르래서어 우울어었지이 목 놓아 울었지이~~~~
찔레는 흰색입니다.
찔레꽃 붉게 피이이는 남쪽나라 내 고오오햐야앙~~~
의 찔레꽃은 해당화를 두고 지은 노랫말인 것 같습니다.

패랭이꽃

웬 구절초가 요즈음 피나 했습니다.
아래 꽃보다는 조금 작은데 같은 종류입니까?

불란서국화
구절초는 잎이 쑥처럼 생겼지요.
얘는 쑥부쟁이 잎과 닮았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인데 요놈이 무엇인고???
꽃인가? 작믈인가?

고도 500이 넘는 운봉고원인데 벌써 모를 냈습니다.

아까시나무꽃이 지금 막 피기 시작합니다.
향이 참 좋은데 덜 피어 코를 대야 겨우 납니다.

모를 낼 논인데 엊그제 비가 많이 와 저수지처럼 물이 찰랑거립니다.
이앙기가 들어서려면 물을 좀 빼야겠습니다.

양파와 마늘, 그리고 감자
농가의 일용할 양식과 양념 작물들입니다.

작약
12: 50.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
가정의 달입니다.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고 신록의 계절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할배
얼굴이 좌우 대칭이 되어야 예쁘다 했는데....
한때 고왔던 얼굴이 4분의 3세기를 살면서 나이 묵응께 요로코롬 비대칭으로 변했습니다.
그래도 반사경 사진 중에서는 잘 나온 편입니다. ㅋ
5월은 산정무한의 달입니다.
18일 지리산 롯지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