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바래봉
2, 언제: 2,024. 11. 30.(토, 맑다가 흐림)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용산- 운지사길- 임도- 바래봉- 임도- 용산(약 9.1km)
5, 소요시간: 4시간 41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15.- 용산 주차장
08: 38.- 주차장
09: 41.- 임도
10: 12.- 삼거리
10: 42.- 바래봉
11: 11.- 삼거리
12: 56.- 주차장
7, 산행소묘
이번 주 초에 중부지방과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본래 눈이 귀한 영남지방은 비만 조금 왔고,
해서 올 겨울 들어 첫 눈산행에 나섭니다.
08: 15. 용산마을 대형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서북능선은 내린 눈이 아직 그대로입니다.
조금 미끄럽지만 걸을 만해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습니다.
(하산 때는 착용)
08: 38. 운지사 입구에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절 뒤로 오릅니다.
철쭉 철이나 겨울이나 대부분의 바래봉 산객들은 임도를 따라 오르내립니다.
운지사길은 임도의 밋밋함을 벗어나 등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요놈이 절 앞에서 낑낑대더니 따라 오릅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절과 임도 중간쯤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설국이 시작됩니다.
출발 때 기온이 영도더니 손이 시립니다.
겨울 두꺼운 장갑을 꼈는데도.
핫팩 하나를 뜯어 호주머니에 넣고 사진 찍는다고 시린 오른손을 중간 중간 데웁니다.
09: 41. 임도로 올라왔습니다.
고도가 높아지니 눈이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오후부터 흐려진다는 예보에 어둑할 때 나서길 잘 했습니다.
흐린 날 눈은 회색 천지입니다.
명품 바래봉 눈 소식에 많은 산객이 오르고 내립니다.
고도 500의 운봉고원
혼자서....
각양......
각색의......
눈 풍경입니다.
둘이서.....
눈 산호
광각으로
10: 12. 팔랑치, 정령치로 가는 삼거리입니다.
삼삼오오.....
잘 왔네, 대박이다, 멋지다!!!!
모두들 감탄사 연발입니다.
구름이 슬슬 몰려 옵니다.
눈 무게에 나뭇가지가 처져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서북능선이 장쾌하게 굽이져 흐릅니다.
수철리 방향 오른쪽 멀리 남원시
아래에 팔랑마을이 보이고 오른쪽 반야봉은 구름모자를 썼습니다.
바래봉 정상은 인증샷을 찍으려고 줄을 섰습니다.
10: 42. 바래봉입니다.
바리때,
절에서 쓰는 승려의 공양 그릇. 나무나 놋쇠 따위로 대접처럼 만들어 안팎에 칠을 한다.
봉우리가 스님의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 같이 생겼다고
바래봉이라 이름하였습니다.
바리때는 한자로는 鉢盂(발우)라고 합니다.
오른쪽에 바래봉동릉이 내려가고,
서룡산, 삼봉산으로 이어지는 삼봉산능선이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기역 자로 꺾여 등구재, 백운산,
멀리 독바위와 왕산까지 조망됩니다.
여성 산객이 군데군데 요렇게 눈사람을 만들어 놓네요.
노란 플라스틱 통에 눈을 담아 압축해 만든 겁니다.
삼정산능선 너머 멀리 상봉 언저리도 구름이 머물렀습니다.
하산합니다.
바래봉샘터에서 아이젠을 신으려고 낑낑대는데
뒤에서 어느 분이 도와줄게요, 하더니 고무를 힘껏 당겨 신겨줍니다.
고맙습니다,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물으니 전주에서 왔답니다.
저는 경남 함안에서 왔습니다. 하는데 옆에서 같이 아이젠을 착용하던 양반이 일어섭니다.
뽓때
대구 출신으로 거제에서 유수의 조선회사에서 일하다가
이제 나이 묵어 퇴직했습니다.
요 아래 본인 산행기가 오랜만에 올라와 근황을 전했는데,
요즈음도 엄청시리 바쁘답니다.
경력이 다양하고 지리산 전설 반열에 오른 인물로 골골 능선 곳곳에서 예의 빨간색
표지기가 외로운 산객을 반깁니다.
입담도 좋아 주변을 즐겁게 하는 재주도 있습니다.
지리99의 대세였던 소띠 모임의 주축 멤버이기도 합니다.
내려가는데 반가운 얼굴들이 연이어 올라옵니다.
서울의 해영, 울산의 경란, 대헌
대헌이가 울산에서 남원까지 마중나가 서울에서 온 해영이를 픽업하여 왔습니다.
대단한 산꾼의 우정입니다.
아래쪽에 대구의 다래, 소원, 산청의 구절초
오늘 저녁 지리산롯지에서 탐구팀의 송년산행 및 송년의 밤 행사가 있습니다.
저녁에는 가객님, 최정석님, 엉겅퀴님이 합류합니다.
할배도 보탰습니다. ㅎ
점필재 김종직의 유두류록 탐구로 옛 선인들의 지리산 등로를 복원하여 세상에 알린
지리99의 [지리산 역사포럼]의 멤버들입니다.
일명 [탐구팀]으로 지리산 곳곳에 있었던 폐사지 탐구를 비롯하여 옛산행기 답사, 刻字(각자)탐구 등
다양한 활동을 20여 년 했습니다.
가객 선생님을 좌장으로 지리99의 많은 회원이 거쳐 갔고 현재 16명이 남아 있습니다.
산행대장으로 임우식, 뽓때, 센드빅, 산용호 등이 활동하였고 지금은 정대헌이 맡고 있습니다.
한 때는 매 월 정기산행을 했는데 가객 선생님이 연로하셔서 요즈음은 격월로 모이고 있습니다.
새 탐구보다는 기존 발자취를 더듬는 답사산행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박덩굴
운봉이 낮게 다가옵니다.
눈을 보다가 단풍이 눈을 어리둥절하게....
스무네 살 아래 띠갑장 구절초
팽팽하고 삭았고, 세월의 무게가 다름을 느끼는 사진입니다.
12: 56.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바래봉 아름다운 설경 산행을 마감합니다.
12월 15일까지 산방기간인데 중산리- 천왕봉, 백무동- 천왕봉, 새재- 치밭목, 화엄사- 노고단, 그리고
서북능선은 개방입니다.
저는 저녁 롯지 행사에 가지 않았습니다.
나이 묵응께 바깥에서 자는 것도 쉽지 않고,
술 마시면 코 골고, 이 갈고.... 민폐 끼치는 게 겁이나서. ㅋㅋㅋㅋ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