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명선봉
2, 언제: 2,026. 5. 25.(월, 흐림)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음정- 작전도로- 도솔암- 삼정산능선- 주능- 연하천- 작전도로- 출발지(약 11.5km)
5,소요시간: 6시간 4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32.- 작전도로 차단기
07: 57.- 도솔암 삼거리
08: 50.- 도솔암(~ 08: 58.)
09: 34.- 삼정산능선
10: 20.- 삼거리
10: 45.- 주능선
11: 02.- 연하천(점심~ 11: 17.)
11: 53.- 삼거리
12: 32.- 작전도로
13: 36.- 출발지
7, 산행소묘
명선봉을 가본 지가 10년이 다 돼 갑니다.
십수 년 전부터 지리산 변방을 떠돌면서
지리산 중 조망의 즐거움이 제일 좋은 주능선을
밟기가 뜸했었습니다.
나이 묵으니 자연히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고.
거기다가 작년에는 허리가 아파 산행 횟수도 줄고,
더 움츠러들었던 해였습니다
근래에 드는 생각이 나 죽기 전에 상봉을 한 번 밟을 수 있을랑가?
걱정이 됩니다.
그 전에 지리산 주능선 상의 봉우리부터 마지막으로 다시 밞아봐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07: 32.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 위 작전도로 차단기 앞에서 출발합니다.
이 도로는 1,968년 1. 21사태 때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공격하러 침투했다가 잡힌 바람에 생긴
군사 작전도로입니다.
이 곳 음정마을에서 벽소령으로 올랐다가 능선 너머 하동군 화개면 삼정마을을 잇는 도로인데
이쪽은 벽소령 대피소 공단 직원이 이용하기에 명맥을 유지하지만
화개 쪽은 묵었습니다,
그때 중산리, 벽소령, 노고단에 공수특전단이 주둔했습니다.
56년 전인 1,970년 10월 초 지리산 종주 때 중산리에서 입산 신고를 하고
벽소령에서 총소리에 혼비백산도 하고,
마지막 노고단에서 해질녁에 길을 잃고,
부대장인 소령의 배려로 매복 나간 부대원 막사에서
하루 고단한 몸을 뉘었던 적이 있습니다.


고광나무

그동안 잦은 집중호우에 흙이 쓸려 내려가 자갈만 남아 길이 앙상네요.

07: 57. 도솔암 오르는 삼거리입니다.
영원사 입구에서도 도솔암을 많이 오릅니다.
전에는 길을 막고 카메라까지 설치했더니 그새 철거했네요.
개방했나???

우리나라 수필문학계에서 산악수필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한 백남오 교수의
아주 오래된 표지기가 반깁니다.
지리산 황금능선의 봄, 세석고원의 여름, 빗점골의 가을, 종석대의 종소리,
4권의 지리산 관련 수필집을 내었고, 작품이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작가입니다.
평론에도 등단했습니다.
요즈음은 연세가 들어 산행은 못 하고 속세에서
전국적으로 노인들의 운동으로 대세인 파크골프이 빠졌다는 소문이 바람결에 들립디다. ㅎ

괜히 제가 뜨끔하네요.
홀로산행이 전부이니.
상당히 가파른 오름길을 천천히 오릅니다.
오늘 모처럼 긴 코스를 잡았다고 아내에게 어제 말하니,
고마 하던대로 쪼매이만 걷고 오시이소! 합니다.
이 코스는 내 남은 생의 마지막 걷는 길이겠지요.

08: 26. 능선에 올랐습니다.

짧은 거리이지만 입구 삼거리 고도 820에서 1,070까지 250을 거슬렀습니다.
출발지에서는 고도차 370 입니다.
1,078봉에서 음정에서 올라오는 도로로 떨어지는 붉은 실선 산길이 있습니다.
이후 도솔암까지는 능선길이라 경사가 완만합니다

절집 입구에서 털개회나무가 반깁니다.
물푸레나무과인데,
정향나무, 꽃개회나무, 개회나무,
속세의 라일락, 미스김라일락 등 모두 사촌지간입니다.
향이 좋습니다.
지리산은 졸업하고 투병 중인데도 버킷리스트에 담긴 세계 명소를
트래킹하느라 열심인
마산의 내과 의사 [다우]님이 좋아하는 꽃입니다.

08: 50. 도솔암입니다.
절집 뒤 나무를 많이 쳐내 시원한 느낌입니다.
상무주암처럼

삼소굴

뜻밖의 반가운 님,
덕불고입니다.
德不孤 必有隣(덕불고 필유인,)에서 따온 닉네임입니다.
스님과 인사하고
차 대접을 받고 있네요.
닉네임대로 덕을 많이 쌓아 외롭지 않고.....
작년에 계시던 스님이 아니라고 하니 온 지 열 달 되었답니다.

상봉과 중봉은 구름이 짓누르고 하봉은 열렸습니다

08: 58. 덕불고에게 갈 길이 멀다 하고 먼저
절집 뒤로 오릅니다.

왼쪽 영원봉, 가운데 빗기재, 오른쪽 삼정산
도솔암 뒤 조망처에서 본 풍경입니다.

삼정산 뒤 멀리 삼봉산

영원봉을 당기니 그 아래 벌바위가 뚜렷합니다.
저 곳 조망도 참 좋습니다.
삼정산능선을 바라고 오릅니다.

물참대

09: 34.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이 곳 조망도 좋은데 주능 부근은 운무가 뒤덮어 조망 불가입니다.
여기에서 삼거리까지 암릉 구간을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진행이 더딥니다.

다행히 그동안 식생 변화로 산죽이 많이 죽어서
조금 낫습니다.

붉은병꽃

10: 20. 작전도로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로 나왔습니다.
지금부터는 정규등로를 걷습니다. ㅎ

더부살이

10: 45. 주능 삼거리입니다.

풀솜대(지장보살)

연하천 부근은 동의나물이 지천입니다.


11: 02.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합니다.
五里霧中이 아니라 0.02리 무중입니다.

야외 탁자에서 떡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합니다.

오늘의 목표는 명선봉이었는데 구름 속이라 조망이 없어 포기합니다.
300미터를 남기고.
명선봉은 벽소령과 토끼봉 사이의 봉우리입니다.

명선봉은 남쪽 마지막 마을인 화개면 삼정마을에서 절골, 명선남릉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삼정마을은 벽소령, 덕평봉으로도 오르고, 왼골을 타면 토끼봉으로도 가는
등산 요충지입니다.
옛날에는 삼정마을 위 빗점이 마지막 마을이었는데 한국전쟁 후 정부의 疏開令(소개령)으로
마을이 없어졌습니다.
빗점골 합수부는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 최후 격전지였었죠
토끼봉능선 너머 연동골도 연동마을이 없어져 지금의 마지막 마을인 목통골로 불립니다.
개인적으로 명선봉의 조망을 참 좋아하는데
2,017년 오고 9년만에 왔는데 그 멋진 조망을 못 보니 아쉽네요.
언제 또 오게될는지........
11: 17. 미련을 떨치고 하산합니다.

큰앵초(바람이 불어 초점이 안 맞았네요.)
딱 두 개체 한 곳만 보았습니다.
노고단 아래에 많습니다.

박새
11: 53. 다시 삼거리를 만나고,
공포의 돌계단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갑니다.

삼거리에서 작전도로까지는 1km 정도이지만 만만찮은 하산길입니다.

급경사 돌계단

덜꿩나무
후덜거리는 다리를 겨우 이끌고 내려갑니다.

12: 32. 드디어 내려섰습니다.

쉬고 있던 가족 일행이 제가 내려온 길을 오릅니다.
몸이 조금 부한 노인은 저보다 세 살 위,
올해 여든이신데 제가 무릎 걱정을 하니까 아직 괜찮다고 하시네요.
무릎이 좋아 아들, 손녀와 삼 대가 산행을 하니.
복노인입니다.
세상 복이 별 게 있습니까?

함박꽃나무(산목련)

붓꽃

쪽동백나무

고도를 낮추니 다시 하늘이 열리고,

왼쪽 삼봉산과 오른쪽 법화산그 앞은 금대산과 백운산

찔레꽃
오늘 출발지 고도 700에서 연하천 1,500까지 고도차 800을 올렸습니다.
삼정산능선 암릉구간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
실제 고도 상승과 하강은 900으로 나옵니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먼 거리와 높은 곳을 걸었네요.
시간도 보통 4~5시간을 넘기지 않았는데. ㅎ

13: 36. 출발지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다음 달부터 여름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등산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산행들 많이 하십시오.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