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귀향

금농 2024. 7. 10. 08:06
出家(출가)



2002년 3월...



태어나 20년을 살아온 함안을 떠나 경북 경산에서 대학생활을 시작 했습니다



비록 내가 원하던 학교와 학과는 아니었지만 재수보단 대학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그 시절 제 꿈은 체육교사였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3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체대입시학원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체력의 한계를 뛰어 넘기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이었고



1년 이상씩 준비를 해온 체대 입시생들을 이긴다는건 사실상 불가능 했습니다



태어나 처음 맛본 패배의 쓴잔... 그렇지만 그 때의 실패가 좋은 경험이 되어서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기억하는 대학 새내기의 1년은 그 어떤 해보다



즐겁고 추억이 많은 한해 였습니다.












入隊(입대)



2003년 3월 13일



마산역 앞에서 논산으로 향하는 입대버스를 타고 다시금 고향을 떠났습니다.



버스가 눈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모습을 끝까지 쳐다보고 계시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가 있었습니다. 비록 자식 앞에서 눈물을 보이시진



않으셨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을 어머니입니다.



6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4주간의 후반기 교육을 거쳐 강원도 고성에 자대를



배치 받았습니다. 내심 고향과 가까운 곳에 배치를 받기를 기대했었던 터라



처음엔 낙심도 많이 되고 눈물도 많이 나곤 했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갈수록



군생활에 적응을 해나갔고 부대에서 인정받는 사병이 되었습니다.



야간 근무를 나갈 때면 쏟아지듯이 수많았던 별들이 너무 좋았고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마음속 소원을 빌어보곤 했었던 그곳에서의 생활이 지금도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렇게 2년여의 군생활을 마치고 무사히 제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復學(복학)



2005년 4월



군 제대 이후 복학하기 전까지 10개월동안 가스충전소에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가정용 프로판 가스를 배달을 하기도 하고 차량용 부탄 가스를 충전하는 일도 겸했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현장에서 직접 뛰며 일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기도 했었지만



할머니께 한달에 한번씩 용돈 드리는 일이 저에겐 너무도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2006년 3월



복학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 하나를 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벌어서 생활하자 집에는 손벌리지 말자”



물론 대학 4년동안 부모님께서 등록금을 많이 보태어 주셨지만 매 학기 방학마다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PC조립 아르바이트로도 생활비를



충분히 벌수가 있었습니다. 복학 첫해 성적우수 전액 장학금을 받았을 때가 대학 생활중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 순간입니다.



사실 부모님께서는 제가 무슨 아르바이트를 했는지 자세하게는 모르십니다.



그냥 인테리어 리모델링 하는 업체에서 방학마다 보조업무를 담당했던 정도로만



알고 계십니다. 지금에 와서 고백하지만 하루 5~6만원짜리 흔히들 말하는 노가다 잡부일도



많이 했었지만 철거현장에서 하루 18만원짜리 일도 해봤고 17시간동안 쉬지 않고



작업을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고되고 견디기 힘든 일이었지만 그때의 경험으로



힘들게 일해서 벌은 돈의 가치가 어떠한지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就業(취업) 그리고 歸鄕(귀향)




경영학을 전공하였지만 PC에 관해서는 그 어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취업을 그쪽으로 준비를 했었지만 대졸학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은 얼마 되질 않았습니다.



1년간 30개나 넘는 곳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최종합격까지 받고도 입사가



취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를 하지 않고 이력서를 다시 또



고치고 다듬으면서 취업을 준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고향 함안에 있는



건설회사에 사무직으로 취업을 하게 되어 내달 2일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7년만에 귀향입니다. 20살 앳된 얼굴로 고향을 떠났던 작은 아들이 이제 다 큰



청년이 되어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맛있는 밥을 매일 먹을 수가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24 Comments
윤숙  2010.02.26 22:20  
너무나 부럽습니다 든든한 아들 누가데리고 갈련지 장모는 복받았읍니다 친구야 밥 안먹어도 배가부를것같다 함안의 인물이다 형순 동규
바바  2009.01.21 08:30  
귀향을 축하드립니다. 흑백사진속 가족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호원형님과 형수님은 복받으신겁니다. ㅎ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밥 매일 많이 드시고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호원형님! 형수님! 건강하십시오. ㅎ
다우  2009.01.21 17:38  
호원선배님 클릭을 잘못하는 바람에 댓글이 날라가보려 댓글 다시 달아보기는 처음입니다...ㅎㅎ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중의 하나가 자식농사인데 올곧은 정신의 아들 농사 제대로 지었으니 정말 가슴 뿌듯하겠습니다 다음에 지리에서 자식농사 짓는 법 강의 부탁드립니다. 산꾼아들에게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꼭대  2009.01.21 12:49  
아버지와 어머니를 골고루 닮은 님의 얼굴을 통해서 엿볼 수 있는 성실함과 선함은 둘째로 치고 가슴에 품은 생각을 보여주는 문장이 반듯하고 깔끔하고 차분하여 님이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아오는 시간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며 성실하게 보냈는지 다 보입니다. 고향의 부모님 곁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복입니다. 한창 공부하며 일할 나이이므로 지리산에 빠지는 것은 훗날로 미루되 가끔은 아버지 모시고 지리산을 오르며 사회생활의 고달픔을 푸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능소화  2009.01.21 13:01  
호원아저씨의 밝은 모습이 다 이유가 있었네요. 부무님 마음을 헤아릴 줄도 알고 스스로 앞길을 열어가는 속 깊은 아드님의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습니다. 저도 팔불출 엄마가 되고싶은 마음 소망해 보면서... 아드님의 앞날이 성공으로 꽉 차길 응원합니다.
유랑자  2009.01.21 15:39  
가슴이 뭉클한 글입니다. 7년만의 귀향 축하드려요. 자식농사는 진주팀 성님들만 잘 짓는 줄 알았는데 호원성님도 진주팀 성님들 못지 않습니다. 저도 군대는 강원도 고성에서 근무를 했던지랴 후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사진에 나온 풍경을 유심히 살펴 봤지만 통 감이 잡히질 않는군요. 어째던, 겨울이 되면 눈이 엄청시리 많이 오는 곳이 그곳이기 하고, 산을 좋아하는 남녁의 사나이들은 설악산자락을 두루 설렵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그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축복받은 사나이들만 가는 곳이 그곳이랍니다...ㅎ. 진주사돈어른께서도 대기 좋아할 것 같은데...
심마니  2009.01.21 14:05  
아이구,내 사우!
답지  2009.01.21 18:21  
첫 번째, 두 번째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 큰아들과 호원형님은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고, 작은아들은 부모 사이의 중심점에서 옴짝달싹을 하지 않네요. 집안의 분위기, 특히 대소사 해결할 때 그렇게 결정이 나겠지요 ㅎㅎㅎ 호원형님요, 며느리감 구할 때 형님 의견은 30% 정도 반영됩니까??? "아니, 10%도 ...!"라고 방금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소원★  2009.01.21 18:17  
"첫 사회 생활을 현장에서 직접뛰며 일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기도 했지만, 할머니께 한달에 한번 용돈 드리는 일이 저에겐 너무나 큰 행복이었습니다." 호원님을 그대로 빼 닮은 것 같습니다. 님의 밝은 앞날이 훤~~~히 보입니다,
치 우  2009.01.21 15:56  
속이 꽉찬 객꾸이 농장 배차 같이 참한 청년이네요 스님, 사우는 잘 본것 같심니다.
산꾼처형  2009.01.21 17:48  
산꾼아들 먼저 귀향.취직,축하해요.반가워요.장하다 산꾼아들! 요즘처럼 어려움에 웃음을 잃어가는가 싶었는데 너에 귀향소식에 기운이 확도는구나 그동안 객지생활에 수고 많았다,허지만 7년이란 그 세월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소중한 약이 될것이다.앞으로도 사회생할도 지혜롭게 잘 판단하며 행동에 임하면 결코 후회되지 않는 삶이 될것이다 지금부터 꿈을 마음것 펼쳐보아라 뜻이 있는곳에 길이 열릴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반듯이 노력의 대가는 있단다.사랑한다 산꾼아들 오늘도 행복 하여라
고운맘  2009.01.22 02:38  
산꾼아들 축하 축하 축하해요 !! 정말 장하네 지리다방에 올려진 글이나 어린양님께 듣는 얘기속에 지리산꾼이 너무 의젖하고 항상 마음에 삶에대한 사랑이 가득하다 싶더니 이렇게 새해초에 부모님과 주위사람을 모두 마음 흐뭇하게 해주니 정말 얘쁘고 믿음직 하고 사랑스런 산꾼아들님 이네 직장생활도 지금까지 처럼 성실하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밝게 빛나는 행복한 날들만 있길 바랍니다 지금 이순간 어린양 형님이 정말많이 부럽습니다 그동안 심신 고생 많았습니다 많이 행복하시죠 나 사는것만 바빠서 주위에 너무 소홀히 하고 사는것 같아 죄송합니다
지리산총무  2009.01.22 07:20  
이세상에서 가족끼리 찍은사진이 제일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 큰아들이 저렇게 장성하여 한몫을 하고있으니 든든하시겠습니다 인물도 훤칠하고 생활력도 강하고 ... 딸가진 부모들의 마음이 저런사위를 얻고싶은게 아닐까요? ^^ 둘째아드님 강동구도 잘생겼습니다 (저의 처남도 이름이 강동구라서 기억합니다 ) 형님과 형수님이 미인이시라서 그런것같습니다 나중에 강동구청장 되고도 남겠습니다 아뭏든 흐뭇하고 부러운 글이었습니다 ^^
덕불고  2009.01.22 08:31  
축하합니다. 첫째는 귀향을. 둘째는 취업을, 셋째는 가까이서 부모님을 모실수있음을. 가히 모범적 케이스가 되는 자식농사법입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나요. 호원형님과 어린양 형수님의 생활을 미루어 짐작하겠습니다. 정말 반듯하게 잘 자라주었네.
청산  2009.01.22 10:26  
여기에 계신 모든 산꾼 자녀들이 호원햄님 아드님처럼 자라만 준다면 얼마나 좋을꼬. 한참을 부러워 하면서 갑니더.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앞으로 행복한 가정 쭈~욱 이어 가시길~~
산거북이  2009.01.22 14:31  
흐음 !!! 그 아부지에 그 아들입니다 선배님 농사 참 잘 지으신거 같심니다.... 부럽습니다^^**
裵在吉  2009.01.22 18:27  
형님~아드님이 대견해서 저 또한 기분이 좋읍니다~~~ 귀향해서 형님곁에 있는다 하니, 멀리 있는것 보다 큰 걱정거리는 없겠네요~ 그리고 취업도 했으니~축하하고요~~아드님의 착한 생각이 맘에 꼭듭니다~ 누군가가 사위감 찾는다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만사 오케이 아니겠읍까~ 강동구~~할머니 ,형님,형수님 잘 모시고~~사회생활 잘하거래이~~~ 화이팅 ~~
센드빅  2009.01.22 19:10  
강선배님은 福 이 정말 많으십니다^^ 3대가 한지붕아래 모여산다는게 보통 어렵지않는데... 우~찌그리 다복해 보이는지요...^^* 거기다 아드님께서 효성도 지극해보입니다 퇴근전에 잠시 들러보았는데 이런 흐뭇~한 사연과 때뭍은 흑백사진을 보니 아직 설은 며칠 남았지만 빨리 고향으로 가고파집니다^^;;
草地  2009.01.23 17:47  
취직을하여 귀향을 했다하니 참으로 축하할일이군요. 호원형님의 자제라 더 기쁘기도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며 즐거운 사회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유키  2009.01.23 19:37  
님의 근면성실함이 7년 만의 귀향을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원님과 어린양언니께오서 얼마나 든든하실지, 정말 새해에 벌써 축복을 만땅으로 받으셨습니다. 맏아드님의 이마가 낯익다 하였더니 원님과 똑 같아서였군요 헤헤~~ 흐뭇한 소식에 덩달아 제 슴가가 훈훈해졌습니다. 부라보! (인쟈 주말마다 아버님 따라 산에 댕길라먼 힘들겄다....)
수양버들  2009.01.25 02:17  
호원님 금년 설은 행복한 명절이 되겠습니다. 아드님이 취업이 되어 귀향하였으니....
운파(구름물결)  2009.01.25 22:59  
강고문님의 사람사는 모습이 산꾼아들에게도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어진부모에 효자자식 있다고, 형님의 모습 그대로 닮아가는 것 아닐런지요, 고향에 직장을 가지면 육신은 더 고달프겠지만 자기하기에 따라 고향의 산천을 닮아갈 것입니다. 행복한 생활하세요.
지필  2009.02.03 00:57  
아이고~~헤롱헤롱 술먹어도 울~아재님 멋진 산꾼아드님의 글이 한눈에 들어 오네요.. 덩말 사우삼고 시픈 넘이네요,, 근데 울~딸네미가 엊그제 돌 지났는데 우째야 하는지~~헤롱헤롱 합니다... 우재행님^^ ㅎ
평화  2009.02.13 09:46  
집사님의 아들을 보니... 딸가진 저에겐 아들이 있어야 된다는게 비로서 느끼게 하는것 같습니다. 참 든든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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