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꽃봉산(공개바위)

금농 2023. 2. 28. 14:01

1, 제목: 꽃봉산

2, 언제: 2,023. 2. 25.(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산청. 함양사건 추모공원- 군계능선- 꽃봉산- 공개바위- 법전암- 임도- 방곡마을(약 8km)

5, 소요시간: 4시간 9분

6, 시간대 별 구간

   08: 17.-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08: 52.- 지능선

   09: 25.- 군계능선

   10: 07.- 꽃봉산

   10: 37.- 공개바위(~ 10: 49.)

   11: 08.- 법전암(~ 11: 13.)

   12: 26.- 추모공원

7, 산행소묘

 나이 들어도 무슨 행사, 모임이 계속 있어 두 주 지리산 수업은 쉬었습니다.

모처럼 산에 듭니다.

 

산청휴게소에서 봉다리커피 한 잔 마시고 가벼운 산행을 위해

체중 줄이려고 화장하러 화장실로 갑니다.

빈 방이 보이기에 들어가 앉아 바로 밀어내기 한 판 하고.....(맨날 술을 묵으니 변비가 없어 바로) 

옆의 휴지통을 보니 어렵쇼?

롤 휴지가 없습니다.

보통 두 통이 있는데 다 비었습니다.

이런 낭패가~~~~~ ㅋㅋㅋ

 

이런 일은 처음이라 재빨리 머리를 굴립니다.

호주머니는 아래, 위 다 뒤져도 평소에 휴지는 안 넣으니 당연히 있을 리가 엄꼬.

(배낭과 차에는 있지만)

등산용 반 절 수건은 하나 있는데....

우짜지?

 

할 수 없이 출입문을 반쯤 열고 다음 옆 방에 올 손님을 기다리다가,

젊은 양반 한 분이 구세주 같이 나타나기에,

득달겉이 사장님!!!! 여기요!!!

왜요????

이 방에 휴지가 없는데 좀 주시겠습니까?

아, 예~~~~

 

아이고, 고맙습니다.

복 마이 받으시이소~~~~~ ㅋㅋㅋ

 

다음부터는 앉기 전에 휴지부터 확인해야 쓰것습니다.

 



생초 나를목에서 화계 가기 전에 보이는 왼쪽의 중봉에서 써리봉 톱날이 보이고,

중봉과 하봉 사이 앞은 새봉, 오른쪽은 상내봉 삼거리와 뾰족한 독바위, 

맨끝에 솔봉까지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납니다.

 

엄천 건너 마을은 유키 큰 언니 보스 박현순님의 시댁이 있는 장항마을입니다.

 



회양문

 

새벽에 출발할 때 함안 기온이 영하 5도이더니 여기도 쌀쌀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바람도 불고.

 



08: 17. 산청. 함양사건 추모공원에서 출발합니다.

 





방곡댐

오봉천의 물을 모아 농업용수로 쓸 요량으로 얼마전 완공했습니다.

갈수기라 아직 저수량이 보잘것없네요.

 

꽃봉산 오르는 길은 공개바위가 많이 알려지는 바람에 등산로를 정비를 했습니다.

 



산길은 추모공원 왼쪽 옆으로 해서,

 



뒤로 감돌아 올라갑니다.

 



너른 분지가 나타나고.....

 



08: 52. 지능선에 올랐습니다.

 



등로에 있는 산소인데 후손이 안 찾는지 봉분이 많이 꺼졌습니다.

 



멧돼지 등긁개

얼마나 비볐는지 껍질이 다 벗겨졌네요.

豚선생, 많이 씨언하셨습네까?

 



09: 25. 산청, 함양 군계능선에 올랐습니다.

상내봉 삼거리에서 방곡, 동강 삼거리까지 내려가는 능선입니다.

 



곧 임도를 만나면 고사리밭을 가로질러 산길은 이어집니다.

 

오른쪽 끄트머리에 독바위가 보이고 

왼쪽으로 상내봉삼거리, 새봉, 새재, 외고개로 동부능선이 가로지릅니다.

 



유키님의 친정동네인 동강마을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전에는 동강마을에서 꽃봉산, 공개바위, 상내봉으로 산행을 많이 했습니다.

이정목도 깨끗하게 정비를 햇네요.

 

보스, 카르멘, 유키, 해순 네 자매는 친정 동네에서 봄에는 고추농사, 산나물 채취,

가을에는 곶감 농사로 바쁩니다.

돈벌이가 꽤 쏠쏠한 지 지리99와는 담을 쌓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높게.

 



10: 07. 꽃봉산에 도착했습니다.

 

필봉이 필봉산, 꽃봉이 꽃봉산 등 봉과 산의 중첩입니다.

역전앞!

 

꽃봉오리의 꽃봉산이라면 모를까.

 



진주중 7회가 진주고 31회인 모양입니다.

731산악회라고 2,014년 7월 31일 이 표지석을 세웠습니다.

기이하게도 꽃봉산 높이도 731m입니다.

 

1,958, 1,961년이 입학 년도인지, 졸업 년도인지 몰라도 팔순의 연세가 상당히 높은 양반들인데,

11년간 536차 산행이면 매주 등산입니다.

노년에.

 



누렇게 말라 죽었던 것 같던 사초에 파릇한 봄기운이 묻어납니다.

 



771봉 전망대입니다.

오늘 등로 중 유일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이지요.

 

왼쪽 법화산과 오른쪽 멀리 함양읍내

 

법화산 아래 도정, 문상마을이 보이고 엄천 가에 한남군이 유배왔던

한남마을도 가늠됩니다.

 

저 문상마을 꼭대기에 최정석 선생이 노리에 지리산 자락에 지겟자루 놓을라꼬

땅을 사뒀다던데 일흔이 다 되어도 기척이 없네요.

 



오른쪽 뒤에 삼봉산이 우뚝하고 왼쪽 금대산, 백운산, 등구재

멀리 서북능선의 바래봉과 덕두산

 

바람이 세차게 불고 손이 시려 금방 떠납니다.

 



엥???

산청군에서는 탐방객을 위하여 등로도 정비하고 이정목도 새로 세웠는데,

공개바위 입구에는 공단에서 들어가면 과태료 물린다고 했네. 쯧쯧쯧

 



옛날 우리 어릴 적에 미국 서부극 제목에 [쌍권총은 두 자루다!]라는 게 있다고 우스개소리를 했는데.....

[새총도 두 자루다!!!!]

 



10: 37. 공개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이쪽에서 보면 돌 다섯 개입니다.

 



6시 5분!

 



위쪽에서 보면 맨 위 돌이 아주 큰 걸 실감합니다.

뒤에 왕산과 필봉

 



이쪽에서 보면 공깃돌이 네 개.

 



함안에도 제 어릴 때 공개받기 놀이를 했습니다.

한 손에 자그마한 공깃돌 다섯 개를 가지고 한 개를 위로 던져 나머지 네 개를 받고,

두 개를 던져 세 개를 받고, 세 개를 던져 두 개를 ......

 



10: 49. 공개바위를 뒤로 하고 내려갑니다.

 

 



11: 08. 법전암입니다.

불법이 전해 내려오는, 아니면 불법을 전하는.

 



深蛇窟(심사굴)이라......

겨울잠을 자는 뱀처럼 웅크리고 용맹정진한다는 뜻인가?

이재구 선생! 무슨 뜻이 있는 거요?

 



바람에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딸랑거립니다.

 



스님의 등을 겨우내 덥힐 장작.

 

임도를 따라 터덜터덜 내려갑니다.

 



독가를 지나자 길 가에 가로수로 심은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합니다.

높은 산에 오르지 않고 편리하게 채취, 운반하겠습니다.

 

구형왕릉에서 유의태 약수터 오르는 임도에도 심겼습디다.

 



방곡리 양민 희생장소

뒤의 높은 봉우리 너머 왕등습지.

 





餘興臺(여흥대)라고 당호를 지었습니다.

 



이 집입니다.

 

수제비누는 알겠는데 재는 뭐죠?

비누를 만들 때 잿물을 사용하죠?

 



운봉에서 출발한 지리산 둘레길이 인월, 산내, 등구재를 넘고,

엄천 자락을 걷다가 동강마을에서 방곡마을로 와 여기에서 쌍재, 바람재를 넘어

수철리로 넘어갑니다.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아, 한 10년 되었나? 이곳에 근무하던 진주의 지리99회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퇴직하셨을 연세이겠지요.

 



12: 26. 추모공원 주차장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이제 3월이 오면 봄이 불쑥 찾아올 겁니다.

경칩이 지나면 매화, 목련이 봄을 재촉할 거고, 

춘분이 지나면 봄은 무르익을 것입니다.

 

좋은 산행 이어가시고,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

 

 
 10 Comments
일원  02.26 15:15  
공개바위를 오랜만에 봅니다. 90년대 인가? 법전암 막 지을 때 마눌하고 공개바위를 만나고 신기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731부대 형님들이 기념비를 세웠구먼유, 7은 진주중 졸업기수(55년 입학), 31은 진주고(58년 입학) 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울 테니스클럽에 한 분 계시는데, 저는 악명 높은 731 이쓰이 세균부대라 합니다 ㅋㅋㅋ, 봄 날이 가까이 온 것 같습니다. 항상 안산과 즐산입니다. 고맙습니다~~~
강호원  02.26 15:35  
아!
졸업년도이군요.
제 중학교 입학이 62년도이니 7~8년 선배들입니다.
물론 저는 마산에서 중, 고를 나왔습니다. ㅎ

긍께 여든 둘 연세십니다.
대단한 양반들입니다.

저도 일본넘들이 생체실험을 한 악랄한
731부대를 연상했습니다. ㅋ

고맙습니다.
옥국장  02.27 10:52  
보면 볼수록  공개바위의 균형이 기이합니다.
공개바위에서 그 아래쪽의 능선길은  못가봤는데 감사히 잘 보앗습니다.
유키님은 소시적에 이 꽃봉산에 올라서 놀고 그랬을까요?
휴게소 화장실 ㅋㅎㅎㅎ
재밌는 후기 즐감했습니다.^&^
강호원  02.27 12:16  
저도 공개바위 여러 번 갔지만 볼 때마다
기이합니다.

유키는 어릴 때 꽃봉산이 뒷동산이었습니다.
쪼매이 멀긴해도 옛날에는 그정도 걷기는 예사였응께.

화장실 사건은 인생 칠십 수년 만에 처음 겪은 황당한 사례였고요. ㅎ

고맙습니다.
적석  02.27 13:18  
웃음이 절로 나오는 화장실 사건(?)
저라면 어떻게 하였을지 생각해보니 별다른 답이 없어요
62라 저는 62년생입니다.
나이 50이 되었을때
같이 다니는 산꾼들이 5자 달고나니 저런 행동을 한다고 많이 놀리더니
어느덧 환갑도 지나고 세월이 참 빨리도 지나갑니다.
형님의 지리산산행 100세까지 쭉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강호원  02.27 15:17  
저는 적석님이 59년생쯤 되는가 했더니
산거북이보다 바로 한 살 위 범띠군요. ㅎ

저랑 띠동갑입니다.
해영님도.

화장실 사건 저도 처음이라 무척
황당하고 당황했지요.

고맙습니다.
山용호  02.27 17:53  
여러해전 간만에 각시랑 공개바위 구경시켜주러 갓다가
취나물을 겁나게 뜯어서 법전암 그 아래 계곡서 삼겹살 구워 싸먹고 오던 때가 생각납니다..
ㅎㅎ 공개바위 금농샘 덕분에 구경잘하고 갑니다..건강하이소..
강호원  02.27 19:07  
아, 부인과. 함께 공개바위 귀경을 하셨네예.
바람직한 산행입니다.

한데 거룩한 법전암 부근에서 괴기 냄새를
풍기다니.
독실한 불자이신 산용호님께서 본의 아니게
스님 마음을 어지럽힌 죄 또한 가볍지 않아
보입니다. ㅋㅋㅋ

준수한 용모의 용호 아자씨 본 지가 까마득하외다.
그보다 더 준수 저거 할배의 아름다운 사진과
산행기는 한 30 년 되얏지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객꾼  3시간전  
화장실에 휴지 안가지고 간 사람들이 제법 고생을 하던데 저는 이해가 좀~
혹자는 팬티에 닦고 뒤집어 입고 나온다 삿코 그라던데~
요즘 다 수세식 아입니까
물 내려 버리고 새물받아 자기똥 자기가 씻으면 되지 그걸 가지고~^^
맞네, 물 내리고 난 뒤 손으로 뒤 씻고,
또 물 내리고 손 씻으면 되것네

객교수님은 천재여!
지방에서 썩기 아까버,
중앙으로 보냅시다. 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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