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여름도 시간 앞에는 버티지 못했다.에어컨 달궈 주었던 뜨거웠던 전선줄도 정리해 패킹해 버리고 새벽 차가운 공기에 이불을 꼭 싸맨다.더위가 심상치 않게 다가올 때 누나는 하늘나라로 떠나셨다.삼 년을 난리 치던 코로나도 사라졌는데 정작 누나의 부재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백여 일을 살고 있다.49제를 치르며 작은 나무 밑에 배 곪지 말라고 누나의 유품인 숫갈과 시에라 컵을 달아 드렸다. 누나가 눕고 싶은 곳은 지리산 일 텐데~~ 하는 아쉬움이 우울한 마음이 내내 짓누른다.가객님이나 꼭대형님도 지리 99 모임에서 산유화 추모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이청준 작가는 축제라는 소설에서 장례식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만나 한스런 세월의 응어리를 씻어낼 뿐 아니라 남은 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해..