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만복대

금농 2024. 10. 12. 05:54

1, 제목: 만복대

2, 언제: 2,024. 10. 9.(수, 높은 구름)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달궁삼거리- 만복대골- 하늘재- 묘봉암 지- 남릉- 만복대- 묘봉치- 도장골- 출발지(약 8.4km)

5, 소요시간: 5시간 57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08.- 삼거리 위 지방도

  08: 19.- 만복대골

  10: 07.- 하늘재

  10: 24.- 묘봉암 사거리

  11: 43.- 만복대(~ 12: 02.)

  12: 52.- 묘봉치

  13: 17.- 사거리

  13: 53.- 지방도

  14: 05.- 출발지

7, 산행소묘

요즈음 지리 입산 간격이 좁아졌습니다.

다음 두 주 다른 일정이 있어 못 가니 부지런히 가야 합니다.

 

전에는 달궁삼거리 모퉁이에 바로 차를 세우고 만복대골로 들었는데

오늘 보니 좀 애매해 성삼재 방향으로 더 올라가 넓은 공터에 안전하게 주차합니다.

나중에 하산할 때 어차피 도로를 걸을 거니까 똑 같습니다.

 

08: 08. 출발부터 지방도 걷기입니다.

08: 19. 만복대골로 들어섭니다.

 



소 위에서 바로 골을 건넜는데 사태가 나고 등로가 무너져 내려 잠시 헛갈립니다.

 





등로를 찾으니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표지기가 보입니다.

 



어둑한 골을 따라 오릅니다.

 



너덜겅도 지나고,

 



산죽구간도 지나며 진행합니다.

 


나도수정초

골 이탈 지점

 



만복대골을 벗어나 왼쪽으로 비스듬히 사목재 삼거리로 나아가야 하는데 무심코 길이 보여 거의 직선으로 오르다가

왼쪽으로 수정합니다.

그대로 올라도 사목재에서 오는 길과 만날 수 있었는데.

 



여기는 도토리가 더 풍년입니다.

다람쥐나 청설모가 없는 모양입니다.

멧돼지 침대나 파헤친 흔적은 많은데.

멧돼지도 잡식성인데 도토리는 안 자시나?

 




10: 07. 하늘재에 닿았습니다.

 



고개마루에 노란 표지기가 떨어져 엎어진 것을 혹시나 하고 주워 보니 역시나

형님 표지기입니다.

흙 묻은 것을 대충 닦아 새로 매었습니다.

 

이 어른 발걸음이 지리산 안 디딘 곳이 없을 정도로 골골 능선 많이도 헤매었습니다.

 



하늘재를 넘어서면 너른 습지 분지가 나타납니다.

 



기왓장도 보이고,

 



이 산소는 후손이 관리를 잘 하는 묘지입니다.

멧돼지 파헤치지 말라고 구들장 같은 돌을 덮었습니다.

 



10: 24. 여기로 나왔습니다.

 

묘봉암 사거리입니다.

우회전하여 묘봉암 지를 바라고 오릅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적은 간 데 없고,

 



묘봉암 지는 잡초만 무성합니다.

 


5년 전의 모습

 

전에는 바위 앞쪽에 산소가 있어 벌초도 하고 깨끗이 관리가 되었는데 

이장을 했는지 후손이 늙어 돌아가셨는지......

 


묘봉암 지 조금 위의 산소

 

노고단과 고리봉이 보이는 좋은 자리인데 아직 후손이 관리를 하고 있어

묘소가 깨끗합니다.

 

조금 아래 하늘재와 묘봉암 사거리 중간의 산소와 이 곳과 조금 위의 산소도 아직 건재합니다.

벌초를 하려고 접근하려면 정령치 오르는 지방도의 사목재와 만복대골 입구, 

그리고 하산할 도장골 입구가 있는데

그 중 사목재와 도장골 입구가 편리할 것 같습니다.

 


산부추

 



남릉 오르는 길 가에 있는데 여기에서도 아래 산소와 같이 전망이 탁 트인 곳에 앉았습니다.

 


과남풀

 


왼쪽 만복대

 





구절초를 배경으로 반야봉 사진을 찍고 있으니 저 사람들이 만복대에서 내려오더니,

사진 찍으러 왔냐고 묻습니다.

아, 예....

어디로 가느냐 물으니 그냥 여기까지....  얼버무립니다. ㅎ

 

저 끝자락에 오래 전 일찍 세상을 뜬 처녀의 비목이 있었는데......

 



왼쪽 펑퍼짐한 노고단, 

가운데 천막을 친 차일봉에서 오른쪽으로 시암재, 간미봉능선이 내려갑니다.

묘봉치 위는 고리봉

 



오른쪽으로 동릉이 내려가고 왼쪽 정령치 위로 고리봉, 세걸산 ... 서북능선이 이어집니다.

 


산구절초

 



11: 43. 만복대입니다.

 

지리산을 비롯해 전국의 명산에 보면 무슨 臺가 많이 있습니다.

묘향대, 영신대, 향운대, 문수대, .....

대개 큰 암봉을 그렇게 부르고, 기가 세서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암자나 절집을 그 앞에 앉히기도 합니다.

한데 만복대는 특이하게 펑퍼짐한 산인데 대를 붙였습니다.

 

이 세상 살면서 모든 사람이 복 많이 받기를 소망합니다.

달에 빌고 당산나무에 빌고, 하나님께 빌고 부처님께 빌고, .....

富貴榮華(부귀영화), 건강과 장수, 자손의 번성 .....

바라는 모두를 다 누리면 좋겠지만 세상의 이치가 미묘해서 여러가지를 다 얻을 수는 없습니다.

好事多魔(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에는 마가 끼이는 법입니다.

 

만 가지 복이 어찌 있겠습니까?

많은 복을 뜻하겠지요.

 

인생사에 우여곡절 어려움이 없는 인생이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 온 것에 감사하고, 

자식들 속 안 썩이고 그냥 저냥 제 앞가림 하는 것도 감사하고,

모은 재산은 없지만 작지만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남은 여생도 제가 좋아하는 매실주도 담가 주변에 나누어 주고,

시집 한 권이라도 남에게 선물하며 사는 게 제 바람이고 행복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남자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보면 한 십 년 더 살랑가 모르겠습니다.

나이 일흔 살까지 지리산에 다니는 게 목표였는데 벌써 이루었고,

지금은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거북이 걸음이지만 아직 지리산에 다니는 것도 기적이고 복 받은 일입니다.

이게 다 萬福입니다.

 



오른쪽 고리봉 위 하늘은 구름이 누르고, 멀리 운봉읍

 



반야봉에서 노고단까지 높은 곳은 구름이 계속 몰려듭니다.

지리산에서 만복대가 억새로 유명한데 억새는 철이 지났습니다.

 



녹색 모자 쓴 큰 여자아이가 초등 3학년이라 해,

여기가 어디지? 물으니 만복대요!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집에 가서 일기 쓰세요 ~~~

작은 아이에게 몇 학년이냐? 물으니 일곱 살이라 해, 유치원 다니냐? 예!

대단하다, 너도 일기 써라! 하니 녜~~~~

 





왼쪽 올라온 만복대남릉, 가운데 도장골, 오른쪽으로 서북능선이 내려옵니다. 

 


견두지맥

 

다름재 위 영제봉 저 뒤 왼쪽으로 견두지맥이 이어집니다.

그 앞은 솔봉능선이 산동면으로 내려갑니다.

멀리 남원 시내가 희미합니다.

 



오른쪽 여자 모자를 쓴 분이 남편인데 김밥을 집어 아내 입에 넣어줍니다.

제가, 보기 좋습니다~~~~ 했지요.

 

광주에서 왔다는데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만복대 왕복한답니다.

연세가 상당하신 것 같은데 대단하십니다! 하니, 여성분이 얼마 안 됐어요. 합니다.

아마 제 나이쯤인가?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12: 02. 내려갑니다.

 


산오이풀은 끝물입니다.

 


쑥부쟁이는 서리가 내려도 꿋꿋하게 오래 버팁니다.

 




제비꽃 종류인데 아직 살아 있습니다.

 


까실쑥부쟁이

 



12: 52. 묘봉치에서 좌회전하여 내립니다.

 


투구꽃

 



노란색 표지기는 초점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디다.

 

13: 17. 아침에 올랐던 사거리를 만나고,

바로 직진하여 내려갑니다.

길은 큰 높낮이 없이 순하게 이어집니다.

 

오른쪽 도장골 물소리가 가까워지고,

막판 경사가 조금 급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내릴 수 있습니다.

 



지도에는 도장골이라고 되어 있는데,

전에 [천연송]님이 이 골의 발원지가 만복대샘이고 옆의 만복대골보다 더 기니

여기를 만복대골이라고 불러야 맞지 않느냐 했습니다.

 



13: 53. 여기로 내려섰습니다.

 

성삼재에서 내려오는 861지방도를 따라 걷습니다.

14: 05. 출발지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2,019년 10월, 똑 같은 코스를 걸었는데 그때보다 25분 더 걸렸습니다.

만복대골 초입에서 길이 무너져 좀 헤매고, 새목재 삼거리 못 미쳐 알바한 게

좀 더뎌진 것 같습니다.

 

 

좋은 시절 가을이 한창입니다

사과도 익고, 배도 익고, 밤도 털고, 이른바 수확의 계절입니다.

 

들판의 벼는 황금색으로 출렁이고 곳곳에 추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름 이상 고온으로 아직 채소는 비싸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어야 합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左右 非對稱 할배
 

 
 12 Comments
레테  10.10 16:37  
당연한 말씀을 왜? 하고 다시 봤더니
삼겹살에 상추를 싸서...ㅎㅎㅎㅎ

선생님 산행기 참고하여
똑 같이 한번 걸어보아야 겠습니다.
수고하셨고예.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강호원  10.10 16:4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ㅋ

가볍게 한 바리 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강사장님도 크게 싫어하지 않을 듯합니다.

요즈음 강사장 가게 접었으면
소주는 운제 오데서 묵노?

고맙습니다.
객꾼  10.10 22:55  
예전에 지리산 골골 돌아 댕기던 산유화님 갑장친구 노고지리님이라고 있었지예
(아~, 물론 시방도 팔팔거리며 다른산들 돌아 댕기십니다)
그 행님이 이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구슬퍼게 잘 불렀십니다
아마 십년도 넘은 일인상~
오사카 가는 배에서 밤에 노래자랑을 하거던예
그런 자리에서 그 노래 불러 달라는 놈이나,
그런다고 진짜로 그 노래 부르는 님이나~&
사회자가 3줄쯤 지나니 노래를 딱 잘라삐데예~^^
글 읽고 답글 적느라 오늘 오랫만에 이 노래를 너댓번이나 듣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강호원  10.11 06:18  
ㅎㅎㅎㅎ
이 노래에 그런 웃기는 사연이 있었네예.

오사카 가는 배 내가 탔으모 (울고 넘는 박달재)  한 곡 뽑았을 낀데.

고맙습니다.
일원  10.11 08:12  
70 중반 연세임에도 高峰峻嶺을 사흘 건너
오르시니 이거야 말로 萬福중에 으뜸이 아닐런지요
부럽기만 합니다. 늦더위 땜시 그런지 秋色은 아직?
그래도 억새가 가을 정취를 풍겨 줍니다. "쓸쓸한
억새밭에 숨어우는 바람소리" 신행기 고맙습니다.
늘 안산과 즐산입니다~~~~~
강호원  10.11 08:53  
박선생님,
고봉준령 삼정승이나 판서급은 언감생심이고 대신 참판급을 겨우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ㅎ

억새는 지고 있고, 말씀대로 秋色은 아직
멀었습디다.
상봉 언저리는 단풍이 들겠지요.

고맙습니다.
최규다  10.11 09:38  
노부부 김밥 장면에  문득  그순간 선생님 사모님 생각 나셨겠네  ㆍ생각합니다
순창 강천산에서도 노고단 만복대가 보입니다
갈대를 보니 가을이  소리없이 숨어 온듯
합니다 ㆍㆍ
올해는 지리산 홍골 단풍은  볼 수  있으려나  기대해봅니다
금농 선생님  19일  저도  지리산 갑니다
ㅎㅎ
강호원  10.11 10:02  
전에는 아내와 탐구팀에, 또 개인적으로 지리산 같이 많이 다녔었는데
언제부턴가 홀산이 되었습니다.,
전 번 도장골도 기록을 보니 아내와 둘이 산행한 적도 있더군요.

같이 가면 김밥 싸가지고 가는데 광주 노부부처럼 입에 넣어주지는
아직 못했습니다. ㅋ

산악회 활동할 때 강천산도 두 번인가 갔습니다. ㅎ

위 본문 서두에 저는 두 주 빠진다고 했는데,
최선생 지리 산행 미리 축하합니다.
산행기도 쓰셔야지요.

고맙습니다.

참, 홍골 단풍은 천연송님이 매 년 안 빠지던데요.
저는 단풍철 두 번인가 갔었고.
나비부인  10.11 14:47  
만복대에는 야생화꽃이 활짝 피었네요
음악도 좋고요 감상 잘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강호원  10.11 15:12  
은의씨 오랜만입니다.
잘 계시지예?

억새는 늦었고, 가을은 더디 오고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삼천포에서 한 잔 합시다.

고맙습니다.
천연송  10.11 15:47  
같은시간 그곳 바로 옆에 있었는데 아쉽게 비켜 갔내요
동능초입 비목있었던 부근에서 만난 남성두분을 저는 만났는데

저는 지도상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계인 골로 올라서
만복습지옆 전망대에 있었내요
혼산 조심하시고 언제나 안산하세요
강호원  10.11 15:59  
아!
안 그래도 그날 오르면서 5년 전 댓글이 생각이 나서 천연송님 연보라색 표지기가 있을까 두리번거리며 진행했습니다.

두 남성분들 어디로 하산할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다음에 언젠가 지리산에서 조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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