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석대산
2, 언제: 2,023. 4. 1. (토, 맑음)
3, 누구와: 혼자서
4,, 코스: 진자마을- 석대산- 사거리- 청계- 운리- 진자마을(약 8km)
5, 소요시간: 4시간 11분
6, 시간대 별 구간
07: 47.- 진자마을
08: 15.- 능선사거리(~ 08: 20.)
09: 08.- 강씨 묘
09: 38.- 석대산
09: 48.- 원 석대산(지도상)
10: 36.- 사거리 2
11: 02.- 독가
11: 58.- 진자마을
7, 산행소묘
해가 갈수록 지리산행이 뜸해집니다.
올해 들어 한 달에 두어 번이 고작입니다.
전에는 매 주 지리 입산이 기본이었는데.......
칠순 기념여행 때 가보고 지난 주 4년 만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전에는 한라산 등산으로 자주 갔었는데......
07: 47. 진자마을에서 출발합니다.
멀리 오른쪽으로 웅석봉에서 내려오는 석대산능선이 보입니다.
好事多魔라고 사흘 여행 마치고 귀가 때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었습니다.
비행기 바로 옆 좌석에 앉았던 일행이 확진되었다는 전언에 검사해보니 어이쿠!
양성이라네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죄입니다.
그동안 전 국민의 70~80%가 감염되었는데 안 걸린 사람은 인간성이 나빠 그렇다는 얘기까지 있었지요.
해서 이번 기회에 늘그막에 인간성 회복이 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ㅎㅎㅎ
일주일 자가 격리가 끝나자마자 두 주 빠진 지리산에 듭니다.
보옥사아꼬옻~~~~
붉게 핀 복사꽃이 아침 싱그런 공기와 함께 세파에 찌든 심신을 편하게 합니다.
강씨 묘지가 있는 봉우리입니다.
그 중간의 암릉길이 재미있습니다.
얼레지가 철이 지난 것인지 이른 것인지 몇 개체가 안 보이는군요.
두릅인지 엄나무인지 올라온 새순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딱 좋은 때입니다.
능선 바로 아래 안동 권씨, 창녕 조씨 부부묘인데 멧돼지가 건드리는가 봉분 위에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덮었습니다.
08: 15. 석대산능선 사거리에 올랐습니다.
바로 넘어가면 중촌마을이고, 우회전하면면 입석리, 좌회전하면 석대산으로 갑니다.
숨 좀 고르고 본격적인 능선길 걷기입니다.
석대산은 소월의 영변 약산 진달래 만큼이나 진달래산천입니다.
각시붓꽃인데 초점이 흐려 죄송합니다.
바로 위 진달래는 거미줄도 잡았는데......
올해는 날이 따뜻해 모든 봄꽃이 동시 다발적으로 핍니다.
진달래도 벌써 많이 떨어졌습니다.
새순이 올라온 것을 보면 벌써 피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능선 강씨 묘지까지는 소나무와 암릉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습니다.
왼쪽으로 석대산능선이 내려가 입석리에서 그 꼬리를 내립니다.
때이른 철쭉이 딱 하나 보이네요.
암릉구간은 밧줄이 설치되어 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연분홍에서 진분홍까지......
바위틈에도.....
벼랑에도.....
석대산은 지금 진달래천지입니다.
09: 08. 강씨 묘에 닿았습니다.
문외한이 봐도 좋은 자리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제 증조부 항렬이시고 부인은 엉겅퀴 이재구 선생와 같은 함안 이씨이네요.
진산, 진양에서 이제는 진주 강씨로 부릅니다.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는데 이 소나무는 아주 늠름하게 잘 자라 산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산소 관리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무상 / 남상규
인생은 구름이냐 흘러가는 조각배냐
세상을 여관삼아 백년을 쉬어가는 나그네냐
봄이오면 꽃은 다시피고 꽃이피면 새가울어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지향 없이 흐르는
인생길은 허무하구나
인생은 세월이냐 흘러가는 강물이냐
어데서 흘러왔다 어데로 흘러가는 부평초냐
천년만년 변치말자던 굳은맹서 고운사랑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빈손으로 떠나는
인생길은 멀기만 하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도 죽으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가
너나 없이 이렇게 한 평 땅 차지하고 누웠습니다.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입니다.
가수 남상규는 1,938년 청주출생으로 60년대 추풍령, 산포도 처녀, 고향의 강, 동백꽃 피는 고향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한 시대를 풍미한 매혹의 저음 가수입니다.
남상규와 동갑이지만 조금 더 일찍 가수 생활을 한 대구 출신의 남일해가 남인수등 미성의 남자 가수가 주류를 이루는 가요계에
혜성 같이 등장한 저음가수의 원조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남상규의 노래를 더 좋아했습니다.
가수는 아쉽게도 작년에 폐암으로 세상을 떴습니다.
저보다 열 두살 위 띠동갑이셨으니 저의 인생도 황혼에 다다랐습니다.
그야말로 花無 十日紅이요, 權不 十年, 인생무상입니다.
제 지리산 산행 초창기에 골골 능선에 안 붙은 데가 없던 마산의 천봉산악회 표지기가 반깁니다.
아직 후배들이 명맥을 잇고 있어 반갑습니다,.
마산이 진해와 함께 창원으로 통합되었으니.....
흐르는 남상규의 [인생무상] 노래는 [추풍령] 다음해인 1,966년도에 발표한 곡입니다.
제 고딩 때 처음 듣고 전율한 곡입니다.
20대 후반의 남상규 가수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좋지만 막 인생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갈등할 때 들은 철학적인 노랫말에 더 끌렸습니다.
되돌아보면 칠십 여 지나온 인생이 다 거기서 거기이지만.
노랑제비꽃
09: 39. 석대산입니다.
지금은 폐교된 입석초등학교 20회 동기생들이 상석을 놓았습니다.
지도상의 정상은 조금 더 가야 있습니다.
이 삼각점이 있는 밋밋한 곳이 지도상 석대산입니다.
산아일여라....
산과 같은 사람이라면 최상의 경지이겠지요.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
석대산능선이 내려옵니다.
가운데 잘록한 한재.
그 아래 나뭇가지 사이로 청계저수지가 보이네요.
위 천봉산악회와 함께 마산의 대표적인 산악회인 장수산악회도 아직 건재합니다.
10: 36.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내립니다.
초반 길은 흐릿한데 금방 길이 나타납니다.
능선 바로 아래까지 물길이 있어 전에 경작한 흔적입니다.
청명한 봄 하늘을 배경으로...
습지 부근에 염소막이 있고 임도가 닦여있습니다.
중간에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이 청계마을까지 임도로 주욱 이어지는데
조금 길을 줄이려고 왼쪽으로 틀어 내립니다.
물론 전에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송전탑 옆으로 내려가면,
독가가 나옵니다.
농장 안에 있는 산소 관리를 잘 해놓았습니다.
편안한 임도를 더 내려가,
동네로 들어섭니다.
민들레
정원을 잘 가꾼 멋진 집
명자나무
벚꽃
만첩홍도
한재
다시 복사꽃을 만나고.....
흰민들레 옆에 보초를 선 쇠뜨기
호제비꽃
큰개불알풀
때는 바야흐로 춘삼월 봄, 봄, 봄입니다.
단속사지 옆을 지나며 바라본 석대산 자락은 연둣빛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사월 첫 날인데 오월의 기운이 물씬 납니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미당은 때를 못 맞춰 선운사 동백을 못 봤지만 올 봄 석대산은 운 좋게 진달래꽃을 실컷 본 산행이었습니다. 앞으로 제 평생에 다 볼 봄꽃을 오늘 반나절에 다 봤습니다. 11: 58. 진자마을 도착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만 아니면 참 좋은 계절인데.....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 달 산정무한 행사 때 즐겁고 반가운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벌써부터 셀렙니다.
琴 農 姜 鎬 元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