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만복대
2, 언제: 2,024. 10. 9.(수, 높은 구름)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달궁삼거리- 만복대골- 하늘재- 묘봉암 지- 남릉- 만복대- 묘봉치- 도장골- 출발지(약 8.4km)
5, 소요시간: 5시간 57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08.- 삼거리 위 지방도
08: 19.- 만복대골
10: 07.- 하늘재
10: 24.- 묘봉암 사거리
11: 43.- 만복대(~ 12: 02.)
12: 52.- 묘봉치
13: 17.- 사거리
13: 53.- 지방도
14: 05.- 출발지
7, 산행소묘
요즈음 지리 입산 간격이 좁아졌습니다.
다음 두 주 다른 일정이 있어 못 가니 부지런히 가야 합니다.
전에는 달궁삼거리 모퉁이에 바로 차를 세우고 만복대골로 들었는데
오늘 보니 좀 애매해 성삼재 방향으로 더 올라가 넓은 공터에 안전하게 주차합니다.
나중에 하산할 때 어차피 도로를 걸을 거니까 똑 같습니다.
08: 08. 출발부터 지방도 걷기입니다.
08: 19. 만복대골로 들어섭니다.
소 위에서 바로 골을 건넜는데 사태가 나고 등로가 무너져 내려 잠시 헛갈립니다.
등로를 찾으니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표지기가 보입니다.
어둑한 골을 따라 오릅니다.
너덜겅도 지나고,
산죽구간도 지나며 진행합니다.
나도수정초
골 이탈 지점
만복대골을 벗어나 왼쪽으로 비스듬히 사목재 삼거리로 나아가야 하는데 무심코 길이 보여 거의 직선으로 오르다가
왼쪽으로 수정합니다.
그대로 올라도 사목재에서 오는 길과 만날 수 있었는데.
여기는 도토리가 더 풍년입니다.
다람쥐나 청설모가 없는 모양입니다.
멧돼지 침대나 파헤친 흔적은 많은데.
멧돼지도 잡식성인데 도토리는 안 자시나?
10: 07. 하늘재에 닿았습니다.
고개마루에 노란 표지기가 떨어져 엎어진 것을 혹시나 하고 주워 보니 역시나
형님 표지기입니다.
흙 묻은 것을 대충 닦아 새로 매었습니다.
이 어른 발걸음이 지리산 안 디딘 곳이 없을 정도로 골골 능선 많이도 헤매었습니다.
하늘재를 넘어서면 너른 습지 분지가 나타납니다.
기왓장도 보이고,
이 산소는 후손이 관리를 잘 하는 묘지입니다.
멧돼지 파헤치지 말라고 구들장 같은 돌을 덮었습니다.
10: 24. 여기로 나왔습니다.
묘봉암 사거리입니다.
우회전하여 묘봉암 지를 바라고 오릅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적은 간 데 없고,
묘봉암 지는 잡초만 무성합니다.
5년 전의 모습
전에는 바위 앞쪽에 산소가 있어 벌초도 하고 깨끗이 관리가 되었는데
이장을 했는지 후손이 늙어 돌아가셨는지......
묘봉암 지 조금 위의 산소
노고단과 고리봉이 보이는 좋은 자리인데 아직 후손이 관리를 하고 있어
묘소가 깨끗합니다.
조금 아래 하늘재와 묘봉암 사거리 중간의 산소와 이 곳과 조금 위의 산소도 아직 건재합니다.
벌초를 하려고 접근하려면 정령치 오르는 지방도의 사목재와 만복대골 입구,
그리고 하산할 도장골 입구가 있는데
그 중 사목재와 도장골 입구가 편리할 것 같습니다.
산부추
남릉 오르는 길 가에 있는데 여기에서도 아래 산소와 같이 전망이 탁 트인 곳에 앉았습니다.
과남풀
왼쪽 만복대
구절초를 배경으로 반야봉 사진을 찍고 있으니 저 사람들이 만복대에서 내려오더니,
사진 찍으러 왔냐고 묻습니다.
아, 예....
어디로 가느냐 물으니 그냥 여기까지.... 얼버무립니다. ㅎ
저 끝자락에 오래 전 일찍 세상을 뜬 처녀의 비목이 있었는데......
왼쪽 펑퍼짐한 노고단,
가운데 천막을 친 차일봉에서 오른쪽으로 시암재, 간미봉능선이 내려갑니다.
묘봉치 위는 고리봉
오른쪽으로 동릉이 내려가고 왼쪽 정령치 위로 고리봉, 세걸산 ... 서북능선이 이어집니다.
산구절초
11: 43. 만복대입니다.
지리산을 비롯해 전국의 명산에 보면 무슨 臺가 많이 있습니다.
묘향대, 영신대, 향운대, 문수대, .....
대개 큰 암봉을 그렇게 부르고, 기가 세서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암자나 절집을 그 앞에 앉히기도 합니다.
한데 만복대는 특이하게 펑퍼짐한 산인데 대를 붙였습니다.
이 세상 살면서 모든 사람이 복 많이 받기를 소망합니다.
달에 빌고 당산나무에 빌고, 하나님께 빌고 부처님께 빌고, .....
富貴榮華(부귀영화), 건강과 장수, 자손의 번성 .....
바라는 모두를 다 누리면 좋겠지만 세상의 이치가 미묘해서 여러가지를 다 얻을 수는 없습니다.
好事多魔(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에는 마가 끼이는 법입니다.
만 가지 복이 어찌 있겠습니까?
많은 복을 뜻하겠지요.
인생사에 우여곡절 어려움이 없는 인생이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 온 것에 감사하고,
자식들 속 안 썩이고 그냥 저냥 제 앞가림 하는 것도 감사하고,
모은 재산은 없지만 작지만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남은 여생도 제가 좋아하는 매실주도 담가 주변에 나누어 주고,
시집 한 권이라도 남에게 선물하며 사는 게 제 바람이고 행복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남자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보면 한 십 년 더 살랑가 모르겠습니다.
나이 일흔 살까지 지리산에 다니는 게 목표였는데 벌써 이루었고,
지금은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거북이 걸음이지만 아직 지리산에 다니는 것도 기적이고 복 받은 일입니다.
이게 다 萬福입니다.
오른쪽 고리봉 위 하늘은 구름이 누르고, 멀리 운봉읍
반야봉에서 노고단까지 높은 곳은 구름이 계속 몰려듭니다.
지리산에서 만복대가 억새로 유명한데 억새는 철이 지났습니다.
녹색 모자 쓴 큰 여자아이가 초등 3학년이라 해,
여기가 어디지? 물으니 만복대요!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집에 가서 일기 쓰세요 ~~~
작은 아이에게 몇 학년이냐? 물으니 일곱 살이라 해, 유치원 다니냐? 예!
대단하다, 너도 일기 써라! 하니 녜~~~~
왼쪽 올라온 만복대남릉, 가운데 도장골, 오른쪽으로 서북능선이 내려옵니다.
견두지맥
다름재 위 영제봉 저 뒤 왼쪽으로 견두지맥이 이어집니다.
그 앞은 솔봉능선이 산동면으로 내려갑니다.
멀리 남원 시내가 희미합니다.
오른쪽 여자 모자를 쓴 분이 남편인데 김밥을 집어 아내 입에 넣어줍니다.
제가, 보기 좋습니다~~~~ 했지요.
광주에서 왔다는데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만복대 왕복한답니다.
연세가 상당하신 것 같은데 대단하십니다! 하니, 여성분이 얼마 안 됐어요. 합니다.
아마 제 나이쯤인가?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12: 02. 내려갑니다.
산오이풀은 끝물입니다.
쑥부쟁이는 서리가 내려도 꿋꿋하게 오래 버팁니다.
제비꽃 종류인데 아직 살아 있습니다.
까실쑥부쟁이
12: 52. 묘봉치에서 좌회전하여 내립니다.
투구꽃
노란색 표지기는 초점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디다.
13: 17. 아침에 올랐던 사거리를 만나고,
바로 직진하여 내려갑니다.
길은 큰 높낮이 없이 순하게 이어집니다.
오른쪽 도장골 물소리가 가까워지고,
막판 경사가 조금 급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내릴 수 있습니다.
지도에는 도장골이라고 되어 있는데,
전에 [천연송]님이 이 골의 발원지가 만복대샘이고 옆의 만복대골보다 더 기니
여기를 만복대골이라고 불러야 맞지 않느냐 했습니다.
13: 53. 여기로 내려섰습니다.
성삼재에서 내려오는 861지방도를 따라 걷습니다.
14: 05. 출발지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2,019년 10월, 똑 같은 코스를 걸었는데 그때보다 25분 더 걸렸습니다.
만복대골 초입에서 길이 무너져 좀 헤매고, 새목재 삼거리 못 미쳐 알바한 게
좀 더뎌진 것 같습니다.
좋은 시절 가을이 한창입니다
사과도 익고, 배도 익고, 밤도 털고, 이른바 수확의 계절입니다.
들판의 벼는 황금색으로 출렁이고 곳곳에 추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름 이상 고온으로 아직 채소는 비싸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어야 합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左右 非對稱 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