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삼봉산
2, 언제: 2,024. 12. 14.(토, 구름 조금)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촉동- 지능선- 삼봉산능선- 삼봉산- 촉동(5.1km)
5, 소요시간: 4시간 10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16.- 촉동마을
08: 46.- 창원 삼거리
09: 07.- 사면길
09: 40.- 등구재 삼거리
09: 58.- 촉동 삼거리
10: 29.- 삼봉산(~ 10: 34.)
11: 31.- 촉동 삼거리
12: 03. 마지막 집
12: 26.- 촉동마을
7, 산행소묘
바래봉 산행 후 다른 일정이 있어 한 주 쉬고 산에 듭니다.
한겨울에는 손발이 시려 산행 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침 기온이 영하 5도, 낮기온이 3도라 바람만 많이 안 불면 그럭저럭
진행해도 되지 싶어 출발합니다.
요즈음 7시 30분이 되어야 해가 뜨기 때문에 느지막히 집을 나섭니다.
오른쪽 멀리 삼봉산, 가운데 1,043봉
08: 16. 삼봉산 아래 촉동마을에서 출발합니다.
촉동마을 뒤로 늦은 아침해가 떠오릅니다.
지난 번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았네요.
임도가 감돌아 나가는 끝 지점에서 오른쪽 방향 지능선으로 오를 겁니다.
一刀兩斷(일도양단)
활엽수 낙엽에 눈이 쌓이니 제법 미끄럽습니다.
일도양단-2
이장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봉분이 많이 허물어졌습니다.
09: 07. 자, 여기에서 지능선을 고수하고 1,043봉으로 산길이 이어지는데
사면으로 길 안내 표지판이 섰습니다.
직진하면 조금 가팔라도 거리와 시간은 단축할 수 있는데,
함양군에서 일껏 만들어 놓은 길을 걷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라 돌아갑니다.
고도 870에서 920 사이를 거의 수평으로 지능선들을 굽이 굽이 감돌아 나갑니다.
미끄러워 조심 조심 진행합니다.
09: 40. 등구재로 내려가는 삼봉산능선 삼거리입니다.
600미터 거리를 33분, 거북이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삼봉산
막판 경사가 꽤 급합니다.
09: 58. 촉동 삼거리입니다.
아까 함양군에서 세운 새 이정목에서 사면길을 타지 않고 직진하면 여기로 나옵니다.
여기로 오르는 길이 본래 산길입니다.
오늘 코스가 짧으니 돌아 오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응달에는 아직 눈이 많습니다.
10: 29. 삼봉산에 닿았습니다.
출발 후 2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지리99 탐구팀에서 가객 류정자 선생님께 많이 들었던 일두 정여창, 탁영 김일손 선생의
지리산 유람길의 요 아래에 있는 등구사 지를 몇 번 답사한 적이 있습니다.
가운데 오도봉, 오른쪽 법화산과 멀리 희미한 왕산
오른쪽 아래에 출발한 촉동마을이 보이네요.
조금 당겨서
10: 34. 내려갑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이 눈이 많이 쌓이고 급경사라 스틱으로 지지하고 발 내딛기가 위험해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엉거주춤, 앉아서 엉덩이를 땅에 대고 내려갑니다.
누가 보았으면 울매나 쑥스럽겠노? 하면서.
귀찮아서 아이젠을 안 신었더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 정도는 걷기 수월한 길이죠.
고라니가 밟고, 사람도 밟고......
헬기장에서 뒤돌아 본 삼봉산
왼쪽으로 함양읍이 보입니다.
뒤돌아 본 뾰족한 1,043봉 바로 앞이 촉동마을 내려가는 삼거리입니다.
상봉, 중봉, 하봉 언저리는 구름이 잔뜩 내려 앉아서 조망 불가입니다.
오른쪽 뒤에 창암산이 희미합니다.
요 발전기는 가지고 내려갈 장사가 없어서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되었습니다.
살다가 돈벼락 맞아도 죽을 확률이 높지만,
이런 똥벼락 맞으면 우찌 될랑가????
둘 다 그런 일이 없으면 더 좋겠지만서도.
11: 31. 촉동마을 내려가는 삼거립니다.
더 진행하여 오도봉으로 올라 진행하면 등구사로 내려가는 길이 두 곳 있고,
오도재까지 진행하여 지방도로 촉동마을로 가는 방법이 있지만
이제 나이 묵어 당연히 짧은 코스를 따릅니다.
제가 선택한 길은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입니다.
그냥 쏟아져 내립니다.
[작은골]을 만나면 희미하게 산길이 보입니다.
내려온 골짜기
12: 03. 계곡 옆의 맨 위에 있는 독가로 내려섰습니다.
창고에 농기구와 퇴비 등이 아주 가지런하게 잘 정돈되었습니다.
주인장의 성품이 가늠됩니다.
농번기에만 작업하는 쓰임새로 이용하는가 겨울이라 집이 비었습니다.
중간에서 조금 오른쪽 삼봉산
마을로 내려가는데 연로하신 어르신이 눈이 휘둥그레 쳐다봅니다.
미리 자진신고를 합니다.
삼봉산 한 바리 하고 옵니다. 인사를 하니
어디서 오셨소? 예, 함안에서 왔습니다. 멀리서 오셨네, 혼자서? 예,
일손이 없어 감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촉동마을은 삼봉산, 오도봉 아래 고도 600~ 750 사이 산자락에 앉은 마을입니다.
예부터 땅이 좁은 비탈 경작지를 일구어 신산한 삶을 이어 왔던 전형적인 산촌입니다.
땀(작은 마을)이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데 아직 50호 정도가 있답니다.
홍시가 된 감은 더 추워지면 곧 떨어질 운명입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잎이 다 떨어져 사진이 잘 나왔네요.
아침에 올랐던 능선
12: 26. 아침에 출발했던 촉동마을 도착으로
오늘의 짧은 산행을 마감합니다.
다음 주 동지가 지나면 낮이 길어지니까 옛 사람들은 새해가 시작된다고 했습니다만,
겨울은 2월까지 이어집니다.
저는 손시린 겨울나기가 걱정입니다만,
여러분들은 겨울 고산의 아름다운 눈산행 많이 하십시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