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식의 도리

금농 2024. 7. 10. 08:05




아버지의 낡은 주판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직장 생활 32년...제가 살아온 25년의 인생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지금은 디지털 시대에 밀려서 책상서랍 조차도 허락지 않았던 주판이지만...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속에서 아버지의 젊은날과 지금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참을수 없는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립니다...




아버지께선 평생을 집안의 맏이로써의 책임감을 끌어안고 살아오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당하셔야 했던 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그렇지만...어린 자식들이 혹시나 집안일로 걱정할까봐...



학업에 지장될까봐 그 힘든 얘기들을 한번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당신만이...다 끌어안고 사셨고...모진 고통들을 혼자서만 감당하셨습니다...



아들인 제가...그걸 왜 몰랐겠습니까...



알고 있었지만...그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지만....감히 표현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내 위치에서 꿋꿋하게 생활하는게....



아버지의 짐의 무게를 덜어 드리는 것이었으니까...



그것만이 제가 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2006년도 학사일정이 모두 끝난 12월말...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건설현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아직은 가진것이라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강한 신체뿐이기에...



그렇게 겨울을 시작하였습니다...



일자리보다 일꾼이 많은 겨울의 현장은 살아남기 위한 일꾼들의 전쟁터가 됩니다...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만이 다음날 일을 나갈수가 있었습니다...



날마다 살을 애는 듯한 바람과 싸워야만 했고...장갑을 두 개씩 끼어도 손가락이



얼어서 터져버릴 것만 같은 고통을 참고 견뎌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참을수가 있었습니다...



감히...아버지께서 감당하셨던 그 무거웠던 짐과는 비교조차 할수없었기에...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렇게 나 스스로를 채찍질 하며 겨울을 보내었습니다...











오늘은 아버지께 전하지 못한 많은 얘기를 이렇게 글로써 대신하려합니다...



당신의 아들이 이제 그 짐을 덜어드리고 대신 짊어지고 가겠다고...



아버지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 걷는 아들이 되겠다고...








 
 23 Comments
바바  2007.03.06 07:40  
호원형님과 형수님은 행복한 분들이십니다. 용장밑에 졸장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아드님의 생각이 너무 가상합니다. 제 아들도 더도말고 덜도 말고 호원형님 아드님처럼만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슴이 따뜻한 날입니다. 행복하십시오.
가객  2007.03.06 05:02  
이 웬지 남의 아들 같지가 않습니다. 강선생 참으로 든든하시겠습니다. 남의자식 같지않은 또 하나의 장한 아들! 윤장호 병장의 비보에 요 몇일 참 많이 울었습니다.
裵在吉  2007.03.06 06:47  
가슴이 찡한 글을 보니~~ 형님은 든든하겠읍니다...... 사회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지금 마음이 항상 부모님과 함께 하시길~~~~~~~
장터  2007.03.06 00:49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밤새 울었듯이 호원님은 어쩜 영혼까지 순수할것 같은 아드님을 품고 계셨네요 낡디 낡아서 하나씩 이가빠져 버린듯 허물어져 가는 주판을 보니 아드님이 하나씩 새로움을 배울때마다 주판알도 하나씩 빠져 나가서 또 다른 세상에 꼭 필요한 건장한 청년을 탄생 시켰네요 지리산을 이리저리 보름달 보다 더 환한 웃음가득한 얼굴로 누비시고 지리구구에 무안한 관심으로 뭇 답글을 구수한 사투리로 버무려 후배들에게 용기 주시고 다독여 주시던 호원님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그런 호원님을 닮았을 아드님 역시 아버님의 마음을 헤아려 지리에 또 많은 아버님을 존경하고 따르시는 후배들에게 훌륭한 아버님을 저 무궁무진한 신비를 담고 버티고 있는 저 지리산의 산꾼 아버지의 아들임을 오래도록 기억 하겠습니다
知足  2007.03.05 15:12  
아버지를 많이 닮으셨네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소원★  2007.03.05 15:19  
부럽습니다. 이런 아들의 아버님
처마  2007.03.05 15:27  
가슴 아려옵니다 그래도 아버님은 행복할거라 생각듭니다 이렇게 훌쩍 커버린 아들 모습보면, 표현은 못해도 속깊은 아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우시겠습니다 내 아들도 그러려나?
심마니  2007.03.05 15:53  
전에도 자제분의 글을 통해 성품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자식은 전생의 빚쟁이다." 이란 옛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부전자전이 아닐 수 없군요. 님,화이팅입니다. 덧붙혀 栢兪之泣 이란 고사성어를 항상 잊지 마십시오.
유님  2007.03.05 16:13  
흐뭇합니다. 찔기디 찔긴 나이키가 다 헤이도록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산꾼아들~ 멋집니다. 대한민국의 밝은 내일이 보입니다. 심마니님께오서 아무래도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시는 모양입니다.^^
유랑자  2007.03.05 16:21  
저런 아들을 두셨는데 세상에 뭐가 부러울게 있을까요? 호원형, 한없이 부럽게만 느껴집니다. 진주 사돈께서도 엄청시리 좋아하시네..
이장  2007.03.05 16:25  
지난밤 성난 짐승마냥 비바람이 들이치더만 오늘은 따스한 바람에 약간에 쌀쌀함을 느끼게 하는게 아직은 겨울이 아니갔음을 통보하는가 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다르고 고맙고 힘들고 감내하기 힘들거같지만 지나면 다 아련한 삶인걸요 호원님에 맑은 모습이나 형수님에 따스함이 그대로 유전되였군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산꾼의 아드님 고맙기도 하구요 아인쉬타인과 마릴린몬로에 이야기가 우찌 생각이날꼬... 형님 몬로에 말대로 된거 맞습니다 확실히 보장합니다
臥雲  2007.03.05 17:28  
가슴한쪽이 찡하니..... 회장님이 부럽습니다. 회장님은 부자이십니다. 아들이 있어 부자가 아니라 이리도 든든한 반석같은 아드님이 있어서... 산꾼아들님 화이팅입니다. *^^*
진주아재  2007.03.05 17:30  
아버지가 너무 부럽습니다. 이렇게 훌륭히 자라준 아드님도 멋지고 정말 따스한 온기가 가슴을 따스히 합니다. 온가족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시길.........
산신세  2007.03.05 18:06  
산꾼아들님 강호원님 화이팅입니다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부럽습니다
임우식  2007.03.05 18:12  
부전 자전이라는 말이 헛 말이 아니군요...
물깃  2007.03.05 21:20  
호원형님 부럽습니다. 가내 행복만 그윽하시길 기원합니다.
야호夜虎  2007.03.06 08:48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 하는데 평소 거울관리를 잘하셨네요. 좋은 아들두셨음을 축하드립니다.
장당골백곰  2007.03.06 10:26  
이래 멋진 아들 보고 사돈 삼자는 사람 없네.ㅎㅎㅎ 잘생기고, 믿음직하고, 심성까지 착한 아드님을 둬서 마음 든든하겠습니다.
草地  2007.03.06 11:28  
부모님의 성품이 눈에 그려 집니다. 지금 맘 변치말고... 호원햄 부럽습니다.
들꽃편지  2007.03.06 13:43  
뭉클해집니다... 참! 건강하고 밝은 맘때문에 어려운 맘도 잘 참고 이겨내시리라 분명히 믿습니다. 모든 일 밝고 맘 편하신 곳으로 생각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고 든든한 아들의 후광만으로도 맘이 뿌듯해 집니다. 어둠 속에도 희망이 반드시 숨어 있을 것입니다. 늘 화이팅 하시길 꼭!바랍니다... ^^
知山知己  2007.03.06 20:17  
저 역시 장성한 두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가슴이 찡하고 코끝이 시큰합니다. 가 "가정이여, 그대는 도덕의 학교이다."라고 했다지요. 강호원님이 부모님께 하신 효도를 보고 자라서 그러리라 믿어집니다. 반듯하게 잘 자란 아드님을 보니 장래가 아주 밝아 보여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기쁜인연  2007.03.07 07:44  
.......................................!
청산  2007.03.08 01:37  
有口無言 입니다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맙습니다.  (0) 2024.07.10
귀향  (0) 2024.07.10
상무주암  (2) 2024.07.02
山有花(이영숙)님을 추모하며  (0) 2024.06.22
삼신봉  (1)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