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바래봉
2, 언제: 2,022. 12. 31.(토( 대체로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용산마을- 운지사- 바래봉- 임도- 용산(약 9.4km)
5, 소요시간: 4시간 6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15.- 용산 주차장
08: 39.- 운지사
09: 49.- 임도
10: 37.- 바래봉
12: 21.- 용산 주차장
7, 산행소묘
올해는 그동안 시월까지는 그래도 한 달에 두세 번 지리에 들다가 11월에 고작 한 번,
12월에 딱 한 번 산행 기록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는 매 주 산행이 원칙이었습니다만.
명색이 지리산꾼이 이 기 머꼬? 해서 해가 바뀌기 전에 지리산을 밟아보기로 했습니다.
운봉읍 용산마을에서
08: 15. 출발합니다.
동작 빠른 산꾼들은 저 아래 주차장 지나 길 가에 차를 조금 올려놓았습니다.
오십보, 백보이지만. ㅋㅋㅋ
지난 주 일주일 내내 서해안, 충남, 전북, 전남, 제주에 눈이 많이 내려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 경남 동부, 중부에는 눈 귀경 못 했지만.
이곳도 전북 남원이라 예외 없이 눈이 많이 왔네요.
좁은 국토인데 기상이 요로코롬 차이가 나네요.
08: 39. 임도를 버리고 운지사 쪽으로 들어가 능선길을 따릅니다.
엉겅퀴 이재구 선생, 무신 뜻이요?
오기실음 관두등가
오기 싫으면 그만 두던가! ㅋㅋㅋㅋ
오든지 말든지 니 알서 하소!
이 절 주지스님 배짱 하나 대단한 양반이네예.
중간에 급경사 시작 지점에서 미끄러워 아이젠을 신는데 한 십분 낑낑댑니다.
결국 장갑까지 벗고 해봐도 잘 안 됩니다.
손은 시려서 얼어죽을 지경이라 핫팩으로 덥혀가면서.
아이젠이 여성용이었나?
지리99 산행기상으로 받은 등산화가 커 그렇나?
엥???? 나중에 보니 앞뒤 거꾸로 신으니 잘 안 들어갔네요. ㅋㅋㅋ
완전 영감쟁이 행세 아닌가?
그래도 이 길 산객이 없어 다행이네.
조금 넉넉한 걸로 하나 더 준비해야겠습니다.
내 평생에 몇 번이나 더 착용할는지 모르겠지만.
아이젠 착용한 지도 오래되었나봅니다.
09: 49. 평소보다 한참 늦게 임도로 올랐습니다.
금줄을 넘어 웬 늙은이가 불쑥 나타나니 쉬고 있던 산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봅니다.
거 참, 눈 한 번 마이 왔네그랴~~~~~
바래봉에서 덕두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운봉읍
운봉고원은 해발 500 고지의 분지입니다.
구름이 넘실대는 바래봉 철쭉 군락지 길은 삼삼오오, 단체, 부부, 연인, 등
산객이 줄을 잇습니다.
거의 다 저 아래부터 편안한 임도를 따라 오릅니다.
바닥에 쌓인 눈은 기온이 낮아 아직 녹지 않았는데,
나뭇가지에 얹힌 아름다운 설화는 다 졌습니다.
[다 문 짐치독 딜다보기]로 가리늦가 바래봉에 온 죄로 작년의 그 아름답던 설화는 없습니다.
위 갱상도 사투리는 [다 먹은 김치독 들여다보기]입니다.
얼마전 눈이 내리자마자 바래봉에 오른 동작 빠른 산꾼들이 바래봉 설경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여러 편 산행기가 올라왔는데,
게으른 늙은이가 늦게 왔다는 자책입니다.
바래봉 샘터의 물은 한겨을에도 여전히 졸졸 흐르는데
아쉽게도 음수 불가 표지판이 붙었습니다.
그동안 지리산 바래봉을 찾는 산꾼들이 애용한 감로수였는데.......
정상 직전 삼거리에서 아이젠 신을 때 벗었던 윗도리를 다시 껴입고 정상을 향합니다.
예상대로 바래봉 칼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일명 바래봉 똥바람!!!!
진주의 유키 신랑, 키서방(키가 1,890mm로 엄청나게 커 키서방으로 불리지만 영월 엄씨 엄원일이니 엄서방이죠.ㅎ)은
바래봉에 와서 바람 마이 불면 정상 안 가기로 소문 났습니다.
능선 가운데 하얗게 눈 쌓인 데가 팔랑치 철쭉 군락지.
서북능선이 이어집니다.
세걸산, 정각재까지는 가늠이 되고, 고리봉은 구름에 살짝 가렸네요.
능선 너머 공안리, 수철리 방향
줌으로 조금 당겨
반야봉과 주능선도 구름이 머물렀습니다.
주능선도 희미하고 저 아래 팔랑마을이 보입니다.
정상이 가까워졌습니다.
10: 37. 바래봉에 섰습니다.
정상 인증샷 찍는다꼬 줄을 섰네요.
대한독립만세룰 부르는 이 사람은 저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분인데 정상석 사진 찍는데 동짝 빠르게
저절로 들어왔습니다. ㅎㅎ
오른쪽 바래봉 동릉이 내려가고, 왼쪽 서룡산에서 삼봉산으로 능선이 이어지고, 멀리 법화산도 가늠됩니다.
가운데 멀리 등구재, 오른쪽 백운산.
다시 운봉읍
날이 맑았으면 [소나타]님이 사는 남원시내가 훤히 보일 낀데.
추워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내려갑니다.
샘터 지나 반가운 얼굴을 만납니다.
오른쪽은 [숲속산적]님인데 제가 산악회 활동할 때 한 십 년 산에 같이 다녔던 산친구입니다.
왼쪽은 [산너울]님으로 창원의 최정석, 노부장의 [맑은소리]팀과 산행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답니다.
불초 소생의 산행기는 빼지 않고 잘 읽고 있다고 해서 고마웠습니다.
참, 아침에 인월 국밥집에서 황하주 가족들을 만났다고 하면서 제 이야기도 했다네요.
하주님은 지난 번 바래봉 왔던데 어디로 갔으까?
쉼터마다 봉을 끼운 쇠기둥이 있어 뭐지? 하고 궁금했는데,
이렇게 배낭을 걸도록 설치한 거였네요.
임도가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당초 계획은 팔랑치에서 산덕임도로 내려서 용산마을로 원점회귀하려고 했는데
하산길에 구름이 몰려오고 눈발이 날려 그냥 좋은 길로 내려갑니다.
점심때인데 아직 올라오는 산객이 많습니다.
운봉들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 설화를 마지막으로 더 사진이 없습니다.
12: 21.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바래봉 아래의 환상적인 설화는 못 봤지만 눈은 원없이 밟은 짧은 산행이었습니다.
지난해 제 산행기에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은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게 지리산행 많이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 2,023년부터는 만 나이로 계산한다니까 한 살 안 묵고 새해를 엽니다. ㅎ
복 많이 받으십시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새로 오지 않으면 눈꽃은 없어도. ㅎ
흐르는 곡은 음악을 좋아하시고 많이 아시는 일원님이라 귀에 익을 겁니다.
원곡은 1,953년도 멕시코 작곡가 파블로 벨트란 루이스가 발표한 차차차풍의
노래 끼엔세라(60년대 우리 때는 켄세라 라고 불렀습니다.)입니다.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딘 마틴이 Sway라고 영어로 번안하여 불러 크게 히트했습니다.
우리나라 가수도 번안하여 불렀었지요.
지금 듣고 계시는 버전은 미국 여성 6인조 보컬그룹 The Pussycat Dolls의 스웨이 입니다.
영화 셀위댄스에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되었습니다.
지금 이 팀은 해체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