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주산

금농 2024. 10. 3. 13:55

1, 제목: 주산

2, 언제: 2,024. 10. 1. (화,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오율마을- 주산- 주산능선- 지능선- 오율마을(약 4.4km)

5, 소요 시간: 3시간 12분

6, 시간대별 구간

  07: 45.- 오율마을

  08: 19.- 임도

  08: 43.- 지능선 삼거리

  09: 17.- 주산(~ 09: 22.)

  10: 11.- 임도

  10: 34.- 지네재

  10: 57.- 오율마을

7, 산행 소묘

 추석 다음 날 외삼신봉 산행 후 근 두 주만에 산에 듭니다.

 


이질풀

 



07: 45. 지리산둘레길이 지나는 오율마을에서 출발합니다.

 



마을이라 했지만 연로하신 어르신들 돌아가시고 나면 더 들어올 사람이 없는 산골이라 이제 집이 한 채뿐입니다.

조금 아래 청암마을은 몇 집 보이는데.

 

저 아래 궁항지(옥종저수지) 옆에 오율마을이 있는데 이 곳에서

집단 이주한 마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언드응사아안 바아악다아알재애를 울고넘는 우우리이 니이임아~~~~

무울 하앙라아 저고오리이가아 궂은 비에 저어엊느은구우려어~~~
왕거어미 지이입을 지있느은 고개마다 구우부이마아다아~~~~

우울어었소오 소리이쳐었소오 이 가슴이 터어지이도오록~~~

 

이 지구에서 우리 인간과 똑 같이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거미인데

자기 생을 위해 일껏 지어 놓은 집을 걷어내며 진행합니다.

아마 백 채는 부수었지 싶습니다.

불가에서 볼 때 아주 큰 죄를 지으면서 올라갑니다.

관세음~~~~~

 

蜘(거미 지)선생 대단히 죄송합니다.

수고스럽지만 드는 솜씨에 새로 좋은 집을 지으시지요.

 



통덕랑 한계처사 진양 하공 휘 대명 지 묘

 

통덕랑(通德郞)은 조선시대 품계 가운데 정5품 상계(上階)의 명칭이다. 

조선시대 품계 제도는 정1품, 종1품, 정2품 순서로 종9품까지 18단계로 되어 있었고, 

정1품부터 종6품까지는 상계, 하계로 구분하여 전체 30단계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정5품 통덕랑 품계는 위에서 17번째 등급에 해당하며, 문과(文科) 과거시험에 급제하거나 

문반(동반) 계열 관직에 임명되면 승진을 통해 이 품계를 받을 수 있었다.

 

통덕랑 (通德郞)  

통덕랑은 조선시대 문신 정5품 상계(上階)의 품계명입니다.

조선이 건국된 직후인 1392년 7월 문산계가 제정될 때 정5품 상계는 통덕랑, 

하계는 통선랑으로 정하여져 경국대전에 그대로 법제화 되었습니다.

정5품에 해당하는 관직에 오르면 통덕랑이라 불렸습니다. 

정5품에 해당하는 관직으로는 검상.정랑. 교리.·직장, 별좌· 문학·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정5품으로 열거한 직책에 오르면 통덕랑이라 불렸던 것입니다. 


지금 직책이라면 행정부의 과장급 또는 사법부의 판 검사급입니다.

 



처사 함안 조공 윤규 지묘 배 유인 해주 정씨 부좌

 

贇(윤)이 보통 예쁠 윤, 클 윤으로 쓰는데,

조개 貝부 상단에 에 文과 武가 같이 있어 한자사전을 찾아보니 

문에 통달하고 무를 이해할 [윤]도 있네요.

문무를 겸비하라고 지은 이름인가?

 



명당이라고 자리 잡았는데 대밭과 나무가 가려 앞이 갑갑합니다.

 



오늘 오르는 산을 그냥 주산이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오대주산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입니다.

 

오율마을에 지도에도 (오대)가 있고 옛날에 오대사가 있었으니 오대 위의 주산이니 

오대주산!

 

지도상의 오대주산은 주산능선을 한참 걸어 갈치재 지나서 외공마을 건너편에 있습니다.

 



대나무 구간이 끝나면 산죽이 이어지는데 외삼신봉남릉과는 달리

키도 크고 성긴 탓에 진행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산길은 초다듬이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부끄러운 할미버섯(제 생각대로!)

 



08: 19. 전에 없던 임도가 나타납니다.

근년에 새로 조성하는 길인가 봅니다.

 



구곡산능선(일명 황금능선)이 마지막 구곡산을 향하여 굽이쳐 내려옵니다.

 



계란빵 드세요~~~~

 



一根二木(일근이목), 광각으로 잡았습니다.

 



08: 43. 능선 삼거리에 올랐습니다.

예전에는 헬기장 같이 제법 널따란 평지였는데 산죽이 많이 침범했습니다.

 


2,020년 2월 사진



산죽이 없어지고 길도 유순해진 활엽수림 능선을 걸으니 비로소 

颯爽(삽상, 하다 -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마음이 아주 상쾌하다.)한 

가을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출발 때 기온이 15도!

그 길고 무덥던 여름도 추분이 지나니 하룻밤새 가을로 접어들어,

때는 바야흐로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굴참선생님,

木生 별 거이 있습니까? 월세 아니모 전세지요. 같이 살아가입시다.

미천한 소생을 문간방에라도 거두어 주시면 刻骨難忘(각골난망, 은혜를 입은 고마운 마음을 뼈에 새겨 잊지 않음)

이겠습니다.

 



09: 17. 주산입니다.

4년 전보다 10분 더 걸렸네요.

 

누가 지리산의 왕자봉이라고 지었을까요?

아마 이곳 하동 옥종면이나 산청 시천면 반천 쪽 사람들일까?

 

아래 인용문은 지리99 산길탐구방 148번 게시물 [주산능선], [꼭대]님의 글입니다.

" 주산은 고도가 831 밖에 되지 않아 지척에 있는 지리산 군락에 비하면 현저히 낮지만 덕산에서 

중산리 들어가는 길에서 바라보면 반천 들판에 바로 우뚝 서 있어 기풍이 느껴지는 산이다.


주산능선은 지리주능 영신봉에서 발원한 낙남정맥이 삼신봉에서 남부능선을 나누어주고 

외삼신봉과 묵계치를 지나 주산으로 솟구치다가 덕산 앞 덕천강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다 할 때까지 

내내 천왕봉을 품에 안고 내달리는 지리산의 맥을 이어온 지리산의 일부이다.


특히 지리산에 자취를 남긴 대표적인 선현인 <최치원>선생의 이름이 남아 있는 고운동을 자락에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옛 선현들이 덕산에서 악양이나 하동으로 향할 때 이동했던 통로가 바로 주산 자락으로써,

오대사지를 비롯하여 예부터 지리산의 일부로서 대접 받아 온 흔적들이 많이 있다.

그 동안 지리산 주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지리산꾼들에게 지리산군락으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얼마전 지리산둘레길이 주산의 외곽을 둘러 가게 되면서 더욱 익숙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리산둘레길 안에 있게 된

명실상부한 지리산의 일원이 되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주산능선을 포함하여 주변 산길들은 비교적 뚜렷하나 들머리나 혹은 날머리가 없는 산길들이 많다.

임도가 많아 능선이 절개되는 바람에 사라진 경우도 있고, 경작지로 개간하여 없어진 경우도 있고,

양수발전소로 막혀 사라진 경우도 있다.
산자락 마을들과 바로 맞대어 있어 생긴 현상일 것이다."

 



멀어 가물가물하지만 다행히 날씨가 좋아 상봉을 비록한 지리 연봉이 아스라히 펼쳐집니다.

望 지리하기 좋은 명당입니다.

이곳에서 시산제를 지내기도 합니다.

 



줌으로.

중간 조금 왼쪽의 곡점능선 오른쪽이 중산리 가는 길, 

곡점능선 끝자락의 양수발전소 하부댐 왼쪽으로 예치마을, 거림골로 가는 길

 



오른쪽 끄트머리 촛대봉, 조금 아래 영신봉에서 남부능선이 내려오고,

상부댐 그 뒤로 전 번에 올랐던 외삼신봉이 보이고 그 너머

왼쪽으로 내삼신봉, 상불재, 거사봉, 남부능선이 이어집니다.

 



오른쪽 중봉과 상봉,

곡점능선 왼쪽으로 연하봉능선, 그 옆이 촛대봉남릉, 그 다음이 남부능선

 

복 받은 가을 하늘의 조망입니다.

 



왼쪽부터 상봉, 중봉, 써리봉, 바로 앞의 구곡산

 

조망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09: 22.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길은 푹신한데 초반은 급경사로 쏟아집니다.

시천면에서 보면 주산이 삼각형으로 뾰족한데 그 경사길을 내려갑니다.

 



이 표지기는 항상 초점이 안 맞아요~~~~

 



목탁!

눈이 있는데 짝눈이네요.

 



그놈 잘 생겼다아~~~

 



요놈은 이름을 알겠네, 영지

 

 

지네재로 질러가는 길은 시간이 너무 일러 지나치고,

한 400미터 더 내려가서 되돌아 내릴 겁니다.

 



10: 11. 차단기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능선 너머 시천면의 임도가 지척인 이 곳에서 다시 임도를 만납니다.

새 임도의 기점입니다.

능선 이쪽의 옥종면과 너머의 시천면 임도를 연결하는가 봅니다.

 



오른쪽 절개지로 내려서다가 엉덩방아 한 번 찧습니다.

 



전에는 내공마을 내려가는 삼거리 지나 갈치재에서 59번국도(붉은 트랙)를 따라 위태마을로 내렸습니다.

이 부근은 지네재, 갈치재 등 독특한 지명이 많습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제일 맛 없는 생선이 뭐냐고 하면, 꽁치, 참치, 갈치 등이 아니고(실제로는 다 맛있음)

정치라고 한답니다. ㅎ

 

오늘은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 일찍 중간에서 탈출합니다.

새 임도가 주산 허리를 감돌아 갑니다.

금년 초의 위성사진이라 새로 닦은 길이 선명합니다.

 


쑥부쟁이

 



임도 시작점에서 본래 산길은 조금 위 청색 선으로 내려오다가 지네재로 내리는 길과 만나는데,

임도를 따라 내려갑니다.

 



아침에 만났던 임도가 이렇게 연결되는군요.

 



10여 분 임도를 걷다가

10: 22. 다시 산길을 만나 왼쪽으로 내려갑니다.

 



푹신하고 넓은 길을 내립니다.

 



무슨 열매죠?

 



10: 34. 지네재로 내려섰습니다.

둘레길입니다.

 

 

운리에서 백운계곡을 넘어 마근담골을 따라 내려온 둘레길은 사리에서 덕산으로 크게 돌아

덕천강 옆을 걷다가 중태리를 거쳐 갈치재를 다시 넘고 위태마을로 옵니다.

여기에서 다시 청암면 하동호로 넘어갑니다.

 

 

2,020년 2월은 반짝반짝 새 것으로 요렇게 [백]자는 항상 가린 상태로 매였었는데,

 



어느 마음씨 좋은 산꾼이 끄르고 펴서 다른 끈으로 늘여 매었습니다.

형님 키 높이가 되었네예.

저는 굵은 가지에 매인 것을 그냥 끌러 작은 가지로 옮겨 매는데.

 

행님, 저승은 우째 지낼 만하십니까?
저도 곧 뒤따라 갈 낀께 좋은 자리나 하나 잡아놓으십시오~~~~

 



오율마을은 대나무가 천지입니다.

 





옛날 오대사 지인데 지금은 백궁선원이 자리잡았습니다.

한데, 무슨 큰 보물이라도 있는지 이렇게 출입을 막았습니다.

 



初秋의 陽光을 받은 물봉선 분홍색으로 빛납니다.

 



10: 57. 출발지 도착으로 오늘의 짧은 산행을 마감합니다.

3교시 수업으로 끄읕~~~~

 



9월 29일 우리집 꽃무릇입니다.

 



여름 날씨가 무척 더워 작년보다 한 보름 정도 늦게 피었습니다.

 

석산(꽃무릇)이 지고 나면 이어서 달콤한 향이 온 마을에 진동하는 금목서 자잘한 꽃이 필 겁니다.

작년에는 9월 30일에 피었는데 같이 늦어지내요.

 



본격적인 가을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에 좋은 산행 많이 하십시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8 Comments
山용호  10.02 17:31  
저가 갔던 반대편 등로로 오르셨군요...ㅎㅎ
임도를 개설하면 기존 등산로를 되살려 오르내릴수 있게 해 놓으모 조으련만요 ㅎㅎ
강호원  10.02 22:11  
금년 시산제를 주산에서 지내셨던가요?

주산은 접근 경로가 다양합니다.
배바위 쪽에서 길게도,
반천교에서 직선으로 짧게도,
오늘 저처럼 최단 코스로도.

고맙습니다.
夢지리  10.02 19:57  
가운데 지능으로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짧지만 가팔랐던 기억이 납니다
주산을 오르는 길이 여럿이네요.
금농샘 덕에 주산 즐감합니다.
강호원  10.02 22:07  
예, 말씀대로 주산은 산청 시천면과 하동 옥종면에 걸쳐 있고 고도가 낮아 접근
코스가 다양합니다.

제 산행기를 예쁘게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봄이  10.02 21:55  
마음씨 좋은 산꾼의 손길이 아름답습니다.
빨간 열매는 팥배나무의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입니다
꽃은 배꽃을 닮았는데 열매는 팥을 닮았다하여..

생각해보니까 저는 주산과 필봉산을 산행기로만 만나 보았네요.

제일 맛없는 생선, 정치!
저도 써먹어야겠습니다^^
강호원  10.02 22:03  
우와!
왕고모님 아직 살아계셨군요.
다행입니다

주말에 연속 산행하시더니 불초소생에게도
눈길을 주시니 영광입니다.

팥배나무 열매!
고맙습니다.

글솜씨 좋은 왕고모님의 준수한 필력으로
앞으로 산행기도 쓰시면 지리99 가족들의
큰 보람일 줄 압니다.

먼저 댓글부터  다는 연습부터! ㅋㅋㅋ

고맙습니다.
일원  5시간전  
國軍의 날에 步武堂堂히 주산에 오르셨군요
모처럼의 존 가을 날씨에 조망이 끝내 줍니다.
主山 정상에서 돌 던지면 천왕봉까지 닿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處士 무덤 봅니다, 우리는
妻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면 이런 칭호를 받는다고
웃곤했답니다. 우스개 소리로 妻를 위하다가 죽으면
殉職입니다, 그것도 1등급 ㅋㅋ 좋은 그림 잘 보았습니다.
늘 안산과 즐산입니다. 고맙습니다~~~
妻를 위하여 죽으면 처사!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1등급 순직까지! ㅎ

날씨가 좋아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한
산행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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